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끌별 녀석들 완전판 8
다카하시 루미코 지음, 이승원 옮김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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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5.3.18.

책으로 삶읽기 1009


《시끌별 녀석들 8》

 타카하시 루미코

 이승원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2.8.30.



《시끌별 녀석들 8》(타카하시 루미코/이승원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2)을 돌아본다. 누가 나한테 “‘바쁜 부자’하고 ‘느긋한 거지’ 사이에 누가 되겠느냐?” 하고 묻는다면, “나는 늘 ‘나’로 살아가려고 해. 바쁜 날에는 바쁘고, 가멸찬(부자) 살림을 이루면 가멸차고, 느긋할 적에는 느긋하고, 가난한 살림을 이으면 즐겁게 가난하면서, 늘 나는 ‘나’로 살아갈래.” 하고 말하려고 한다. 누가 나한테 “‘배부른 돼지’와 ‘배고픈 소크라테스’ 가운데 어느 길로 살겠느냐?” 하고 묻는다면, “돼지라는 짐승은 숲빛을 품고서 새끼(아이)를 사랑으로 낳아서 돌보는 숲일꾼이랍니다. 돼지는 언제나 스스로 알맞게 먹을 뿐, 마구마구 먹어대지 않아요. 그런데 오늘날 사람들은 ‘들숲’이 아닌 ‘햇볕도 비바람도 없이 시멘트로 틀어막은 가두리’에서 슬피 울다가 지쳐서 모든 응어리를 밥먹기로 풀어대는 불쌍한 돼지만 보더군요. 돼지는 먹보가 아니에요. 그래서 ‘배부른 돼지’는 어떤 숨빛인가 하면, 즐겁게 도토리를 먹고서 느긋이 해바람을 쬐며 낮잠을 즐기는 몸짓이랍니다. 알맞게 먹으면서도 배부른 줄 아는 숲돼지처럼, 알맞게 배우고 익히면서 말씀을 나눌 줄 아는 소크라테스처럼, 모든 아름다운 이웃빛을 맞아들여서, 나는 나로서 나답게 살아가려고 합니다.” 하고 대꾸하려고 한다.


이쪽이냐 저쪽이냐 하면서 갈라야 하지 않다. 너는 너요, 나는 나이고, 너와 나는 너이면서 나이기에, 우리는 저마다 새롭게 빛나는 숨결이라는 얼거리로 ‘우리’라는 이름을 새록새록 빚는다. 가둘 적에는 “가두는 우리”인 ‘가두리’요, 서로 다르면서 새롭게 빛나는 별인 줄 알아볼 적에는 “하늘인 우리”인 ‘하나’이다.


나는 하나를 바란다. 하늘인 우리인 나로 살아가면 넉넉하고 즐겁다.


ㅍㄹㄴ


“안 된데이! 누나! 안 된데이! 이 녀석들은 둘 다 바보다 아이가!” (29쪽)


“쫓지 마세요! 부탁이에요. 눈감아 주세요. 쫓지 마세요…….” “봐, 봤어? 저 사람, 요정이었어! 조개 요정이었던 거야!” (81쪽)


“향만 즐기지 말고 빨리 먹어!” “시, 시끄러워! 먹을 거야! 라무 양이 직접 만든 요리니까 말이야!” (104쪽)


#たかはしるみこ #高橋留美子 #うる星やつら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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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삶읽기 / 삶꽃

수다꽃, 내멋대로 63 한국말 잘하네



  2025년 3월 15일, 부산나루 건너에 있는 〈창비부산〉에서 《혼란 기쁨》이라는 책을 놓고서 두런두런 마음을 나누는 책모임이 있다. 이날 마침 부산에 일을 하러 간 터라, 더욱이 부산 사상나루에 내려서 만나는 이웃님이 보수동에 있기에 시내버스를 타고서 사뿐히 찾아갔다.


  이날까지 까맣게 잊었는데, 《네 머리에 꽃을 달아라》(김비, 삼인, 2011)를 진작에 읽었고, 2012년 1월 5일에 느낌글을 쓰기도 했다. 어느새 열 몇 해 지난 묵은글인 터라 잔뜩 손질하고 뜯어고쳐야 할 텐데, 김비 님은 ‘어지럽’거나 ‘힘든’ 일이 없이 여태 살아냈다고 느낀다. ‘어지러운’ 사람은 김비가 아닌 “김비를 보는 남”일 뿐이고, ‘힘든’ 사람도 김비가 아닌 “김비를 보며 쫑알거리는 남”일 뿐이다.


