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724 : -의 집필로 들어가기 전


《파도》의 집필로 들어가기 전에

→ 《파도》를 쓰기 앞서

→ 《파도》를 쓸 즈음에

《나는 세계와 맞지 않지만》(진은영, 마음산책, 2024) 28쪽


“글쓰기로 들어간다”처럼 말하지 않습니다. “글을 쓴다”고 말합니다. “-의 집필로 들어가기 전에”는 통째로 일본스런 옮김말씨입니다. “-를 쓰기 앞서”나 “-를 쓸 즈음에”나 “-를 쓰는 무렵에”로 고쳐씁니다. ㅍㄹㄴ


집필(執筆) : 1. 붓을 잡는다는 뜻으로, 직접 글을 쓰는 것을 이르는 말 2. 땅문서나 집문서 따위를 쓴 사람

전(前) : 1. 막연한 과거의 어느 때를 가리키는 말 2. ‘이전’의 뜻을 나타내는 말 3. ‘앞’의 높임말 4. 이전의 경력을 나타내는 말 5. ‘이전’ 또는 ‘앞’, ‘전반기’ 따위의 뜻을 나타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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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725 : -ㄴ -들 친구 적 계속 필요


훌륭한 책들은 새로운 친구와 좋은 적이 계속해서 필요하다

→ 책이 훌륭하려면 새동무와 착한놈이 내내 있어야 한다

→ 책이 훌륭하자면 동무하거나 나무라는 이가 늘 있어야 한다

《나는 세계와 맞지 않지만》(진은영, 마음산책, 2024) 231쪽


“훌륭한 책”이나 “안 훌륭한 책”은 따로 없습니다. 훌륭하다고 여기는 책이 있고, 훌륭하지 않다고 여기는 책은 있을 수 있어요. 이때에는 “훌륭한 책이다”라 하지 않고 “책이 훌륭하다”라 합니다. 옮김말씨인 이 보기글은 임자말이 “훌륭한 책들은”이고, 풀이말이 “계속해서 필요하다”인 얼개입니다. 그래서 임자말을 “책이 훌륭하려면”으로 다듬고서 풀이말을 “늘 있어야 한다”로 가다듬습니다. 동무할 사람과 따갑게 나무랄 사람을 살피는 사잇말로 추스르고요. ㅍㄹㄴ


친구(親舊) : 1. 가깝게 오래 사귄 사람 ≒ 친고(親故)·동무·벗·친우(親友) 2. 나이가 비슷하거나 아래인 사람을 낮추거나 친근하게 이르는 말

적(敵) : 1. 서로 싸우거나 해치고자 하는 상대 2. 어떤 것에 해를 끼치는 요소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3. 경기나 시합 따위에서 서로 승부를 겨루는 상대편

계속(繼續) : 1. 끊이지 않고 이어 나감 2. 끊어졌던 행위나 상태를 다시 이어 나감 3. 끊이지 않고 잇따라

필요(必要) : 반드시 요구되는 바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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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의 라이온 17
우미노 치카 지음, 서현아 옮김 / 시리얼(학산문화사)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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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5.3.11.

책으로 삶읽기 1008


《3월의 라이온 17》

 우미노 치카

 서현아 옮김

 시리얼

 2024.3.25.



《3월의 라이온 17》(우미노 치카/서현아 옮김, 시리얼, 2024)을 읽다가 한숨을 푹 쉰다. 이미 맺었어야 하는 줄거리를 또 질질 끈다. 일고여덟걸음 즈음에서 맺었다면 가장 나았을 테고, 길어도 열걸음을 안 넘길 줄거리라고 느낀다. 그렇지만 이 그림 저 줄거리 그 일을 자꾸자꾸 덕지덕지 붙이며 열일곱걸음까지 이른다. 그림님이 몸이 아프고 집안일이 한가득이라서 제대로 마음을 못 기울이는 탓일 수 있고, 여러모로 짐을 등에 얹는 나날인 터라, 붓끝에서는 홀가분하게 뭇사람하고 어울리면서 웃고 놀고 밥잔치를 누리는 길을 펴고 싶었구나 싶기도 하다. 그런데 그럴수록 더 힘을 빼면서 차분히 쉴 노릇이지 싶다. 등짐으로 무거운 나날이기에 붓결을 차분히 다독이면서 ‘서울(도시)을 내려놓고’서 들숲바다한테 폭 안기는 길을 그릴 만하다. 스스로 푸른바람을 마시면서 파란하늘을 품을 수 있다면, 구태여 서울 한복판에서 맞서거나 싸워야 하는 줄거리가 아닌, 느긋하면서 느슨하게 스스로 살리고 살림하는 빛을 담을 만할 텐데 싶기에 매우 안타깝다.


ㅍㄹㄴ


‘어쩌면 이렇게 눈부시고, 어쩌면 이렇게 얄미울까?’ (67쪽)


“맛보여 주거라. 저기 손님이 있고, 여기 먹음직한 음식이 있는데, 팔지 않을 이유가 어디 있니?” (115쪽)


“주변사람까지 웃으면 만점이지. 웬만하면 망하지 않을 거다.” (119쪽)


#3月のライオン #羽海野チカ


+


주변사람까지 웃으면 만점이지. 웬만하면 망하지 않을 거다

→ 이웃까지 웃으면 훌륭하지. 웬만하면 무너지지 않는다

→ 다들 웃으면 넉넉하지. 웬만하면 넘어지지 않는다

119쪽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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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 나라의 소녀 11 - 완결
나가베 지음 / 시리얼(학산문화사)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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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5.3.11.

