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704 : 외 다채 이상 -들 작가로서의 내 -졌


그 외에도 다채로운 이상한 일들이 작가로서의 내 삶에 벌어졌고

→ 이밖에 글을 쓰는 동안 온갖 재미난 일이 있었다

→ 이밖에 글을 써 오며 갖가지 놀라운 일을 겪었다

《남겨둘 시간이 없답니다》(어슐러 K.르 귄/진서희 옮김, 황금가지, 2019) 35쪽


이 보기글에서 임자말은 ‘나’여야 할 텐데 “다채로운 이상한 일들”을 임자말로 삼았군요. 임자말을 잘못 붙이면 글이 뒤틀립니다. 이 글월이라면 임자말 ‘나’를 굳이 안 쓰면서 “(나는) 글을 쓰는 동안”이나 “(나는) 글을 써 오며”로 첫머리를 열 만합니다. 이렇게 앞자락을 손보면 “재미난 일이 있었다”나 “놀라운 일을 겪었다”쯤으로 뒷자락을 추스를 수 있어요. ㅍㄹㄴ


외(外) : 1. 시문(詩文)을 평가하는 등급의 맨 꼴찌 2. 일정한 범위나 한계를 벗어남을 나타내는 말

다채(多彩) : 여러 가지 색채나 형태, 종류 따위가 어울리어 호화스러움 ≒ 컬러풀

이상(異常) : 1. 정상적인 상태와 다름 2. 지금까지의 경험이나 지식과는 달리 별나거나 색다름 3. 의심스럽거나 알 수 없는 데가 있음

작가(作家) : 문학 작품, 사진, 그림, 조각 따위의 예술품을 창작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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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391 : 뭔가가 시작됐


뭔가가 시작됐네

→ 뭐를 하네

→ 뭐를 벌이네

《댐피어의 맛있는 모험 5》(토마토수프/문기업 옮김, AK커뮤니케이션즈, 2024) 24쪽


‘-가’는 겹쳐서 쓰지 않습니다. ‘뭔가가’는 틀린말씨입니다. 어떤 일을 할 적에 “시작됐네”처럼 쓰는 분이 꽤 있으나, 할 적에는 “하네”라 하면 됩니다. “벌이네”나 “펴네”라 해도 어울립니다. ㅍㄹㄴ


시작(始作) : 어떤 일이나 행동의 처음 단계를 이루거나 그렇게 하게 함. 또는 그 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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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384 : 자신 단어 표현 탈라소필thalassophile 단어 적합 것


나 자신을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아마도 ‘탈라소필thalassophile(바다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단어가 가장 적합할 것이다

→ 나를 한 낱말로 그리자면 아마도 ‘바다사랑’이 가장 어울린다

→ 나는 ‘바다사랑이’라고 할 수 있다

→ 나를 ‘바다사랑꾼’으로 볼 수 있다

《바다 생물 콘서트》(프라우케 바구쉐/배진아 옮김, 흐름출판, 2021) 11쪽


‘탈라소필’이라고만 적으면 못 알아들으리라 여겨서 ‘thalassophile’이라 붙여도 못 알아듣기는 매한가지입니다. 그저 ‘바다사랑’이나 ‘바다사랑이’라 적으면 넉넉합니다. 누구나 스스로 나를 말합니다. 나를 가리키는 낱말은 바로 사랑으로 그릴 적에 빛납니다. 사랑이 없는 채 치레하거나 꾸밀 적에는 안 어울려요. 사랑말이란 수수하면서 숲을 담습니다. 살림말이란 사랑으로 하루를 짓는 마음이 흐르는 빛씨앗과 같습니다. ㅍㄹㄴ


자신(自身) : 1. 그 사람의 몸 또는 바로 그 사람을 이르는 말 ≒ 기신(己身) 2. 다름이 아니고 앞에서 가리킨 바로 그 사람임을 강조하여 이르는 말

