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월간 토마토>에 실었습니다.

.

.

숲노래 우리말꽃

손바닥만큼 우리말 노래 18


스웨덴에서 펴는 글보람(문학상)을 받은 분이 “작가들의 황금기가 보통 50∼60세라고 합니다.” 하고 말했다기에 고개를 갸우뚱했다. 글님은 누구나 쉰∼예순 살이 빛철이라고 여길 수 없다. 글을 쓰는 모든 나이가 빛철이요 꽃철이다. 일흔이나 여든에 쓰는 글은 일흔꽃이자 여든꽃이요, 스물이나 서른에 쓰는 글은 스물꽃이나 서른꽃이다. 집살림을 일구는 살림님(가사노동자)은 해를 거듭할수록 손길이 빛난다. 어느새 ‘손길’을 넘어 ‘손빛’과 ‘손꽃’을 이룬다. 글로 펴는 이야기가 빛나기에 ‘글빛’이요, 글로 열매를 맺으려는 이야기라서 ‘글꽃’이라고 한다면, 우리는 어떤 말씨(말씨앗)를 글씨(글씨앗)로 옮겨서 하루를 그리는 오늘일까?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여미는 사람은 ‘언제 마감을 지어 내놓을 지 모를 꾸러미’를 쓰느라 늘 가난하다. 그러나 모든 날이 빛철이요 빛날이라고 여기기에 하루꽃을 그리면서 말꽃 몇 자락을 돌아본다. 가난한 살림도 가난꽃일 뿐이다.



가난터울

“있느냐 없느냐”로 흔히 가른다. “있고 없고”를 자꾸 따진다. “있는지 없는지” 들여다보려 한다면, 사랑이 있느냐를 보고, 숲이 있는지를 헤아리고 싶다. 마음에 사랑이 있는지 없는지 살피고 싶다. 보금자리에 숲이 있느냐 없느냐 따지고 싶다. ‘가난터울’이 크다면 그만큼 안 나누는 터전이라는 뜻이리라. ‘돈쏠림’이 깊다면 그만큼 틀어쥐는 나라일 테고. 바람이 들고 해가 비출 틈은 늘릴 노릇이다. 따스하면서 넉넉하게 나누는 숨결이 흐를 틈을 낼 일이다. ‘가난틈새’가 큰 곳이라면 사람이 살기에 팍팍하겠지. ‘돈틈’이 벌어지기만 한다면 사랑도 꿈도 잊어가고야 말리라.


가난터울 (가난 + 터울) : 가난하거나 가멸진 돈·살림이 벌어진 자리. 돈·살림이 있거나 없는 만큼 벌어진 자리. (= 가난틈·가난틈새·가난쏠림·돈터울·돈틈·돈틈새·돈쏠림·있고 없고·있느냐 없느냐·있는지 없는지. ← 빈부격차)



빠른옷

하루하루 바쁜 사람은 하나하나 마음을 기울이거나 펴기에 어렵다. 이런 흐름에 맞추어 ‘빠른밥’이 태어났다. 돈을 적게 들여서 사먹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치우기도 손쉬운 밥이다. 멋스럽게 꾸미기보다는 수수하게 누리더라도 돈을 적게 들이면서 그때그때 마음에 맞도록 사입을 수 있는 ‘빠른옷’이 태어난다. 빠르기에 좋거나 나쁠 일이 없다. 바쁜 틈바구니를 헤아리는 밥과 옷이 하나둘 나타날 뿐이다.