책으로 삶읽기 1007


《바깥 나라의 소녀 11》

 나가베

 서현아 옮김

 시리얼

 2020.10.25.



《바깥 나라의 소녀 11》(나가베/서현아 옮김, 시리얼, 2020)를 읽었다. 길게 잇던 줄거리는 이쯤에서 맺는다. 열한걸음을 더듬으면, 그림님은 어쩐지 ‘얼굴짓’을 일부러 안 그리는 듯싶다. 우리 삶자리가 “얼굴빛 없이 차가운 나날”이라고 비추는 듯하다. 오늘날 온나라를 보면 사람들은 얼굴을 가장 꾸미고, 몸매를 버금으로 꾸민다. 얼굴을 잘 보이려고 그토록 용을 쓰고 돈을 쓰고 힘을 쓰고 마음을 쓴다. 정작 마음을 사랑으로 가꾸는 길에는 “이미 힘이 다 빠져서” 아예 손을 놓기 일쑤이다. 마음은 잊은 채 겉모습과 겉몸만 꾸미려 하기에 시커멓게 타들어가고 잡아먹히고 죽어간다. 마음을 사랑으로 밝히려는 길을 등돌리기만 하면서, 나이값까지 잊으면, 그야말로 늙다가 죽는다. 나무는 나이테가 굵으면서 듬직하고 아름답다. 사람은 나이를 먹으며 어질거나 슬기로운 빛이 어디 있는가? 오늘날에는 서른이라는 나이값과 쉰이라는 나이값을 누가 얼마나 하는가? 예순이나 일흔이라는 나이값을 누가 보여주는가? 여든이나 아흔이라는 나이값을 사랑으로 베풀거나 펴는 어른은 얼마나 남았을까?


ㅍㄹㄴ


“그 아이는 우리와 같은 아이야.” “뭐라고? 말도 안 돼. 허튼소리 마.” “너는 뭘 알고 있지?” “믿지 않아도 돼. 네가 믿든 안 믿든 언젠가는 네 스스로.” (31쪽)


“어쩌면 그 이방인이 찾아올지도 몰라. 혼을 빼앗을 마지막 기회야.” “정말 괜찮아? 다신 만날 수 없는데.” (68쪽)


“너를 만나서 다행이야. 나는 그 숲속에서 언젠가 찾아올 죽음만 기다리고 있었지. 그래서 좋았냐고 물으면 또 얘기가 다르지만.” (162쪽)


+


그걸 굳이 지금 알려줄 필요가 어디 있지?

→ 굳이 오늘 알려줘야 해?

→ 그 얘길 굳이 여기서 해야 해?

39쪽


선생님한테로

→ 샘님한테

109쪽


서로가 결여되고

→ 서로 빈틈이고

→ 서로 비고

→ 서로 빠졌고

168쪽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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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초콜릿
미야니시 타츠야 지음, 고향옥 옮김 / 달리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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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5.3.10.

그림책시렁 1536


《전설의 초콜릿》

 미야니시 타츠야

 고향옥 옮김

 달리

 2024.1.26.



  오늘날 우리나라를 보면 ‘쇠몰기(자동차 운전)’는 “멍하니 그대로 따라하기(명령복종)”에 물드는 길 같구나 싶습니다. 시골에서든 서울에서든 길거리를 사람 아닌 쇳덩이가 이쪽저쪽에서 끝없이 물결칩니다. 길거리를 함께 걷는 아이들하고 느긋이 말을 나눌 틈이 없다시피 합니다. 어느 쪽에서 쇳덩이가 갑자기 밀어닥치지 않는가 하고 살펴야 하고, 그나마 거님길조차 ‘자리차지(무단주정차)’를 하면서 막기 일쑤입니다. ‘쇠몰기(자동차 운전)’는 ‘현대문화·문명’으로 대수롭잖게 지나치기 쉽지만, 여러모로 보면 ‘국가 명령 복종’으로 나아가는 숨은돌이라고 느낍니다. 걸어다녀야 겨울빛과 봄빛을 느끼고 새소리와 개구리소리를 듣습니다. 지난 1월부터 띄엄띄엄 멧개구리가 깨어나는데, 이를 알아챈 분은 몇이나 될까요. 《전설의 초콜릿》을 즐겁게 읽었습니다. “でんせつのチョコレト”를 그냥 “전설의 초콜릿”으로 옮겼는데 “옛날 옛적 초콜릿”이나 “숨은 초콜릿”쯤으로 슬쩍 말을 돌릴 만하다고 봅니다. 두 고양이가 ‘꿈씨’가 무엇일까 하고 설레면서 새길을 찾아나서면서 모든 일은 바탕이 ‘사랑’인 줄 알아보는 줄거리이거든요. 달콤이 한 조각이든 밥 한 그릇이든, 옛날 옛적부터 사랑을 담아서 나누기에 넉넉합니다.


#みやにしたつや #でんせつのチョコレト


ㅍㄹㄴ


《전설의 초콜릿》(미야니시 타츠야/고향옥 옮김, 달리, 2024)


싸우다가 상처를 입고 말았군

→ 싸우다가 다치고 말았군

1쪽


배가 고파진 나는 쓰린 상처를 살짝 핥고는

→ 배가 고픈 나는 쓰린 곳을 살짝 핥고는

1쪽


너무나도 반가운 나머지

→ 몹시 반가운 나머지

5쪽


멋진 것이 들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사랑

→ 빛 한 줄기가 들었습니다. 바로 사랑

26쪽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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