단어(單語) : [언어] 분리하여 자립적으로 쓸 수 있는 말이나 이에 준하는 말. 또는 그 말의 뒤에 붙어서 문법적 기능을 나타내는 말

표현(表現) : 1. 생각이나 느낌 따위를 언어나 몸짓 따위의 형상으로 드러내어 나타냄 2. 눈앞에 나타나 보이는 사물의 이러저러한 모양과 상태

적합(適合) : 일이나 조건 따위에 꼭 알맞음 ≒ 의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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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369 : 의롭게 -들의 인생 흠모하게 된 것


의롭게 살다 간 사람들의 인생을 흠모하게 된 것

→ 곧게 살다 간 사람을 우러르고

→ 반듯하게 살다 간 사람을 섬기고

《정오에서 가장 먼 시간》(도종환, 창비, 2024) 11쪽


곧게 살다가 간 사람이 있어요. 반듯하면서 바르게 살아간 사람이 있습니다. 아름답게 아로새긴 삶을 우러릅니다. 빛나는 삶길을 섬깁니다. 눈부신 발걸음을 드높입니다. 마음으로 담고서 깊이 헤아립니다. ㅍㄹㄴ


의롭다(義-) : 정의를 위한 의기가 있다

인생(人生) : 1.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는 일 2. 어떤 사람과 그의 삶 모두를 낮잡아 이르는 말 3. 사람이 살아 있는 기간

흠모(欽慕) : 기쁜 마음으로 공경하며 사모함 ≒ 염모(艶慕)·흔모(欣慕)·흠애(欽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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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꾸러미
정의행 지음 / 일과놀이 / 1996년 12월
평점 :
절판


숲노래 노래꽃 / 문학비평 . 시읽기 2025.3.6.

노래책시렁 412


《시 꾸러미》

 정의행 엮음

 일과놀이

 1992.10.20.



  “선생님이 권하는 민족시 감상”이라는 이름이 붙은 《시 꾸러미》입니다. 어린이하고 푸름이한테 “교과서에 실린 시”를 도무지 읽히기 어렵겠다고 여긴 마음으로 여민 꾸러미입니다. 지난 1992년을 돌아보면, 어린이나 푸름이한테 가르친다는 ‘시’는 하나같이 ‘노닥질’이었고, 우두머리한테 빌붙은 무리가 주워섬긴 글치레였습니다. 2025년은 어떨까요? 이제는 바뀌었을까요? 그런데 1992년이나 2025년이나 썩 안 다릅니다. 오히려 뒷걸음 같구나 싶습니다. 그나마 1992년이라든지 1972년 배움책(교과서)을 보면 글치레·입치레에 갇힌 따분한 노닥질이라면, 2025년 배움책에 담은 글은 꾸밈글·서울살이에 갇힌 끼리끼리 울타리라고 느껴요. 우리는 언제쯤 어린이와 푸름이한테 노래꾸러미를 베푸는 어진 어른으로 설 만할까요? 우리가 수수한 어버이와 어른으로 이 땅에 서서 스스로 노래를 지어서 들려주고 나눌 수 없는 노릇인가요? 노래(시)를 책으로 가르칠 수 없습니다. 노래란, 온몸으로 뛰어놀면서 온마음으로 저절로 샘솟는 사랑물결입니다. 노래란, 온사랑으로 살림을 짓는 너랑 내가 하늘빛으로 만나면서 바다처럼 넉넉히 일으키는 춤사위입니다. 노래가 없는 나라는 메마릅니다. 노래를 잊다가 잃는 나라는 앞길이 깜깜합니다.


ㅍㄹㄴ


우리 집에는 / 닭도 없단다. / 다만 / 애기가 젖 달라 울어서 / 새벽이 된다. // 우리 집에는 / 시계도 없단다. / 다만 / 애기가 젖 달라 보채어 / 새벽이 된다. (애기의 새벽/윤동주 49쪽)


나는 네 사랑 / 너는 내 사랑 / 두 사랑 사이 칼로써 베면 / 고우나 고운 핏덩이가 / 줄줄줄 흘러 내려오리니 / 한 주먹 덥석 그 피를 쥐어 / 한 나라 땅에 / 고루 뿌리리 / 떨어지는 곳마다 꽃이 피어서 / 봄맞이 하리 (한 나라 생각/신채호 121쪽)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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