빠른옷(빠르다 + ㄴ + 옷) : 값싸고 빠르게 지어서 입는 옷. 옷차림·흐름을 바로바로 헤아리고 담아내어 값싸게 누리도록 짓는 옷. (← 패스트패션)

빠른밥(빠르다 + ㄴ + 밥) : 값싸고 빠르게 지어서 먹는 밥. 차리거나 치울 틈이 적은 곳에서 손쉽고 빠르게 사서 먹을 수 있는 밥. (← 패스트푸드)



마을빛

처음에는 한 사람이 깃든 집이다. 이윽고 다른 한 사람이 함께 깃들며 짝을 맺고, 아기를 낳고 아이가 자라고 철이 들어 새롭게 어른으로 선다. 어느덧 작은집 한 채 곁에 새롭게 살림집이 는다. 사랑으로 일구는 살림에 따라서 마을이 태어난다. 그리고 마을도 조금씩 늘어 고을로 넓히고, 고을도 새롭게 뻗어 고장을 이룬다. 마을은 저마다 다르니 마을빛이 새롭다. 고을도 다 다르기에 고을길이 새삼스럽다. 고장도 모두 다르게 마련이니 고장살림을 돌아본다.


마을빛 (마을 + 빛) : 마을에서 일구거나 가꾸거나 이루거나 짓거나 나누거나 잇는 빛·살림·삶·이야기·말·열매·길·하루. 어느 마을이 다른 마을하고 다르게 드러나거나 보이거나 나아가는 빛·살림·삶·이야기·말·열매·길·하루. (= 마을길·마을꽃·마을살림·마을살이·마을결·고을빛·고을길·고을꽃·고을살림·고을살이·고을결·고장빛·고장길·고장꽃·고장살림·고장살이·고장결. ← 지역문화, 지방문화, 지역색, 지역성 지방색地方色, 지역자원, 특산, 명물, 지역차地域差, 향토문화, 향토색, 향토예술, 토속, 토속신앙, 무巫, 무교巫敎, 무속巫俗, 무속신앙, 샤머니즘)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눈먼 자의 동쪽 민음의 시 229
오정국 지음 / 민음사 / 2016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숲노래 노래꽃 / 문학비평 . 시읽기

노래책시렁 462


《눈먼 자의 동쪽》

 오정국

 민음사

 2016.12.29.



  글을 쓰고 싶다면 글을 쓸 노릇입니다. ‘문학’을 하려고 들면 망가집니다. 노래를 하고 싶다면 노래를 할 일입니다. ‘시창작’을 하려고 나서면 어긋납니다. 말을 해야 알아들을 테지만, ‘강의·수업’을 하니 삶하고 동떨어져요. 겉치레로는 못 살립니다. 허울로는 죽입니다. 알맹이가 차야 싹이 트고 자라요. 쭉정이로는 번지르르할 뿐입니다. 《눈먼 자의 동쪽》을 읽으면서 오늘날 숱한 ‘시문학’이 다 이렇게 꾸미고 엮는다고 새삼스레 느낍니다. 삶을 쓸 줄 모르거나 삶하고 등지기에 ‘문학적 표현’에 얽매입니다. 살림을 안 하거나 살림짓기를 모르기에 ‘시적 수사·기교’에 갇힙니다. 스스로 살아낸 하루를 높이지도 낮추지도 않으면 됩니다. 스스로 살림하는 손길로 고스란히 말을 하고 글로 옮기면 넉넉합니다. 있지 않은 삶을 붙이려니 꾸밉니다. 하지 않은 살림을 내세우려니 덧바릅니다. 붓을 쥐기 앞서 도마를 놓고서 밥을 지을 하루예요. 글을 쓰기 앞서 집안일을 하고 아이를 돌볼 오늘입니다. 책을 읽기 앞서 하늘과 별과 바람을 읽을 사람입니다. 삶을 쓰지 않기에 겉치레라면, 살림을 안 하기에 허울입니다. 사랑을 안 하기에 꾸민다면, 사랑을 모르기에 헤맵니다.


