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거리감 距離感


 거리감을 느낄 수 없도록 → 멀다고 느낄 수 없도록

 거리감이 있다 → 아득하다 / 까마득하다

 거리감을 느끼다 → 다르다고 느끼다

 거리감을 주다 → 남남 같다 / 등돌리다 / 가르는 듯하다


  ‘거리감(距離感)’은 “1. 어떤 대상과 일정한 거리가 떨어져 있다고 느끼는 느낌 2.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간격이 있다는 느낌. 보통 친숙하지 않아 서로 마음을 트고 지낼 수 없는 서먹서먹한 느낌을 이른다”처럼 풀이를 하는군요. ‘멀다·멀디멀다·머나멀다·뜨악하다’나 ‘까마득하다·아득하다·아스라하다·서먹하다·데면데면’으로 손질합니다. ‘남·남남·남나라·남누리’나 ‘다르다·다른꽃·다른결’로 손질하고, ‘또다르다·따로·따로따로·외따로’로 손질합니다. ‘떨어지다·동떨어지다·뒤떨어지다·떨어뜨리다’나 ‘가르다·나누다·등돌리다·등지다’로 손질해도 어울립니다. ㅍㄹㄴ



예술가는 그것을 표현하기 위하여 오직 신화적인 거리감(距離感)을 그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었을 뿐이다

→ 꽃바치는 이를 나타내려고 오직 믿음길로 이 틈을 그릴 수 있을 뿐이다

→ 멋잡이는 이를 나타내려고 오직 옛이야기로 이 사이를 그릴 수 있을 뿐이다

《피카소의 게르니카》(J.L.페리에/김화영 옮김, 열화당, 1979) 52쪽


눈을 감고 있어도 거리감은 확실히 느껴진다

→ 눈을 감아도 틈은 또렷이 느낀다

→ 눈을 감아도 얼마나 먼지 낱낱이 느낀다

→ 눈을 감아도 가깝거나 먼 곳을 바로 느낀다

《유리가면 48》(미우치 스즈에/서수진 옮김, 대원씨아이, 2012) 69쪽


거리감을 느꼈다

→ 멀다고 느꼈다

→ 멀구나 싶었다

→ 동떨어지네 싶다

《이 작은 책은 언제나 나보다 크다》(줌파 라히리/이승수 옮김, 마음산책, 2015) 103쪽


‘내 삶의 주인은 나’라고 했을 때는 잘 와닿지 않았는데 ‘나는 생활인이다’라고 마음속으로 선언하는 것은 비교적 거리감이 없었다

→ ‘내가 삶지기’라고 할 때는 잘 안 와닿는데 ‘나는 살림꾼이다’라고 할 때에는 제법 와닿았다

→ ‘내가 삶을 짓는다’고 할 때는 잘 안 와닿는데 ‘나는 살아간다’라고 할 때에는 꽤 와닿았다

《동네 헌책방에서 이반 일리치를 읽다》(윤성근, 산지니, 2018) 10쪽


높임말을 쓰면 거리감이 느껴지고 낮춤말은 가깝지만 거칠게 느껴져요

→ 높임말을 쓰면 멀다고 느끼고, 낮춤말은 가깝지만 거칠다고 느껴요

→ 높임말은 멀다고 느끼고, 낮춤말은 가깝지만 거칠다고 느껴요

《생각이 깊어지는 열세 살 우리말 공부》(변택주, 원더박스, 2025)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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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경제력 經濟力


 경제력이 커지다 → 살림이 늘다

 경제력이 집중되다 → 돈이 모이다

 경제력을 과시하다 → 쌈지를 자랑하다


  ‘경제력(經濟力)’은 “[경제] 경제 행위를 하여 나가는 힘. 개인의 경우는 보통 재산의 정도를 이르고, 국가나 기업의 경우는 생산력이나 축적된 자본 따위를 종합한 힘을 이른다”처럼 풀이하는데, ‘돈·돈값·돈주머니’나 ‘살림’으로 고쳐씁니다. ‘쌈지·주머니’나 ‘넉넉하다’로 고쳐써도 되어요. ㅍㄹㄴ



