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악상 樂想


 악상을 살리다 → 노래를 살리다

 악상이 떠오르다 → 노래빛이 떠오르다

 되는대로 즉흥적 악상으로 → 되는대로 노래숲으로


  ‘악상(樂想)’은 “1. 음악의 주제, 구성, 곡풍(曲風) 따위에 관한 작곡상의 착상 2. 음악 속에 표현되어 있는 사상”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노래’나 ‘노래꽃·노래빛’으로 다듬습니다. ‘노래빛살·노래빛발·노래빛꽃’이나 ‘노래숲·노래구름·노래마을’로 다듬을 수 있어요. 이밖에 낱말책에 한자말 ‘악상’을 셋 더 싣는데 다 털어냅니다.



악상(惡相) : 1. 흉측한 얼굴 모양 2. 상서롭지 못한 상격(相格)

악상(惡喪) : 수명을 다 누리지 못하고 젊어서 죽은 사람의 상사. 흔히 젊어서 부모보다 먼저 자식이 죽는 경우를 이른다

악상(惡想) : 나쁜 마음이나 생각 = 악념



아니, 지금 좋은 악상이 떠올라서

→ 아니, 막 노래빛이 떠올라서

→ 아니, 문득 노래가 떠올라서

《내 집으로 와요 2》(하라 히데노리/허윤 옮김, 대원씨아이, 2024)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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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살림말 / 숲노래 책넋

2025.3.12. 씨앗은 작다



  아무리 하늘을 찌를 듯이 자라는 우람한 나무 한 그루여도 씨앗은 더없이 작다. 솔꽃이나 잣꽃을 보았는가? 느티꽃이나 단풍꽃을 보았는가? 꽃도 작은데 씨앗은 훨씬 작은 나무가 수두룩하다.


  사람은 안 크다. 사람은 사람만 하다고 할 테지만, 사람도 하나하나 놓고 보면 모두 작다. 사람은 작기에 집을 이루고 마을로 모인다. 사람은 사람답게 살아갈 적에 ‘마을’에서 멈추었다. 그런데 사람답지 않게 벼슬을 노리고 돈을 꾀하고 이름을 드날리려는 무리가 불거지면서 우두머리가 나타났고, 우두머리는 ‘나라’에 ‘서울’에 ‘고을·고장’을 갈랐다.


  작은사람으로 작은살림을 짓는 작은숲을 펴려는 마음을 잊고 잃은 우두머리는 스스로 ‘큰사람’이라고 우쭐거린다. 우두머리를 둘러싼 모든 벼슬아치와 돈바치와 글바치는 ‘큰살림’을 짓는다고 자랑한다. 그들은 ‘큰집’에 ‘큰나라’를 떠벌인다.


  그러나 보라. 아무리 푸른별에서 큰나라를 이루더라도 고작 푸른별 밖에 나가서 보면 콩알조차 아닌 코딱지만 하다. 이웃별이라든지 이웃별누리(은하계)에서 보면 “코딱지에 낀 때”에마저 댈 길이 없을 만큼 초라하도록 조그맣다.


  씨앗은 작기 때문에 다 다른 모든 풀꽃나무가 어울리는 숲을 이룬다. 사람은 작기 때문에 다 다른 모든 사람이 문득 만나서 마음을 나누다가 사랑을 지피고, 보금자리를 이루면서, 아이를 반갑게 맞이한다. 작은사람이기에 작은씨앗처럼 작은아이를 낳고서 작은집을 사랑으로 돌본다.


  스스로 작은씨앗인 작은사람이 아니라고 여긴다면, 이때에는 그저 맛가고 망가지는 굴레로 치닫는다. 작은씨앗이라면 작은책일 텐데, 작은책으로 머물지 않는 모든 ‘큰씨앗’ 흉내를 내는 ‘큰책’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왜 큰책이어야 할까? 왜 많이 팔아서 많이 읽혀야 할까? 왜 어질게 여미어 참하게 읽히는 길로는 안 나아가려고 할까?


  씨앗은 안 싸운다. 씨앗한테는 ‘싸움’이라는 말조차 없다. 씨앗한테는 ‘해바람비’라는 낱말을 바탕으로 놓으면서, ‘나’라는 낱말을 씨눈으로 삼는다. ‘나’를 품기에 ‘낳다’라는 길을 열면서 ‘나아가’고, 어느새 ‘날다’를 품고서 ‘태어난’다.


  글을 쓰고 싶다는 젊거나 늙은 이웃님한테, 배움불굿(입시지옥)에서 고단하다는 푸른 이웃님한테, 시골로 살림터를 옮기고 싶다는 반가운 이웃님한테, 어떻게 해서든 서울에서 푸른길을 열고 싶다는 듬직한 이웃님한테, 으레 읽어 보라고 여쭙는 책은 《아나스타시아 1∼10》이다. 열걸음부터 첫걸음으로 거슬러서 읽으라고 여쭌다. 열걸음을 열 해에 걸쳐서 차분히 읽고 새기고 스스로 돌아보노라면, 어느새 스스로 수수께끼를 다 푼다고 한마디 보탠다.