ㅅㄴㄹ


아낙네의 사타구니를 훑듯, 코로 주둥이로 밭고랑을 뒤지던 / 산짐승을 내동댕이쳐 놓고, 서부영화의 총잡이처럼 / 총구를 훅 부는 사내의 / 떡 벌어진 어깨 너머, 진저리를 치듯 / 목덜미를 떠는 멧돼지의 / 눈알이여, 그 어디서 눈 맞췄던 굶주림이냐. 패악이라면 (패악이라면 패악이겠지만/15쪽)


일주일째 고기 비린내를 맡지 못했더니 / 장작개비의 나뭇결이 고등어 뼈로 보였다 / 누추한 먹이를 구하지 말라 했으니 / 백담계곡 눈길을 올라가는 것인데 / 간밤의 취기와 / 용서할 수 없는 고통의 소용돌이를 / 절벽 앞에 세워 둔 사내가 있었다 (눈 뭉치로 눈 벼락을 맞는/41쪽)


+


《눈먼 자의 동쪽》(오정국, 민음사, 2016)


입은 수천 겹의 굶주림으로 일그러져 있고

→ 입은 숱하게 굶주려 일그러지고

→ 입은 겹겹이 굶주려 일그러지고

18쪽


혈액투석을 하듯 당신은

→ 피거름을 하듯 그대는

→ 피씻이를 하듯 너는

23쪽


겨우겨우 눈을 틔우기 시작했다

→ 겨우겨우 눈을 틔운다

32쪽


내가 나의 궁기를 지키듯

→ 내가 내 가난을 지키듯

→ 내가 이 밑바닥 지키듯

33쪽


백담계곡 눈길을 올라가는 것인데

→ 온못골 눈길을 올라가는데

41쪽


한천(寒天)의 얼음 골이

→ 눈하늘 얼음골이

→ 겨울하늘 얼음골이

→ 찬하늘 얼음골이

49쪽


공중의 햇빛은 내 빈손을 빛나게 하고

→ 저 하늘 햇빛으로 내 빈손이 빛나고

→ 높다란 햇빛으로 이 빈손이 빛나고

49쪽


아릿한 문신(文身)들

→ 아릿한 몸글씨

→ 아릿한 몸무늬

59쪽


천군만마의 발굽 소리가 지나갔다

→ 든든하게 발굽 소리가 지나갔다

→ 도와주는 발굽 소리가 지나갔다

66쪽


뱀의 대가리는

→ 뱀대가리는

73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숲노래 우리말

[일본말] 단도리だんどり



단도리 : x

だんどり([段取り]) : 1. 일을 진행시키는 순서·방도; 절차; 또, 그 준비 2. (연극 등에서) 줄거리의 전개나 구성


 단도리 좀 잘 하고서 → 좀 잘 추스르고서

 당신이나 단도리를 하게 → 그대나 다스리시게 / 자네나 돌보시게

 배우자 단도리를 못해서 → 곁짝을 다독이지 못해서


 일본말 ‘단도리(だんどり·段取り)’를 한자말 ‘단속(團束)’으로 손봐야 한다고도 하는데, ‘다그치다·다스리다·다잡다·닦달’이나 ‘닫다·닫아걸다·동이다’로 고쳐씁니다. ‘매다·매듭·매조지’나 ‘돌보다·보살피다·살피다·살펴보다·키우다’로 고쳐쓰고, ‘달래다·다독이다·토닥이다·추스르다’로 고쳐쓸 만합니다. ‘지키다·지켜보다·지켜서다’나 ‘가로막기·막다·자물쇠·잠기다·잠그다’로 고쳐쓰고, ‘감다·건드리다·우물개구리’나 ‘뒤지다·마다·빻다·찧다’로 고쳐쓸 만하지요. ‘잡다·잡도리·재갈·족치다’나 ‘붙들다·붙잡다·빗장·차꼬·찰칵·철컥’로 고쳐써도 어울려요. ‘얽매다·옭다·옭매다·채우다·채찍’이나 ‘짓밟다·짓뭉개다·즈려밟다·짓찧다·짓이기다’로 고쳐쓰기도 합니다. ㅅㄴㄹ



