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2.6.


《열두 살의 전설》

 고토 류지 글/박종진 옮김, 우리교육, 2003.11.30.



여러 날째 여우눈이 날리다가 눈보라가 몰아치는 날씨이다. 다른 고장에도 여우눈이 흔할까? 여우눈 사이로 햇볕이 가득 내리쬐기에 이동안 빨래도 널고 해바라기도 한다. 늦겨울에는 늦추위가 오면서 잎눈과 꽃눈을 북돋운다. 그저 얼른 돋으려 하지 말고, 속으로 한결 야물게 추스르고서 잎이며 꽃을 틔우라는 잎샘추위에 꽃샘바람이라고 느낀다. 낮에 가볍게 저잣마실을 다녀온다. 시골버스에서 끝없도록 시끄럽게 수다를 떠는 할머니가 두 분 있다. “안 시끄러운 마실길”을 바란 탓에 ‘시끌할매’를 새삼스레 만났다고 느낀다. 《열두 살의 전설》을 뒤늦지만 반갑게 읽었다. 2003년 가을은 충주와 서울을 오가면서 ‘한길사 막짓(무단출간)’ 탓에 싸우느라 그즈음에 나온 책을 제대로 못 살폈다. 그때 읽었으면 얼마나 기뻤을까 하고도 곱씹지만, 스무 해가 지난 이제 와서 읽으며 새삼스레 마음을 달랜다. 열두 살도 마흔두 살도 여든두 살도 저마다 멍들 수 있고, 이 멍울을 서로 이야기로 풀면서 다독일 수 있다. 겉으로 다가서는 매무새로는 하나도 못 바꿀 뿐 아니라 외려 덧난다. 차분히 그윽히 나즈막이 두고두고 마주하면서 손잡고 어깨동무하는 마음씨이기에 모두 녹이면서 푼다. 풋풋한 아이들 곁에는 푸른 어른이 있게 마련이다.


#後藤?二 #鈴木びんこ 

#後藤龍二 #12歲たちの傳說


ㅍㄹㄴ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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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무늬 고양이 코우메 24
호시노 나츠미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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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5.3.4.

책으로 삶읽기 1003


《줄무늬 고양이 코우메 24》

 호시노 나츠미

 김진수 옮김

 대원씨아이

 2024.9.15.



《줄무늬 고양이 코우메 24》(호시노 나츠미/김진수 옮김, 대원씨아이, 2024)을 느긋이 읽었다. 어느새 스물넉걸음이네. 아니, 2025년 2월에 한글판 스물다섯걸음이 나왔네. 일본에서는 벌써 스물일곱걸음까지 나왔다. 고양이도 곁사람도 ‘도무지 나이가 들 낌새’가 없이 오래오래 잇는 얼거리이다. 《백귀야행》도 나이는 아예 안 들려고 하듯 줄거리를 잇는데, 이렇게 그려도 즐겁다. 굳이 한 살 두 살 열 살 스무 살 머금는 이야기를 그릴 까닭이 없다. 사람으로서 여러 숨결하고 어떻게 이웃하는 마음으로 이 삶을 상냥하며 알뜰살뜰 가꾸느냐 하는 하루를 담으면 넉넉하다. 여러 고양이하고 사람 사이에서 징검다리 노릇을 톡톡히 하는 코우메라지. 우리는 오늘 어떤 자리에서 어떤 눈망울로 어떤 살림살이를 짓는 길일까. 새봄으로 접어드는 길목에 이 아름다운 그림꽃을 곁에 놓을 수 있기를 빈다.


ㅍㄹㄴ


“난 알지롱∼. 그치, 코유키. 코우메가 아기 고양이일 때도 비슷한 일이 있었잖니.” (35쪽)


‘걱정해 주는 건 고맙지만, 조금 귀찮았던 코우메였습니다.’ (60쪽)


“내 힘으로 마법을 풀 방법이 적혀 있나? ‘제일 간단한 해결 방법은 당신 자신이 마법사가 되는 것입니다’” (88쪽)


“아무리 코우메라도 세 마리의 폭주는 막을 수 없구나.” “괜찮아∼. 코우메 때문이 아니야. 고양이한테는 할 수 없는 일도 있으니까∼.” (182쪽)



#キジトラ猫の小梅さん #ほしのなつみ #ねこぱんちコミックス


+


이족보행하는 동물이 아니라서

→ 두다리걷기가 아니라서

→ 서서걷기를 하지 않아서

→ 두발걷기를 하지 않아서

25쪽


질투가 나서 물어뜯을 걸 거야

→ 샘이 나서 물어뜯었지 싶어

→ 시샘으로 물어뜯은 듯해

39쪽


우리는 두 분의 하인이에요

→ 우리는 두 분 몸종이에요

→ 우리는 두 분 밑이에요

62쪽


언제든지 전직을 할 수 있도록 수련을 쌓는 곳

→ 언제든지 바꿀 수 있도록 갈고닦는 곳

→ 언제든지 떠날 수 있도록 배우는 곳

69쪽


제일 간단한 해결 방법은 당신 자신이

→ 가장 쉬운 풀잇길은 스스로

→ 가장 손쉬운 길은 스스로

88쪽


어릴 적에 개성적인 버릇 없었나

→ 어릴적에 다른 버릇 없었나

→ 어릴적에 튀는 버릇 없었나

→ 어릴적에 유난한 버릇 없었나

145쪽


아로마오일(정유)은 고양이에게 무척 위험한 것 중 하나입니다

→ 풀꽃물은 고양이한테 무척 나쁠 수 있습니다

→ 꽃물은 고양이한테 무척 힘겨울 수 있습니다

159쪽


세 마리의 폭주는 막을 수 없구나

→ 세 마리가 날뛰면 막을 수 없구나

→ 막나가는 세 마리는 못 막는구나

182쪽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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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대마경 2 - S코믹스 S코믹스
이시구로 마사카즈 지음, 천선필 옮김 / ㈜소미미디어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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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5.3.4.