  여든 살 이웃님도 할 수 있는 일이 넘실넘실 있다. 여덟 살 이웃님도 노래할 수 있는 일이 남실남실 춤춘다. 하루아침에 하려니 얹힌다. 하나씩 하려니 시나브로 모두 이룬다. “즈믄길도 첫걸음부터”라는 옛말이란, 우리가 누구나 알지만 누구나 잊은 즐거운 슬기를 사랑으로 속삭이는 수수께끼라고 느낀다. 왜 “즈믄길도 첫걸음부터”이겠는가? 우리는 모두 작은씨앗인 작은사람인걸. 그러니 작은걸음을 한 발짝 떼면 모두 이룰 수 있다.


ㅍㄹㄴ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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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5.3.11. 괴물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열여덟 살에 이른 큰아이가 문득 ‘괴물’이라는 한자말이 어떤 말밑인지 궁금하다고 물어봅니다. 큰아이한테 작게 실마리만 엮어서 먼저 보여주었습니다. ‘괴(怪) = 心 + 又 + 土’라는 얼거리를 읽어 보라고 했습니다. 이때에 곁님이 큰아이한테 “그런데 ‘괴’는 “무슨 괴”야? 새김이 뭐니?” 하고 묻습니다.


  큰아이는 옥편이건 한자사전이건 네이버사전이건 모든 낱말책이건 ‘怪’를 “괴이할 괴”로 풀어서 도무지 알쏭달쏭했구나 하고 느꼈습니다. 그러나 일부러 이 마음을 꾹 숨기고서 ‘아이 스스로 수수께끼를 푸는 길’을 알려주려고 합니다. 제가 먼저 수수께끼를 다 풀어내면, 아이는 ‘받아먹기’를 배울 뿐입니다. 어버이나 스승이나 동무나 이웃이란, 아이한테 ‘그냥주기’를 하는 사람일 수 없습니다. 아이 곁에 있는 모든 사람은 “씨앗을 심어서 지켜보고 돌아보고 가꾸는 길”을 넌지시 사랑으로 이야기하며 알려주는 몫입니다.


 ‘心 + 又 + 土 = 괴(怪)’인데, ‘마음·가슴 + 오른손·또 + 흙·밭’이라는 밑뜻입니다. 아마 우리 집 큰아이뿐 아니라 웬만한 어른조차 이렇게만 밝혀 놓으면 뭔 소리인지 종잡지 못 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 그러나 여태까지 잘 모르던 수수께끼라면 단숨에 알아내기를 바라지 않아야지요. 차분히 바라보고 지켜보고 돌아보면서 생각을 기울이면 어느새 반짝 별빛이 돋으면서 알아보게 마련입니다.


  마음은 우리가 낱말을 씨앗으로 심은 대로 나아갑니다. 그래서 마음에는 몹쓸씨앗조차 심을 수 있고, 죽음씨앗마저 심을 수 있어요. 온나라 적잖은 벼슬깨비에 돈깨비에 이름깨비는 미움씨앗을 마음에 심더군요. 밭자락에 씨앗을 심었으면 씨앗이 스스로 트도록 기다리고 지켜볼 노릇입니다. 자꾸 손대면 씨앗이 죽습니다. 그리고 사람은 두 손을 나란히 써서 빚고 짓습니다. 오른손이건 왼손이건 한 손만 쓰면 살리지 않고 죽입니다.


  어찌 보면 그냥그냥 낱말풀이 하나일 테지만, 낱말(한자) 하나를 놓고서 꽤 길게 이야기했습니다. 저도 곁님도 큰아이도 작은아이도, 우리는 이 보금자리에서 부스러기(지식·정보)를 얻으려는 마음이 아니거든요.


  낯설면서 다르면서 새롭다는 마음에서 벗어나 두렵거나 무섭거나 꺼린다는 마음이 깃들고 마는 ‘괴·괴물’입니다. 그러나 모든 괴물은 바로 우리 손에서 비롯합니다. 우리 손끝을 사랑이 없는 채 움직이면, 언제나 괴물이 싹틉니다. 우리 손끝을 사랑으로 다독이면 ‘풀’과 ‘나무’가 자라서 ‘숲’을 이뤄요.


ㅍㄹㄴ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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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마실 . 마을책집 이야기


찬비 찬바람 찬꽃 (2024.10.19.)

