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391 : 뭔가가 시작됐


뭔가가 시작됐네

→ 뭐를 하네

→ 뭐를 벌이네

《댐피어의 맛있는 모험 5》(토마토수프/문기업 옮김, AK커뮤니케이션즈, 2024) 24쪽


‘-가’는 겹쳐서 쓰지 않습니다. ‘뭔가가’는 틀린말씨입니다. 어떤 일을 할 적에 “시작됐네”처럼 쓰는 분이 꽤 있으나, 할 적에는 “하네”라 하면 됩니다. “벌이네”나 “펴네”라 해도 어울립니다. ㅍㄹㄴ


시작(始作) : 어떤 일이나 행동의 처음 단계를 이루거나 그렇게 하게 함. 또는 그 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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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384 : 자신 단어 표현 탈라소필thalassophile 단어 적합 것


나 자신을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아마도 ‘탈라소필thalassophile(바다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단어가 가장 적합할 것이다

→ 나를 한 낱말로 그리자면 아마도 ‘바다사랑’이 가장 어울린다

→ 나는 ‘바다사랑이’라고 할 수 있다

→ 나를 ‘바다사랑꾼’으로 볼 수 있다

《바다 생물 콘서트》(프라우케 바구쉐/배진아 옮김, 흐름출판, 2021) 11쪽


‘탈라소필’이라고만 적으면 못 알아들으리라 여겨서 ‘thalassophile’이라 붙여도 못 알아듣기는 매한가지입니다. 그저 ‘바다사랑’이나 ‘바다사랑이’라 적으면 넉넉합니다. 누구나 스스로 나를 말합니다. 나를 가리키는 낱말은 바로 사랑으로 그릴 적에 빛납니다. 사랑이 없는 채 치레하거나 꾸밀 적에는 안 어울려요. 사랑말이란 수수하면서 숲을 담습니다. 살림말이란 사랑으로 하루를 짓는 마음이 흐르는 빛씨앗과 같습니다. ㅍㄹㄴ


자신(自身) : 1. 그 사람의 몸 또는 바로 그 사람을 이르는 말 ≒ 기신(己身) 2. 다름이 아니고 앞에서 가리킨 바로 그 사람임을 강조하여 이르는 말

단어(單語) : [언어] 분리하여 자립적으로 쓸 수 있는 말이나 이에 준하는 말. 또는 그 말의 뒤에 붙어서 문법적 기능을 나타내는 말

표현(表現) : 1. 생각이나 느낌 따위를 언어나 몸짓 따위의 형상으로 드러내어 나타냄 2. 눈앞에 나타나 보이는 사물의 이러저러한 모양과 상태

적합(適合) : 일이나 조건 따위에 꼭 알맞음 ≒ 의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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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369 : 의롭게 -들의 인생 흠모하게 된 것


의롭게 살다 간 사람들의 인생을 흠모하게 된 것

→ 곧게 살다 간 사람을 우러르고

→ 반듯하게 살다 간 사람을 섬기고

《정오에서 가장 먼 시간》(도종환, 창비, 2024) 11쪽


곧게 살다가 간 사람이 있어요. 반듯하면서 바르게 살아간 사람이 있습니다. 아름답게 아로새긴 삶을 우러릅니다. 빛나는 삶길을 섬깁니다. 눈부신 발걸음을 드높입니다. 마음으로 담고서 깊이 헤아립니다. ㅍㄹㄴ


의롭다(義-) : 정의를 위한 의기가 있다

인생(人生) : 1.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는 일 2. 어떤 사람과 그의 삶 모두를 낮잡아 이르는 말 3. 사람이 살아 있는 기간

흠모(欽慕) : 기쁜 마음으로 공경하며 사모함 ≒ 염모(艶慕)·흔모(欣慕)·흠애(欽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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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꾸러미
정의행 지음 / 일과놀이 / 1996년 12월
평점 :
절판


숲노래 노래꽃 / 문학비평 . 시읽기 2025.3.6.

노래책시렁 412


《시 꾸러미》

 정의행 엮음

 일과놀이

 1992.10.20.



  “선생님이 권하는 민족시 감상”이라는 이름이 붙은 《시 꾸러미》입니다. 어린이하고 푸름이한테 “교과서에 실린 시”를 도무지 읽히기 어렵겠다고 여긴 마음으로 여민 꾸러미입니다. 지난 1992년을 돌아보면, 어린이나 푸름이한테 가르친다는 ‘시’는 하나같이 ‘노닥질’이었고, 우두머리한테 빌붙은 무리가 주워섬긴 글치레였습니다. 2025년은 어떨까요? 이제는 바뀌었을까요? 그런데 1992년이나 2025년이나 썩 안 다릅니다. 오히려 뒷걸음 같구나 싶습니다. 그나마 1992년이라든지 1972년 배움책(교과서)을 보면 글치레·입치레에 갇힌 따분한 노닥질이라면, 2025년 배움책에 담은 글은 꾸밈글·서울살이에 갇힌 끼리끼리 울타리라고 느껴요. 우리는 언제쯤 어린이와 푸름이한테 노래꾸러미를 베푸는 어진 어른으로 설 만할까요? 우리가 수수한 어버이와 어른으로 이 땅에 서서 스스로 노래를 지어서 들려주고 나눌 수 없는 노릇인가요? 노래(시)를 책으로 가르칠 수 없습니다. 노래란, 온몸으로 뛰어놀면서 온마음으로 저절로 샘솟는 사랑물결입니다. 노래란, 온사랑으로 살림을 짓는 너랑 내가 하늘빛으로 만나면서 바다처럼 넉넉히 일으키는 춤사위입니다. 노래가 없는 나라는 메마릅니다. 노래를 잊다가 잃는 나라는 앞길이 깜깜합니다.