이제는 경제력 있는 어른이니까

→ 이제는 돈 있는 어른이니까

→ 이제는 살림하는 어른이니까

→ 이제는 넉넉한 어른이니까

《아리송한 꽃》(카와치 하루카/별무리 옮김, 삼양출판사, 2014) 67쪽


특히 고립되고 경제력이 낮은 독거노인은 선택지가 없습니다

→ 더구나 외롭고 돈 적은 홀어르신은 길이 없습니다

→ 더욱이 홀로살며 돈없는 늙은이는 어쩔 길 없습니다

《80세 마리코 13》(오자와 유키/이은주 옮김, 대원씨아이, 2020) 28쪽


모자가정의 약점은 경제력

→ 어이아들집은 돈이 적다

→ 어이아들집은 살림이 팍팍

《와, 같은. 1》(아소 카이/김진수 옮김, 대원씨아이, 2021) 159쪽


부모님의 도움을 받거나 돌봄을 외주화할 수 있는 경제력을 가진 이였다

→ 어버이가 돕거나 남이 돌봐줄 수 있는 돈이 있는 이였다

→ 어버이가 돕거나 돈으로 돌봄손길을 받을 수 있는 이였다

《신경쇠약 직전의 여자》(이계은, 빨간소금, 2024) 23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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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성정 性情


 성정이 거칠다 → 마음이 거칠다 / 속이 거칠다

 성정이 어질고 착한 사람 → 숨결이 어질고 착한 사람

 성정도 온순하여 → 바탕도 부드러워 / 밑동도 나긋하여


  ‘성정(性情)’은 “성질과 심정. 또는 타고난 본성 ≒ 성식·성품”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결·피’나 ‘마음·맘’으로 손봅니다. ‘마음결·마음새·마음밭·마음보’나 ‘마음빛·마음씨·마음차림’으로 손봐요. ‘숨·숨결·숨빛·숨꽃·숨통·숨소리’나 ‘속꽃·속내·속빛·속길’로 손볼 만하고, ‘삶길·삶꽃·삶맛·삶멋·삶소리’나 ‘밑·밑동·밑빛·밑뿌리·밑바탕·바탕’으로 손봅니다. 이밖에 낱말책에 한자말 ‘성정’을 둘 더 싣는데 다 털어냅니다. ㅍㄹㄴ



성정(成丁) : [역사] 남자가 나라에 의무를 져야 하는 열여섯 살이 됨. 또는 그 나이의 남자

성정(聖情) : 천자(天子)의 심정



자신의 성정을 굳이 바꾸지 않고

→ 제 마음을 굳이 바꾸지 않고

→ 제 숨결을 굳이 바꾸지 않고

《아이를 크게 키운 고전 한마디》(김재욱, 한솔수북, 2020) 96쪽


지나친 것을 싫어하는 성정과도 통하는 것이지만

→ 지나치기를 싫어하는 마음과도 닿지만

→ 지나치기가 싫은 숨결과도 어울리지만

《정확하고 완전한 사랑의 기억》(호원숙, 세미콜론, 2021) 18쪽


아바마마의 성정을 잘 아시잖습니까

→ 아바마마 마음씨를 잘 아시잖습니까

→ 아바마마 숨빛을 잘 아시잖습니까

《새내기왕 세종》(권오준·김효찬, 책담, 2021) 37쪽


그럼에도 겨울을 좋아하는 건 어쩌면 모순된 성정이다

→ 그런데도 겨울을 반기면 엇갈린 듯하다

→ 그런데도 겨울을 즐기면 어긋난 듯하다

《겨울의 언어》(김겨울, 웅진지식하우스, 2023) 15쪽


엄마의 성정을 알기에

→ 엄마 마음을 알기에

→ 엄마 마음새를 알기에

《신경쇠약 직전의 여자》(이계은, 빨간소금, 2024) 12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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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5.5.21.