― 부산 〈스테레오북스〉



  몸을 입기에 몸으로 삶을 누립니다. 몸을 잊고서 꿈길로 가는 밤에는 오롯이 마음으로 잠기면서 새빛을 마주합니다. 몸으로는 느끼고 받아들이고 내보냅니다. 마음으로는 생각이라는 씨앗을 틔우고 숨빛이라는 자리를 돌아봅니다.


  왜 몸이 있어야 하는지, 왜 순이돌이라는 몸이 다른지, 왜 아이어른이라는 길을 걷는지, 어릴적부터 늘 궁금했어요. 그러나 둘레에서는 제대로 이야기해 주지 않았습니다. 왜 마음은 손으로 못 잡는지, 왜 마음은 눈으로 못 본다고 여기는지, 왜 마음이 다쳐도 몸이 아픈지, 왜 마음은 모두 풀고 품을 수 있는지, 어릴때부터 내내 궁금했어요. 그렇지만 마음길을 들려주는 어른을 못 만났습니다.


  어느 날 문득 ‘몸 없는 소리’를 듣습니다. “네가 궁금하면 네가 풀어. 남이 풀지 않아. 남은 궁금하지 않거든.” 적잖은 이웃은 절집에 다닙니다. 절집에 다니는 이웃은 이님한테도 저님한테도 비나리를 하면서 이모저모 묻는 듯하지만, 막상 이웃 스스로 넋에 대고 묻지는 않는다고 느낍니다.


  책을 읽고서 줄거리를 누구한테 물어야 할까요? 책에 깃든 이야기는 누구한테 묻지요? 책으로 무엇을 배울 만한지 누가 알려주어야 하나요? 책쓴이한테 물어보면 뽀족하게 길을 찾나요? 책쓴이가 이미 죽고 없으면 책을 읽어낼 수 없는가요?


  부산에 닿은 한가을 한낮이 우중충합니다. 구름이 짙게 덮습니다. 〈스테레오북스〉로 찾아갑니다. 골목은 시끌시끌하고 책집은 고즈넉합니다. 골목가게에는 손님이 붐비고 책집은 조용합니다. 찻집과 멋집과 밥집을 찾는 여러 이웃은 이곳에 책집이 있는지 모를 만합니다. 책집을 바라보는 책벌레는 이 골목에 다른 무슨 가게가 있는지 아예 안 쳐다봅니다. 서로 보고 싶은 대로 보는 셈입니다.


  몸을 내려놓은 살붙이를 그리며 눈물에 젖는 이웃이 많습니다. 비록 몸은 내려놓더라도 마음은 늘 우리 곁에 있어요. 너나들이로 어울릴 적에는, 서로 아무리 멀리 떨어져서 살아도 한마음입니다. 몸을 내려놓고서 하늘로 떠난 분이라면, 새로 태어나는 아이들이 즐겁게 뛰놀고 신나게 자라기를 바라면서 빙그레 노래하면서 지켜보리라 느낍니다.


  모든 하루는 나를 나로서 나답게 바라보고 찾아보고 알아보는 길이지 싶습니다. 맑고 밝게 스스로 사랑하는 길을 여는 생각씨앗을 마음밭에 심는 오늘이지 싶어요. 늦가을이 코앞인 오늘은 찬비에 찬바람이 곧 밀려들 듯합니다. 가을꽃은 찬꽃마냥 오들오들 떨 테고요. 차가우니 찬날씨일 테고, 차분하면서 찬찬하고 참하니 찬빛이라고 느낍니다. 책 몇 자락을 주섬주섬 읽고 살피고서 일어납니다.


ㅍㄹㄴ


《고을 goeul vol.6 : 부산》(편집부, 로우프레스, 2024.8.16.)

《즐거운 육아를 추구합니다》(배소현, 오늘의기록, 2024.5.8.)

《북성로 맵시》(이준식 사진, 더폴락, 2018.10.20.)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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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집으로 와요 2 - 개정판
하라 히데노리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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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빛꽃 / 사진비평 2025.3.11.

사진책시렁 167


《내 집으로 와요 2》

 하라 히데노리

 허윤 옮김

 대원씨아이

 2024.7.31.



