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경건 敬虔


 경건한 마음 → 거룩한 마음 / 정갈한 마음

 경건한 기도 → 고요한 비나리 / 참한 비손

 경건한 자세로 → 온빛으로 / 온꽃으로 / 참빛으로 / 하늘빛으로


  ‘경건하다(敬虔-)’는 “공경하며 삼가고 엄숙하다”를 가리킨다고 해요. ‘공경하다(恭敬-)’는 “공손히 받들어 모시다”라 하고, ‘삼가다’는 “1. 몸가짐이나 언행을 조심하다”라 하며, ‘엄숙하다(嚴肅-)’는 “1. 분위기나 의식 따위가 장엄하고 정숙하다 2. 말이나 태도 따위가 위엄이 있고 정중하다”라 하지요. 말뜻으로 헤아린다면 높이 받들면서 차분하고 조용한 모습을 나타낸다고 할 텐데, 이러한 결은 흔히 ‘거룩하다’로 나타내곤 합니다. ‘정갈하다’로 나타내고요. ‘고요하다·드높다·높다·곰네’라 해도 어울립니다. ‘오솔하다·온꽃·온빛’이나 ‘차분하다·참고요·참꽃·참넋 참눈·참빛·참하다’라 해도 되어요. ‘하느님·하늘님·하늘넋·하늘빛’이나 ‘하늘·하늘같다·하늘꽃·하늘뜻’이나 ‘한꽃·한빛’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밖에 낱말책에 ‘경건하다(勁健-)’를 “1. 굳세고 튼튼하다 2. [미술] 그림이나 글씨의 필세가 굳세고 힘차다”로 풀이하면서 싣지만, 이런 한자말은 털어내야겠습니다. ㅍㄹㄴ



경건한 의미에서 볼 때에는 자연숭배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는 것 같다

→ 거룩하게 볼 때에는 숲사랑에서 먼 듯하다

→ 드높이며 볼 때에는 숲넋하고 동떨어진 듯하다

《나비》(헤르만 헤세/홍경호 옮김, 범우사, 1989) 20쪽


세상은 생명 있는 사람이 필요하지 경건한 척하는 위선자가 필요하지는 않아

→ 온누리는 살아숨쉬는 사람을 바라지 거룩한 척하는 거짓꾼은 바라지 않아

→ 이 땅은 살아숨쉬는 사람을 바라지 높은 척하는 거짓쟁이는 바라지 않아

《숨어 있는 예수》(크리스토프 프리드리히 볼룸하르트/원충연 옮김, 달팽이, 2008) 127쪽


도시가 지속하기 위해서 갖추어야 할 여러 시설이나 장소 가운데 중요한 하나는 신성하고 경건한 침묵의 장소라고 했다

→ 서울이 이어가려면 갖추어야 할 여러 살림이나 자리 가운데 대수로운 하나는 거룩하고 고요한 곳이라고 했다

→ 서울이 이어가려면 갖추어야 할 여러 가지나 자리 가운데 커다란 하나는 거룩하고 차분한 곳이라고 했다

《보이지 않는 건축, 움직이는 도시》(승효상, 돌베개, 2016) 105쪽


부처님이나 스님 앞에서 경건한 마음으로 거룩한 부처님께 귀의합니다

→ 밝님이나 스님 앞에서 거룩한 마음으로 몸을 맡깁니다

→ 빛이나 스님 앞에서 정갈한 마음으로 몸을 맡깁니다

→ 빛꽃이나 스님 앞에서 차분한 마음과 몸으로 돌아갑니다

《공덕을 꽃 피우다》(광우, 스토리닷, 2017) 2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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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하고 친구하기 과학 그림동화 5
퍼트리셔 로버 지음, 홀리 켈러 그림, 장석봉 옮김 / 비룡소 / 1999년 6월
평점 :
절판


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5.3.3.

그림책시렁 1341


《나무하고 친구하기》

 퍼트리셔 로버 글

 홀리 켈러 그림

 장석봉 옮김

 비룡소

 1999.6.15.