  처음 들어서는 〈창비부산〉이라서 예가 맞나 하고 두리번거리다가 들어갔고, 책모임 자리에 가려면 뒷간에 갈 수 없으니 기다려서 뒷간에 들른다. 이러느라 책모임 자리에는 좀 늦게 닿는다. 조용히 자리에 앉아서 내 글꾸러미(수첩)를 하나씩 꺼내고서 숨을 돌리는데, 이 자리에 앉은 분마다 ‘나말하기(자기소개)’를 한다. 아직 숨도 덜 돌렸으나 벌써 ‘나말하기’를 해야 한다. “국어사전을 쓰는 사람”이라고 밝히면서, “오늘 부산에서 이오덕읽기모임을 꾸리려고 왔다”가 이 책모임이 있는 줄 듣고서, 마침 때와 곳이 맞아서 이야기를 들으며 쉬려고 찾아왔다고 짧게 말한다.


  그런데 나랑 마주보는 앞에 있는 어느 분이 “한국말 잘하네?” 하고 한마디 불쑥 한다. 이러면서 이 자리에 앉은 분들이 다들 하하하 웃는다.


  다만, 나는 어릴적부터 “어느 나라 사람이야?” 하고 묻는 말을 들었다. 어린이일 적에도, 그러니까 예닐곱 살이나 여덟아홉 살일 적에도, 열 살이나 열세 살일 적에도, 열너덧 살이나 열예닐곱 살에도, 스무 살에도, 스물두어 살에도, 스물다섯 살이나 서른 살에도, 서른다섯 살이나 마흔 살에도, 마흔다섯 살이나 쉰 살에도 으레 듣는다. 벌써 마흔 해 넘게 들은 말이라서 시큰둥하고 대수롭지 않다. 곰곰이 손가락을 헤아리니, “한국말 잘하네?”나 “어느 나라 사람이야?” 하고 묻는 말을 즈믄(1000) 넘게 들었다.


  그렇지만 마흔 살에 이를 즈음까지 “어느 나라 사람이야? 한국인 맞아? 외국인이 왜 이렇게 한국말을 잘해?” 같은 그야말로 알쏭달쏭하고 엉뚱하고 뜬금없고 어처구니없는 핀잔인지 추킴말인지 비아냥인지 궁금(순수한 의도)인지, 그야말로 “너 한국사람이야?” 하고 따지듯이 송곳으로 후벼파는 이런 말을 그저 흘러넘기지 못 했다. 큰아이가 제법 자란 열 살 즈음에 “우리 아버지 괴롭히지 마요!” 하고 갑자기 외치는 말을 듣고서 번쩍 눈을 떴다.


  그래, 나는 누가 나더러 “한국말 잘하네?”나 “한국말 할 줄 아네?” 하고 내 얼굴과 몸을 위부터 밑까지 훑어보면서 불쑥 뱉는 말에 늘 괴로웠나 보더라. 큰아이가 외친 말은 그때에 나를 깨웠고, 우리나라 ‘진보좌파’조차도 “사람을 사람으로 안 보는” 줄, “성소수자 인권을 지키고 돕자”고 외치는 이들조차도 ‘마음’이 없는 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언제나 말을 하는데, 나는 우리말(한국말)을 못 한다. 나는 우리말을 못 하는 몸으로 태어났기에 어릴적부터 핀잔과 손가락질과 따돌림에다가 매질까지 받았다. 그래서 나는 “죽기살기로 살아남으려”고 ‘우리말(한국말)’을 조금이라도 제대로 해내려고 용을 썼다. 열세 살까지 “모든 날마다 한두 시간쯤 맞으면서 자란 아이”가 어떻게 스스로죽기(자살)를 안 하면서 살아남았겠는가.