  누구나 하루한끼나 하루두끼나 하루세끼, 또는 하루네끼나 하루닷끼를 먹습니다. 때로는 이틀한끼나 사흘한끼를 먹어요. 열흘한끼나 한달한끼를 할 수 있습니다. 아무튼, 밥을 먹든 물과 바람만 먹든, 다들 받아들이고 내놓습니다. 그러나 밥덩이만큼은 내내 먹지 않습니다. 밥때가 아니라면 굳이 먹어야 할 일이 없습니다. 글을 쓰더라도 내내 쓰지 않습니다. 쓰는 만큼 읽고, 쓰는 만큼 손질하고, 쓰는 만큼 쉬게 마련이에요. 《내 집으로 와요 2》을 펴면, 첫걸음보다 빛꽃 이야기가 가득합니다. 두걸음에서는 조바심을 내다가 조금씩 눈을 뜨는 젊은이가 이리 부딪히고 저리 치이는 삶을 보여줍니다. 스무 살 언저리인 젊은이라서 부딪히지 않아요. 곁에 있는 사람을 스스로 안 알아보려 하기에 부딪힙니다. 이녁은 나중에 서른이나 마흔이나 쉰에 이르러도 똑같이 부딪힐밖에 없습니다. 바로 곁에 있는 사람을 눈여겨보지 않는다면, 온살(100살)이건 두온살(200살)이건 쳇바퀴예요. 무엇을 먹느냐 하면, 보금자리 곁에서 흐르는 숨빛을 먹습니다. 무엇을 쓰느냐 하면, 저마다 제 보금자리에서 짓는 하루를 씁니다. 무엇을 찍느냐 하면, 누구나 스스로 짓고 함께하면서 노래하는 사랑을 찍습니다. 사랑이 없이 찰칵찰칵 손가락질만 하면 사납습니다. 말 그대로 ‘손가락질’이거든요. 사랑으로 찰칵찰칵 한다면 이때에는 손빛놀이입니다. 누구나 똑같은 손과 발과 눈과 귀가 있습니다만, 몸을 다루는 마음에 따라서 아름글이나 아름그림이 태어나고, 밉글이나 밉그림이 불거집니다. 흉내글이나 흉내그림이 왜 나올까요? 시늉글이나 시늉그림이 왜 자꾸 판칠까요? 사랑이 없는 채 추킴질(칭찬)을 받고 싶다는 마음이기에 흉내애 시늉에 훔침질까지 합니다. 사랑이라면 안 훔치고 안 베껴요. 사랑은 스스로 빛나지요. 스스로 빛날 줄 아는 마음이라면, 찰칵이를 오늘 처음 만지는 사람이어도 아름빛을 담아낼 수 있습니다. ㅍㄹㄴ


#部屋においでよ #原秀則


“뭘 찍어야 할지 모르겠다라, 이제야 알겠군.” (13쪽)


“재능 같은 게 아냐.” “아, 오우마 선배.” “그저 솔직할 뿐이지. 리카의 사진은. 찍은 사람의 마음이 전해져 오거든.” … “하지만 이게 제법, 다들 자기도 모르게 빠져버리는 함정이란 말이지.” “함정이요?” “앵글이나 노출이나 그런 테크닉에만 신경 쓰다가, 그만 푹하고 빠져버리거든!” (70, 71쪽)


“돈 걱정하느라 사진도 제대로 못 찍는다면 어처구니없는 일 아냐.” “아, 네, 정말 고맙습니다.” “그 대신, 좋은 사진을 기대할게.” (195쪽)


“이쪽에서 여러 가지 감정을 느끼게 돼. 슬프게 느껴지는 녀석도 있고, 즐겁게 느껴지는 녀석도 있겠지.” “아, 그건 어쩐지 저도 알 것 같아요.” “저 할머니네 집, 오늘 저녁 반찬은 뭘까라거나, 몇 명이 살고 있을까, 그런 감정들. 즉 시오무라의 사진은 피사체의 어떤 일면만을 찍은 게 아니란 말이다. 전후좌우, 위에서 아래까지 모든 면이 보이는 사진.” (234쪽)


“설령 자네가 찍는다는 걸 알았다 하더라도, 내가 하루 더 찍을 수 있었다 하더라도, 나로서는 그 정도로 타오카의 내면으로 들어갈 수는 없었을 테니까.” (301쪽)


“그 사진의 가치를 모르겠다면, 너희들이야말로 별 볼 일 없는 놈들이야.” (314쪽)


+


《내 집으로 와요 2》(하라 히데노리/허윤 옮김, 대원씨아이, 2024)


아니, 지금 좋은 악상이 떠올라서

→ 아니, 막 노래빛이 떠올라서

→ 아니, 문득 노래가 떠올라서

7쪽


매년 하는 연례행사니까

→ 해마다 늘 하니까

→ 해마다 꼭 하니까

133쪽


우리 대학의 히든카드다

→ 우리 뒷심이다

→ 우리 빛힘이다

→ 우리 잠든힘이다

134쪽


피사체의 어떤 일면만을 찍은 게 아니란 말이다. 전후좌우, 위에서 아래까지 모든 면이 보이는 사진

→ 사람을 어떤 한 가지만 찍지 않는단 말이다. 앞뒤왼오, 위에서 밑까지 모든 빛이 보이는 그림

→ 숨빛을 어떤 하나만 찍지 않는단 말이다. 고루고루, 위에서 밑까지 모든 곳이 보이는 빛꽃

234쪽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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