바람에 날아가지 않게 단도리해 놓은 초가집 추녀

→ 바람에 날아가지 않게 다스려 놓은 시골집 추녀

→ 바람에 날아가지 않게 잡아 놓은 흙집 추녀

→ 바람에 날아가지 않게 붙들어 놓은 풀집 추녀

《順伊삼촌》(현기영, 창작과비평사, 1979) 35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우리말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의 백성


 조선의 백성들은 → 조선사람은

 가난한 국가의 백성 → 가난나라 들사람


  ‘백성(百姓)’은 “1. 나라의 근본을 이루는 일반 국민을 예스럽게 이르는 말 ≒ 국본·지민 2. 예전에, 사대부가 아닌 일반 평민을 이르던 말 ≒ 생치”를 가리킨다고 합니다. ‘-의 + 백성’ 얼거리라면 ‘-의’를 털고서 ‘사람·사람들·뭇사람’으로 고쳐씁니다. ‘들꽃·들사람·들꽃사람’이나 ‘풀꽃·풀사람·풀꽃사람’이나 ‘들풀·풀’로 고쳐쓰면 되고, ‘돌이순이·다들·모두·누구나’나 ‘수수하다·여느사람·씨알’이나 ‘우리·이웃·뭇사람’으로 고쳐쓸 만해요. ㅅㄴㄹ



이른봄 이 땅의 백성들은

→ 이른봄 이 땅 사람들은

→ 이른봄 이 땅에서 사람들은

《벌레의 집은 아늑하다》(이정록, 문학동네, 1994) 66쪽


그의 치하의 백성들은 강대한 황허강을 통제하기 위해 건설한 둑과 관개수로에 힘입어 번영을 누렸다고 한다

→ 그가 거느린 사람들은 황허가람을 다스리고자 세운 둑과 물길에 힘입어 꽃날을 누렸다고 한다

→ 그가 있을 적에 사람들은 황허가람을 다스리고자 쌓은 둑과 물길에 힘입어 잘살았고 한다

《21세기의 파이》(레스터 브라운/이상훈·배규식 옮김, 따님, 2003) 14쪽


두 왕국의 백성들은 고분고분 명령을 따랐어요

→ 두 나라 사람들은 고분고분 말을 따랐어요

→ 두 나라 사람들은 시키는 대로 따랐어요

《빨간 나라, 파란 나라》(에릭 바튀/이주영 옮김, 담푸스, 2018) 9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우리말


 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궁하다 窮


 어찌나 궁한지 → 어찌나 가난한지

 궁한 살림 → 쪼들리는 살림

 일거리가 궁하다 → 일거리가 없다

 얘깃거리가 궁한지 → 얘깃거리가 없는지

 궁하다 못해 생각한 → 짜내다 못해 생각한 / 쥐어짜내다 못해 생각한


  ‘궁하다(窮-)’는 “1. 가난하고 어렵다 2. 일이나 물건 따위가 다하여 없다 3. 일이 난처하거나 막혀 피하거나 변통할 도리가 없다”를 뜻한다고 합니다. 그러니 이러한 뜻대로 ‘가난하다·쪼들리다·돈없다’나 ‘어렵다·없다·사라지다·비다’로 손봅니다. ‘모자라다·밑지다·밑바닥·못 미치다·바닥’으로 손보고, ‘쪼들리다·굶다·굶주리다·배고프다’나 ‘떨어지다·떨려나가다’로 손보지요. ‘힘들다·힘겹다·어렵다·버겁다·벅차다’나 ‘나뒹굴다·뒹굴다·낮다’로 손보아도 어울려요. ‘돈고비·돈수렁·돈벼랑·돈늪’이나 ‘살림고비·살림수렁·살림벼랑·살림늪’으로 손봅니다. ‘벗다·발가벗다·벌거벗다·헐벗다’나 ‘빚·빚지다·구렁·수렁·진구렁’으로 손볼 만해요. ‘아쉽다·주리다·쫓기다·찌들다’나 ‘허겁지겁·허둥지둥’으로 손볼 수 있습니다. ㅅㄴㄹ