  나는 우리말을 못 하니까, 늘 우리말을 배운다. 우리말을 못 하는 사람이니까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쓴다. 우리말을 못 하는 줄 알기 때문에, 날마다 모든 낱말을 다시 처음부터 뒤적이고 찾아보고 생각하면서 쓴다. 나는 우리말을 못 하는 사람이기에 새벽 1∼2시 무렵에 하루를 열면서 모든 말소리를 처음부터 가다듬고 제대로 내려고 해본다.


  나는 우리말을 못 하니까, 언제나 우리말을 다시 익히고 새로 가다듬는다. 나는 내가 하는 모든 말을 언제나 꼬치꼬치 짚고 돌아보면서 고치고 손질하고 바로잡는다. 나는 어릴적부터 고삭부리라서 숨을 거의 못 쉬었다. 이른바 코머거리라서, 코로 숨을 아예 못 쉬다시피 했다. 나로서는 굶기가 오히려 쉽고, 숨쉬기가 가장 힘들었다. 마흔 살까지 숨쉬기가 괴로워서 늘 숨막힌 몸으로 살았고, 마흔 살에 ‘숨쉬기’를 비로소 배웠기에, 코머거리를 하루아침에 털어냈다.


  내가 튼튼몸으로 태어났다면, 아마 다른 일을 했을 수 있지만, 내가 튼튼몸으로 안 태어났기에, 나는 나부터 들여다보고서 사랑해야 하는 길을 걸었다. 늘 주저앉고, 늘 놀림받고 따돌림받고 괴롭고 아파야 한 어릴적을 보냈고, 숨을 못 쉬어서 숨막혀 죽는 몸을 버티어내야 했기에, 혀가 짧고 말을 더듬느라 마음을 제대로 말로 못 담는 가시밭길을 걸어야 했기에, “우리나라에서 한국사람으로 태어났지만, 말소리를 쉽게 못 내는 모든 이웃을 헤아리는 국어사전 쓰기”라는 일을 스스로 맡고 찾아서 짓는다고 느낀다.


  나더러 어떻게 글을 그렇게 잔뜩 쓰느냐고, 안 지치느냐고 묻는 이웃님이 많다만, 나는 글을 입으로 쓴다. 나는 ‘말더듬이’인 내 몸을 스스로 갈아엎고 싶어서 늘 “말을 하면서 글을 쓴다”고 하겠다. 그러니까, 나는 내 말소리를 가다듬고 추스르려고 글을 쓰는 셈이다. 내가 쓰는 모든 글은 “내가 말을 하는 그대로”이다.


  그래서 내 글쓰기를 잘 모르는 분은 “어쩜 최종규 씨는 책에 적힌 글하고, 입으로 하는 말이 똑같네요! 다른 작가님은 글과 말이 다르던데요!” 하고 놀라더라.


  놀랄 수 있지만, 놀랄 일이 아니다. 나는 내가 소리를 낼 수 있는 낱말만 골라서 글을 쓴다. 나는 내가 입으로 말할 수 있는 소리만 가려서 글을 쓴다. 나는 1992년에 첫글을 쓰던 그날부터 오늘 2025년에 이르기까지, 늘 말하면서 글로 옮긴다. 아니, 나는 내가 입으로 하는 말을, 나 스스로 내 손을 써서 옮겨적을 뿐이다. 나는 내 글과 내 말이 다를 수 없고, 내 말이란 내 삶이고, 내 살림이자 내 사랑이다. 그리고 내 글이란 내 숲이다.


  김비 님이 쓴 《혼란 기쁨》이라는 책을 놓고서 즐겁게 도란도란 책모임을 하려고 모인 분이라면, 어느 누구도 ‘수구 꼴통’이 아니리라 본다. 그러나 ‘수구 꼴통’이 아닌 분이 말더듬이 아저씨한테 “한국말 잘하네?” 하고 한마디를 했고, 아무도 이 말을 그자리에서 안 바로잡았고, 아무도 뉘우치지 않았고, 아무도 뭐가 잘못인지 느끼려 하지 않았다. 그리고 다들 웃었다.


  나도 웃었다. 그러려니 하면서 웃었다.