  나무하고 사귀는 길은 매우 쉽습니다. 나무한테 다가가되 함부로 가지를 안 베고, 나뭇잎을 섣불리 안 뜯으면 됩니다. 나무줄기를 가만히 쓰다듬다가 살며시 볼을 대고서 토닥이면 됩니다. 이따금 맨손에 맨발로 슬며시 나무타기를 하면 됩니다. 나무에 내려앉는 새를 가만히 지켜보면서 새노래를 듣다가 문득 휘파람을 불면서 같이 노래하면 됩니다. 나무가 씨앗을 맺고 열매를 내놓을 적에 고맙게 조금 얻고서 나무씨를 빈터에 심으면 됩니다. 나무가 꽃을 환하게 피울 적에 곁에서 춤추면서 기뻐하면 됩니다. 《나무하고 친구하기》는 “Be a Friend to Trees”를 옮겼습니다. 우리말로는 “나무하고 사귀기”라 붙이면 어울렸을 텐데 아쉽습니다. 아무튼 나무하고 동무하려면, ‘동무’라는 낱말이 가리키듯 동글동글 어울릴 노릇입니다. 둥글둥글 어우러지면서 두레를 하듯, 나무를 품는 보금자리에서 살아갈 일입니다. 나무 한 그루를 베려면 나무 석 그루를 새로 심을 줄 알면 되어요. 씨앗으로 심어야지요. 나무가 무럭무럭 자라는 마을을 헤아리면서, 언제나 오늘 하루를 반갑게 맞이하는 품과 매무새와 손길이라면, 온누리는 푸릇푸릇 깨어납니다. 나무를 등지거나 미워하거나 괴롭히기에 온누리에 쌈박질이 자꾸 불거집니다.


#BeaFriendtoTrees #PatriciaLauber #HollyKeller


ㅍㄹㄴ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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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다리 타조 엘프
오노키 가쿠 지음, 김규태 옮김 / 넥서스주니어 / 2006년 3월
평점 :
절판


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5.3.3.

그림책시렁 1345


《외다리 타조 엘프》

 오노키 가쿠

 김규태 옮김

 넥서스주니어

 2006.3.15.



  새끼새한테 둥지나기는 삶이냐 죽음이냐 하고 갈리는 길목이기도 합니다. 둥지나기를 못 하면 그만 둥지로 못 돌아와서 바닥에서 다른 짐승한테 잡혀먹거나, 시골이라 하더라도 자동차에 밟혀서 죽기 일쑤입니다. 둥지나기를 목숨 걸며 해낼 적에 비로서 ‘어른새’로 거듭납니다. 가만히 보면 사람살림도 매한가지입니다. 아이에서 어른으로 가는 길목은 ‘철들기’입니다. ‘철’이란 “살림을 읽는 눈”입니다. 살림을 읽고 이으면서 스스로 이야기꽃을 지필 줄 아는 어진 마음몸으로 거듭날 적에 ‘철사람’인 어른으로 섭니다. 《외다리 타조 엘프》는 ‘달림새’ 한 마리가 모래벌에서 어떻게 숲빛을 일구는가 하는 줄거리를 들려줍니다. 퍽 오랜 일본 그림책인데 고맙게 한글판이 살그마니 나왔습니다. 다만, 그리 눈길을 못 받으면서 판이 끊겼습니다. 어떻게 알깨기를 하고, 어떻게 철들기를 이루고, 어떻게 숲넋으로 거듭나는가 하는 이야기를 애틋하게 보여주는 줄거리입니다. 두 날개가 아닌 두 다리로 어떻게 스스로 서는지 밝히고, 비록 다리 하나를 잃더라도 얼마든지 꼿꼿하게 서면서 온누리를 두루 바라보면서 즐겁게 깨어날 수 있는 줄 속삭이기도 합니다. 나는 내 다리고 섭니다. 너는 네 다리로 서지요. 그래서 함께 걷습니다.


#かた足だちょうのエルフ #おのきがく


ㅍㄹㄴ


《외다리 타조 엘프》(오노키 가쿠/김규태 옮김, 넥서스주니어, 2006)