ㅍㄹㄴ


우리 집에는 / 닭도 없단다. / 다만 / 애기가 젖 달라 울어서 / 새벽이 된다. // 우리 집에는 / 시계도 없단다. / 다만 / 애기가 젖 달라 보채어 / 새벽이 된다. (애기의 새벽/윤동주 49쪽)


나는 네 사랑 / 너는 내 사랑 / 두 사랑 사이 칼로써 베면 / 고우나 고운 핏덩이가 / 줄줄줄 흘러 내려오리니 / 한 주먹 덥석 그 피를 쥐어 / 한 나라 땅에 / 고루 뿌리리 / 떨어지는 곳마다 꽃이 피어서 / 봄맞이 하리 (한 나라 생각/신채호 121쪽)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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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까신 아기 시 그림책
최계락 지음, 조은화 그림 / 문학동네 / 2009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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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꽃 / 문학비평 . 시읽기 2025.3.6.

노래책시렁 408


《꼬까신》

 최계락

 문학수첩

 1988.10.20.



  익숙하다고 여기면 안 바꾸기 일쑤입니다. 그냥그냥 이대로 있고 싶은 마음이기에 처음에는 ‘익숙’인데, 어느새 ‘길든’ 버릇으로 굳으면서 ‘안 배우는’ 몸짓으로 뻗습니다. 눈에 익은 대로 바라보기에 막상 코앞에 있어도 못 알아봅니다. 눈에 익은 틀에서 벗어나야 코앞을 알아볼 뿐 아니라 둘레를 하나하나 짚습니다. 《꼬까신》은 지난날 어린배움터를 휘어잡은 몇몇 어린노래(동요)를 이룬 씁쓸한 바탕을 그러모았습니다. ‘아이 곁에’ 있는 어른이 아닌, ‘아이 구경’을 하는 어른이 어떤 눈짓인지 엿볼 만한 꾸러미입니다. ‘아이사랑’이 아닌 ‘귀염글(동심천사주의)’에 갇힌 속내를 들여다볼 만한 글자락이에요. 이제는 모두 걷어낼 창피한 글입니다. “하도 넓은 것이 외로워라”는 어린이 마음일까요, 어린이 흉내를 내는 귀염글이자 ‘어른 시문학 흉내’일까요? “산 넘어 남쪽으로 자꾸만 가면 그리운 내 고향도 있을 테지요”라든지 “바람의 등은 누가 밀까” 같은 말잔치는, 이곳에 아무런 삶이 없이, 이곳에서 어떤 살림도 짓지 않는 채, 그저 붓대만 쥔 ‘사내(남성 문인)’들이 ‘아이들봄(육아)·집안일(가사노동)’은 하지도 않으면서 노닥거린 안쓰러운 글치레라고도 여길 만합니다.


ㅍㄹㄴ


저 고개 넘어가면 어디일까요 / 푸른 하늘 고요한 산너머 마을 // 저 산 넘어 남쪽으로 자꾸만 가면 / 그리운 내 고향도 있을 테지요 (고갯길/15쪽)


하늘은 바다 / 끝없이 넓고 푸른 바다 // 구름은 조각배 // 바람이 사공되어 / 노를 젓는다 // 바람의 등은 누가 밀까? (하늘과 바람과 구름/21쪽)


애타게 / 애타게 / 기다리다가 // 사무치게 / 사무치게 / 불러 보다가 // 귀뚜리도 목이 메어 / 돌아선 / 이 밤 (가을 1/42쪽)


하도 넓은 것이 / 바다는 외로워라 (바다/50쪽)


+


《꼬까신》(최계락, 문학수첩, 1988)


개나리 노오란 꽃 그늘 아래 가즈런히 놓여 있는 꼬까신

→ 개나리 노오란 꽃그늘에 가즈런히 놓인 꼬까신

→ 개나리 노오란 꽃그늘길에 가즈런히 있는 꼬까신

→ 개나리 노오란 꽃그늘 한켠 가즈런하게 꼬까신

13쪽


푸른 하늘 고요한 산너머 마을

→ 파란하늘 고요한 멧 너머 마을

15쪽


널판 위에 늘어 놓고

→ 널판에 늘어놓고

17쪽


바람이 사공되어 노를 젓는다

→ 바람이 뱃잡이 삿대 젓는다

→ 바람이 뱃사람 상앗대 젓는다

21쪽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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