오늘말. 짚다


목소리만 고래고래 앞세울 적에는 스스로 안 한다는 뜻입니다. 말로는 읊으나 제날짜를 안 지킬 적에는 남한테 떠넘긴다는 뜻입니다. 죽음집이라서 안 살 만하지 않습니다. 누가 삶을 잇지 못 한 채 수렁으로 남은 집이라면, 우리가 이러한 수렁을 씻을 수 있어요. 남이 달래거나 다독이거나 풀어야 하지 않습니다. 누구나 스스로 멍울을 달래고 생채기를 다독이면서 새살이 돋아요. 저마다 곱씹고 언제나 헤아리면서 차근차근 짚으면서 바꿉니다. 하나하나 세고 곰곰이 되짚고 다시 따지면서 가꿉니다. 어느 일을 하건 늦지 않습니다. 무슨 말을 하건 알맞습니다. 언뜻 보면 제때 못 하고 미적거리는 듯하지만, 이동안 배워야 할 나날이 있어요. 얼핏 보면 도무지 안 걸맞을 뿐 아니라 왁왁 소리칠 뿐이지만, 이러면서 배워야 할 길이 있더군요. 처음에는 그저 낱말 하나일 테지만, 서로 말하고 나누고 생각하고 돌아보는 사이에 말씀(말씨)으로 피어나더니, 어느새 말꽃으로 피고 말숲을 이룹니다. 첫발을 뗄 적에는 마냥 허울을 내걸거나 앞세우며 딱딱 때리는 듯하더니, 되새기고 되살피노라니 늘 다르게 뜻이 있구나 싶습니다. 이제 셈밭을 갈면서 제대로 바라봅니다.


ㅍㄹㄴ


말·말꼴·말붙이·말씀·말하다·목소리·목청·걸다·내걸다·고래고래·앞세우다·외치다·읊다·읊조리다·뜻·소리·소리치다·하다 ← 주의주장(主義主張)


제때·제대로·제날·제날짜·늦지 않다·안 늦다·맞다·알맞다·걸맞다·들어맞다·딱·좋다 ← 정시(定時)


죽은집·죽음집·께름집·꺼림집·수렁집 ← 사고물건(事故物件·じこぶっけん/사고매물)


세다·셈하다·셈꽃·셈빛·셈밭·짚다·따지다·곱씹다·헤아리다·돌아보다·둘러보다·돌이키다·되짚다·되새기다·되살피다·되씹다 ← 결산(決算)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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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삶말/사자성어] 소파수술



 소파수술 후 몸조리를 한다 → 긁어내고서 몸을 돌본다

 소파수술이 필요하다고 진단한다 → 긁어야 한다고 여긴다


소파수술(搔爬手術) : [의학] ‘긁어냄술’의 전 용어

긁어냄술(-術) : [의학] 자궁의 속막을 긁어내는 수술. 자궁 속막의 병을 치료하거나 유산을 하였을 때 자궁 속의 내용물을 긁어내기 위해서 하며, 인공 유산을 시키기 위해서도 한다



  ‘긁다·긁어내다’를 한자말로 ‘소파(搔爬)’라 한다는군요. 낱말책을 살피면 ‘소파수술·소파술’이 있습니다만, 말을 어렵게 꼬아서 써야 하지 않습니다. ‘꺼내다’나 ‘훑다·훑어내다’로 나타낼 수 있습니다. ㅍㄹㄴ



계류유산으로 소파수술을 받은 뒤 한동안 상실감과 함께, 불운을 겪었다는 충격과 자기연민으로부터 좀처럼 헤어나지 못했다

→ 죽은낳이라서 긁어낸 뒤 한동안 망가졌고, 가싯길을 겪었기에 괴롭고 눈물이 흘러서 좀처럼 헤어나지 못했다

《신경쇠약 직전의 여자》(이계은, 빨간소금, 2024) 3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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