초원의 새와 짐승들은 기운을 되찾았습니다

→ 들에서 새와 짐승은 기운을 되찾습니다

→ 들새와 들짐승은 기운을 되찾습니다

2쪽


나무의 열매들은 탐스러웠고

→ 나무열매는 소담스럽고

→ 나무열매는 먹음직스럽고

3쪽


한달음에 천 미터를 달렸습니다

→ 한달음에 즈믄 길을 달립니다

5쪽


누구에게나 인기 만점이었습니다

→ 누구나 사랑합니다

→ 누구한테서 사랑받습니다

6쪽


엘프가 있어서 정말 다행이야

→ 엘프가 있어서 고마워

→ 엘프가 있어서 기뻐

6쪽


즐겁게 노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습니다

→ 즐겁게 노는 아이를 보며 흐뭇이 웃습니다

→ 아이들이 즐겁게 노니 흐뭇합니다

→ 즐겁게 노는 아이를 보며 환하게 웃습니다

6쪽


그것이 무슨 소리인지 제일 먼저 알아차린 것은 엘프입니다

→ 무슨 소리일까요. 엘프가 가장 먼저 알아차립니다

→ 엘프가 가장 먼저 무슨 소리인지 알아차립니다

8쪽


겁에 질려 벌벌 떨고만 있었습니다

→ 무서워 벌벌 떨기만 합니다

→ 두려워 벌벌 떨기만 합니다

11쪽


나무는 들판에 시원한 그늘을 만들었습니다

→ 나무는 들판에 그늘을 시원히 내줍니다

→ 나무그늘이 들판을 시원히 덮습니다

→ 나무가 그늘을 베풀어 들판이 시원합니다

30쪽


그 커다란 나무가 엘프가 변한 거라고 믿었습니다

→ 이 커다란 나무는 엘프가 바뀌었다고 여깁니다

30쪽


초원 위에서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 들에서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 들판을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32쪽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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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694 : 변함없는 후의 -ㄹ -ㅁ을 전한다


오래고 변함없는 후의에 남다른 고마움을 전한다

→ 오래오래 꾸준히 베풀어 남다르게 고맙다

→ 오래도록 한결같이 도타워 남달리 고맙다

《우리말 기본기 다지기》(오경철, 교유서가, 2024) 15쪽


오래도록 베푸는 마음이 도탑습니다. 오래오래 돌아보고 살펴보는 눈망울이 고맙습니다. 온누리 모두 도탑고 고마운데, 유난스레 남다르게 더더욱 자꾸자꾸 도타우면서 고맙다고 절을 올리고 싶은 분이 있게 마련입니다. ㅍㄹㄴ


변함없다(變-) : 달라지지 않고 항상 같다

후의(厚意) : 남에게 두터이 인정을 베푸는 마음 ≒ 우권·후정

전하다(傳-) : 1. 후대나 당대에 이어지거나 남겨지다 2. 어떤 것을 상대에게 옮기어 주다 3. 남기어 물려주다 4. 어떤 사실을 상대에게 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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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693 : 것 그것 명징 정확 문장 사실


어쭙잖게나마 깨달은 것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바로 명징한(깨끗하고 맑은) 생각은 정확한 문장에 담긴다는 사실이다

→ 어쭙잖게나마 깨달았으니, 생각이 맑으면 글도 맑고 바르다

→ 어쭙잖게나마 깨달았는데, 생각이 깨끗하면 글도 깨끗하다

→ 어쭙잖게나마 깨닫는데, 글이 반듯해야 생각을 맑게 담는다

→ 어쭙잖게나마 깨닫는다. 올바르게 써야 생각을 맑게 담는다

《우리말 기본기 다지기》(오경철, 교유서가, 2024) 14쪽


깨닫는 사람은 어쭙잖지 않습니다. 아직 안 깨닫기에 어쭙잖습니다. 크건 작건 모두 깨달음입니다. 빼어나거나 훌륭하다고 여기는 깨달음이 아니고, 수수하거나 자잘하다고 보는 깨달음이 아닙니다. 무엇을 깨닫든 이제 틀을 깨고서 새롭게 내딛는 길을 나타냅니다. 생각을 맑거나 깨끗하게 가다듬는 사람이라면 아무 말이나 글을 안 써요. 맑게 생각하기에 맑게 씁니다. 깨끗하게 살피기에 깨끗하게 글결과 말결을 추스릅니다. 겉보기로만 똑바르거나 올바르게 적는들 맑거나 깨끗하다고 여기지 않습니다. 맞춤길과 띄어쓰기만 따박따박 맞추기에 알맞거나 아름답다고 여기지 않아요. 맞춤길이 좀 어긋나거나 띄어쓰기가 자꾸 틀리더라도, 맑게 살피고 깨끗하게 돌보는 살림빛을 가만히 담는 말글이라면 언제나 반짝이는 별빛이게 마련입니다. ㅍㄹㄴ


명징(明澄) : 깨끗하고 맑음 ≒ 징명

정확(正確) : 바르고 확실함”을 가리킨다고 해요. ‘확실(確實)’은 “틀림없이 그러함

문장(文章) : 1. = 문장가 2. 한 나라의 문명을 이룬 예악(禮樂)과 제도. 또는 그것을 적어 놓은 글 3. [언어] 생각이나 감정을 말과 글로 표현할 때 완결된 내용을 나타내는 최소의 단위 ≒ 문(文)·월·통사(統辭)

사실(事實) : 1. 실제로 있었던 일이나 현재에 있는 일 2. 겉으로 드러나지 아니한 일을 솔직하게 말할 때 쓰는 말 3. 자신의 말이 옳다고 강조할 때 쓰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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