ㅍㄹㄴ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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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5.3.18. 돌돌돌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이레쯤 앞서부터 ‘어릴적’처럼 붙여쓰기를 합니다. 여태까지 “어릴 적”이나 “어릴 때”처럼 띄어쓰기를 했는데, 굳이 띌 까닭을 더는 찾을 수 없습니다. 둘레를 보면, ‘소년기·유년기·유아기·성년기·노년기’처럼 한자 ‘-기’는 모조리 붙여쓰기를 하면서 새말을 엮는 얼거리입니다. 우리는 우리가 늘 쓰는 수수한 말씨를 차근차근 잇고 익혀서 일구려면 ‘어릴적·젊을적·늙을적·죽을적’처럼 가볍고 수수하게 붙여쓰기를 할 만합니다.


  이러구러 어릴적에 늘 앓고 드러눕고 뻗던 몸이라서, ‘차돌’이라는 이름을 얻은 동무를 늘 유난히 지켜보고 배우려고 했습니다. 차돌 같은 아이 가운데 저보다 키나 덩치가 큰 아이는 없더군요. 저도 어릴적에 조그맣고 여린 몸이었지만, ‘차돌이’는 참말로 작아요. 차돌이는 늘 참하고 차분히 지켜보고 헤아리는 매무새요 마음이고, 아무리 밉놈이나 막놈이 무슨 저지레를 일삼더라도 이놈이 하는 말을 끝까지 듣고서 굵짧게 한마디를 하더군요.


  처음부터 다그치거나 막아세우지 않던 차돌이입니다. 누구나 왜 그런 짓이나 일을 했는지 하나부터 열까지 몽땅 듣고 나서 생각하더군요. 어떤 잘못이나 저지레를 일삼는 다른 아이도 까닭이 있게 마련이니, 먼저 말썽쟁이 마음부터 풀어내려고 하면서, 이다음에 말썽쟁이가 일으킨 말썽을 차근차근 다독이고 추슬러요.


  차돌이가 하는 말과 짓과 눈길을 늘 지켜보았습니다. 차돌이는 다른 뭇사람을 지켜보면서 스스로 배운다면, 저는 스스로 배우기에는 턱없이 모자라다고 여겨서 차돌이를 오래오래 지켜보았습니다. 어느 날 차돌이가 불쑥 묻더군요. “넌 왜 자꾸 날 보니?”


  차돌이한테 “나는 스스로 할 줄 아는 일이 너무 없는데, 넌 참 당차게 잘 하더라. 그래서 때와 곳마다 어떻게 하는지 배우고 싶어서 가만히 보았어.” “그런데, 너는 너대로 해야 하는데, 내가 하듯이 네가 할 수 없잖아. 넌 너를 봐야 네 길을 찾을 수 있어.”


  아마 열한 살 무렵에 주고받은 말일 텐데, 그무렵에는 그저 벙뜬 채 듣기만 했다가, 쉰 살 언저리에 이 말이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지난 흙닐(3.15.)에 부산으로 건너가서 이틀을 지내고서 어제 달날(월요일)에 고흥으로 돌아왔어요. 고흥집으로 돌아와서 어찌저찌 20시 무렵까지 큰아이랑 곁님하고 이야기를 하다가 곯아떨어졌고, 04시 즈음에 느즈막이 일어났습니다. 저로서는 04시에 눈을 뜨는 하루는 ‘늦다’고 여깁니다. 으레 01시나 02시에 하루를 여니까요.


  어제와 그제와 그끄제 겪은 여러 일을 돌아보면서 오늘과 모레와 글피에 할 여러 일을 그리는 하루입니다. 저는 여태 “똑같은 길”을 걸은 바가 없습니다. 남이 본다면 “똑같은 길”만 다니는 듯 보일 테지만, 저는 “남이 보는 똑같은 길”이 아니라 “어느 길을 가든 늘 새롭게 빛나는 길”이라 여기며 걷습니다.


  스무 살부터 하던 손빨래를 쉰 살에도 하고, 여덜 살부터 한나절(4시간)쯤 가볍게 걸어다니는 살림인데, “똑같은 일”을 한다고 여기거나 느낀 적이 없어요. 얼핏 보면 “되풀이하는 몸짓”일 테지만, 언제나 처음으로 마주한다고 여기면서 합니다. 두 아이 천기저귀를 손빨래를 하고 삶고 다스려서 대던 나날도, 밥살림이건 집살림이건 도맡는 나날도, 읽고 쓰고 나누고 짓는 나날도, 어느 하나조차 똑같을 수 없습니다.