책으로 삶읽기 1002


《천국대마경 2》

 이시구로 마사카즈

 천선필 옮김

 소미미디어

 2019.6.19.



《천국대마경 2》(이시구로 마사카즈/천선필 옮김, 소미미디어, 2019)을 곱씹는다. 어지럽고 또 어지럽고 다시 어지러운 나라는 어떠한지 보여주려는구나 하고 느낀다. 오늘 우리가 선 이곳이 어지럽기에 어제도 모레도 나란히 어지럽지 않겠냐고 묻는 듯하다. 이 어지러운 수렁을 어쩌겠느냐고, 네가 네 작은손으로 뭘 바로잡거나 고칠 수 있느냐고 슬며시 웃으며 묻는구나 싶다. 그런데 나는 어지러운 나라를 고칠 마음이 터럭만큼도 없다. 언제나 오늘 새벽에 눈뜬 이 하루를 노래하려는 마음이다. 밤에 고요히 잠들어 꿈길을 거닐면서 새그림을 품고, 새삼스레 새벽을 맞이하면서 반갑게 몸을 일으키려는 마음이다. 거룩하거나 대단하다는 뜻을 내세울수록 더 어지럽히더라. 보금자리를 사랑으로 일구는 사람은 예나 이제나 한결같이 사랑이더라. 목소리만 높이는 무리는 예나 이제나 그들 밥그룻을 거머쥐면서 힘으로 사람들을 억누르려고 하더라.


ㅍㄹㄴ


“꼬맹이 한 놈만 쫓아왔어! 해치워버리는 게 더 빠르겠는데!” (11쪽)


‘가끔씩 느껴지는, 좋아하는 여자의 몸을 손에 넣었다는 음침한 기쁨.’ (58쪽)


“잠깐 잠깐! 사정도 모르면서 폭력을 휘둘러도 되는 거야? 내가 잘못한 거면 어쩌려고.” (173쪽)


#天国大魔境 #石黒正数 


+


가끔씩 느껴지는, 좋아하는 여자의 몸을 손에 넣었다는 음침한 기쁨

→ 가끔 느끼는, 좋아하는 가시내 몸을 손에 넣었다는 구린 기쁨

→ 가끔 느끼는, 좋아하는 순이 몸을 손에 넣었다는 고약한 기쁨

58쪽


불운이 겹쳐서 이 마을에 있을 수 없게 되었지

→ 구렁이 겹쳐서 이 마을에 있지 못했지

→ 바닥이 겹쳐서 이 마을에 있을 수 없었지

66쪽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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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영어] 헤드폰headphone



헤드폰(headphone) : 1. 밴드로 머리에 걸고 귀에 고정하는 전화 수신기 2. 라디오 따위를 듣거나 방송·녹음할 때 쓰는 소형 스피커. 밴드로 머리에 걸 수 있으며, 스피커 부분은 두 귀를 덮게 되어 있다

headphone : 헤드폰, 머리에 쓰는 수화기[수신기]

ヘッドホ-ン(headphone) : 헤드폰



머리에 쓰고서 소리를 듣는 살림은 어떻게 나타내면 어울릴까요? 영어로는 ‘헤드 + 폰’이라 하는데, 우리는 수수하게 ‘귀듣기’나 ‘소리듣기’로 나타낼 수 있을까요. 소리를 막으면 ‘귀마개·소리마개’이거든요. ㅍㄹㄴ



그건 헤드폰이 아니야. 이어머프. 방음용이지

→ 귀듣기가 아니야. 귀마개, 소리막기이지

《마법사의 신부 11》(야마자키 코레/이슬 옮김, 학산문화사, 2020) 14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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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영어] 헤드기어headgear



헤드기어(headgear) : [체육] 권투·레슬링·아이스하키·미식축구 따위에서, 연습이나 시합 때 머리를 보호하기 위하여 쓰는 보호대나 헬멧

headgear : (머리에 쓰는 모자 등의) 쓸 것

ヘッドギア(headgear) : 1. 헤드기어 2. (권투 선수 등이 쓰는) 두부(頭部) 보호구 3. 머리에 착용하는 세트로 된 송수화기



머리에 쓰는 살림이 있습니다. ‘머리싸개·머리쓰개’라 할 만합니다. 수수하게 ‘싸개·쓰개’라 해도 어울립니다. ㅍㄹㄴ



나도 지금은 이 헤드기어를 안 벗을 거니까

→ 나도 오늘은 이 싸개를 안 벗을 테니까

→ 나도 아직은 이 머리쓰개를 안 벗을래

《울어라 펜 3》(시마모토 카즈히코/이정운 옮김, 미우, 2024) 13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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