돈이 궁해져서

→ 돈이 모자라서

→ 돈이 떨어져서

→ 돈이 없어서

《맛의 달인 48》(테츠 카리야·아키라 하나사키/김미정 옮김, 대원, 2000) 167쪽


할 말이 궁했다

→ 할 말이 없다

→ 할 말 떨어졌다

→ 할 말 바닥났다

→ 할 말 사라졌다

《소녀의 마음》(하이타니 겐지로/햇살과나무꾼 옮김, 양철북, 2004) 226쪽


돈벌이가 궁해지지 않았더라면

→ 돈벌이가 안 떨어졌더라면

→ 돈벌이가 바닥나지 않았다면

→ 돈벌이가 어렵지 않았더라면

→ 돈벌이가 힘들지 않았더라면

《지리산으로 떠나며》(신기식, 지영사, 2005) 14쪽


대답이 궁해진 나에게

→ 할 말 떨어진 나한테

→ 대꾸가 없는 나한테

→ 말할 수 없는 나한테

《졸업》(시게마츠 기요시/고향옥 옮김, 양철북, 2007) 36쪽


채소가 궁하면 언제든지 말하렴

→ 푸성귀 없으면 언제든지 말하렴

→ 남새 떨어지면 언제든지 말하렴

《카미츄 1》(무쵸 베사메·나루코 하나하루/설은미 옮김, 학산문화사, 2010) 50쪽


돈이란 항상 궁하면 통하는 법이게 마련이었다

→ 돈이란 노상 없으면 생기게 마련이었다

→ 돈이란 늘 바닥나면 나타나게 마련이었다

→ 돈이란 으레 아쉬우면 얻게 마련이었다

《도스또예프스끼 평전》(E.H.카/권영빈·김병익 옮김, 열린책들, 2011) 149쪽


근근이 이어가는 궁한 살림

→ 겨우 이어가는 가난살림

→ 가까스로 잇는 힘든 살림

《늙은 개가 짖으면 내다봐야 한다》(한희철, 꽃자리, 2016) 108쪽


남자 손이 궁한 마을은 무섭구만

→ 사내 손 적은 마을은 무섭구만

→ 사내 손 모자란 마을 무섭구만

→ 사내 손 적은 마을은 무섭구만

《쿠마미코 4》(요시모토 마스메/이병건 옮김, 노블엔진, 2016) 137쪽


궁하면 통한다고, 어찌어찌

→ 없으면 잇는다고, 어찌어찌

→ 비면 생긴다고, 어찌어찌

→ 없으면 뚫는다고, 어찌어찌

→ 바닥에 짓는다고, 어찌어찌

→ 힘들면 찾는다고, 어찌어찌

《삼등여행기》(하야시 후미코/안은미 옮김, 정은문고, 2017) 91쪽


식당비 40전에 궁한 때도 있어서

→ 밥값 40전에 아쉬운 때도 있어서

→ 밥값 40전에 벅찬 때도 있어서

→ 밥값 40전이 모자란 때도 있어서

→ 밥값 40전이 없는 때도 있어서

《문주반생기》(양주동, 최측의농간, 2017) 169쪽


예사롭게 물었다. 대답이 궁했다

→ 가볍게 물었다. 할 말이 없다

→ 쉽게 물었다. 대꾸하기 어렵다

《신들이 노는 정원》(미야시타 나츠/권남희 옮김, 책세상, 2018) 162쪽


돈이 많이 궁하지?

→ 돈이 많이 쫓기지?

→ 돈이 쪼들리지?

→ 돈이 참 모자라지?

→ 돈이 퍽 아쉽지?

《80세 마리코 5》(오자와 유키/이은주 옮김, 대원씨아이, 2019) 103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