  돌돌돌 구르는 차돌로 살아가려는 살림새입니다. 누구나 돌이고, 누구나 돌아보고, 누구나 동무이고, 누구나 두레이고, 누구나 동그라미입니다. 쉬운말을 새롭게 알아차리려고 하면 누구나 깨어나는 빛이자 님입니다.


ㅍㄹㄴ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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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3.14.


《여동생은 고양이 1

 센코 글·그림/문기업 옮김, 대원씨아이, 2023.1.31.



오늘 드디어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을 집에서 받는다. 큰아이가 빙그레 웃으면서 “이제 아버지는 책을 50권쯤 썼어요?” 하고 묻는다. “잘 모르겠고, 더 될 테지만, 앞으로 더 쓰겠지.” 곁님은 “책이 왜 이렇게 무거워?” 하고 묻는다. “잘못했습니다.” 하고 말하려다가 그저 웃는다. 대전에 있는 〈월간 토마토〉하고, 서울에 계신 글꽃님(동화작가) 한 분한테 부치려고 읍내마실을 한다. 큰아이하고 읍내 한켠에서 다리와 등허리를 쉬며 바람을 쐰다. “아버지, 서울에서도 시골에서도 저 많은 차는 끝없이 어디로 갈까요?” “다들 일하러 갈 텐데, 무슨 일을 하려고 저렇게 바쁠까.” 시골에서는 어린이와 푸름이를 빼고는 거의 안 걷는다. 지팡이를 짚는 할매할배 빼고도 거의 안 걷는다. ‘걷는 스무·서른·마흔·쉰·예순 살’이 참말로 드물다. 《여동생은 고양이 1》를 아이들하고 읽었다. “다른 몸”이되 “하나인 사랑”으로 보금자리를 일구는 고양이네와 사람네 이야기를 차분히 다루는 그림꽃이다. 처음에는 그저 ‘귀염귀염’을 내세우려나 싶었으나, 여러모로 ‘집살림 + 아이와 늘 이야기하는 어버이’라는 얼거리를 따사로이 들려주는 길을 알맞게 펼친다고 느낀다. 아이곁에 서는 붓끝은 언제나 빛나면서 곱다.


#妹は猫 #仙幸 #senko


ㅍㄹ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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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3.9.


《이토 준지의 고양이 일기 욘&무》

 이토 준지 글·그림/장혜영 옮김, 대원씨아이, 2010.3.15.



옆집 밭으로 우리 집 후박나무가 그늘이 지고 잎이 떨어진다고 한다. 울타리 너머로 뻗은 가지를 톱으로 자른다. 굵다란 가지를 자르다가 생각한다. 옆집 밭을 우리 보금자리로 품으면 우람하게 선 후박나무 가지를 잘라야 할 일이 없겠지. 무럭무럭 크는 나무를 사랑하려면 땅을 널찍하게 건사해야겠구나. 나무만 볼 일이 아니고, 땅만 살필 일이 아니다. 나무와 땅, 여기에 나와 곁님과 아이들, 우리 보금자리와 마을과 들숲바다, 푸른별과 파란별로 다르게 가리키되 하나를 그리는 이름, 고루고루 마음에 담을 적에 푸른들과 파란하늘을 짓고 누리는구나 싶다. 《이토 준지의 고양이 일기 욘&무》를 꽤 예전에 읽고서 잊었다가 모처럼 되읽었다. 고양이나 개를 그리는 분이 무척 많은데, 곁짐승을 헤아리고 살피고 사랑하면서 담는 붓끝이란 언제나 애틋하면서 따뜻하구나 싶다. 그리고 ‘이토 준지’는 그야말로 이토 준지답게(?) 고양이를 그리는구나 싶고, 곁님을 그릴 적에 눈알을 안 그리는 붓놀림도 재미나다. 가만히 보면, 이토 준지는 이토 준지로서 그려야지. 너는 너대로 보고 그릴 노릇이다. 나는 나로서 보고 그릴 노릇이다. 저마다 나로서 너로서 우리로서 어울릴 적에 이 별에 즐겁게 노래하는 사랑이 싹트고 자란다고 느낀다.


#いとうじゅんじ #伊藤潤二 #伊藤潤二の猫日記 #よん&む


ㅍㄹ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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