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738 : -의 죽음 재촉 향해 있


잎의 죽음을 재촉하는 바람이 나를 향해 불어오고 있다

→ 잎을 떨구는 바람이 나한테 불어온다

→ 바람은 잎을 흔들며 나한테 불어온다

《니체 읽기의 혁명》(손석춘, 철수와영희, 2024) 73쪽


바람이 불며 잎을 흔듭니다. 잎은 스스로 말라서 떨어지기도 합니다. 잎이 말라갈 즈음 휘몰아치는 바람에 어느새 톡 떨구기도 하고요. 바람은 나무를 스쳐서 나한테 불어옵니다. 잎은 나뭇가지에서 땅으로 자리를 옮길 뿐이기에 “잎의 죽음”이라 말하기에는 어쩐지 안 어울립니다. 잎은 그저 흔들리다가 떨어질 뿐입니다. 잎은 새길을 나아갑니다. 죽음도 새길을 나타내기는 하되, 잎은 나무를 새롭게 북돋우려고 땅으로 갈 뿐인걸요. ㅍㄹㄴ


재촉(催促) : 어떤 일을 빨리하도록 조름 ≒ 최촉·최회

향하다(向-) : 1. 어느 한쪽을 정면이 되게 대하다 2. 어느 한쪽을 목표로 하여 나아가다 3. 마음을 기울이다 4. 무엇이 어느 한 방향을 취하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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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궂은 말씨 1739 : 친구들 매혹적으로 만드는 데 일조


친구들을 더욱 매혹적으로 만드는 데 일조했다

→ 동무를 더욱 멋지게 보여주었다

→ 동무를 더욱 눈부시게 보여주었다

《마음의 서재》(정여울, 천년의상상, 2015) 57쪽


영어 ‘make’를 잘못 옮기면서 아무 곳에나 ‘만들다’를 넣고 맙니다. 우리는 “친구들을 멋지게 만들” 수 없습니다. 우리가 동무를 도와서 멋지게 보여줄 수는 있습니다. 우리가 힘을 보태고 동무도 스스로 애쓰기에, 동무는 뭇사람 앞에서 눈부시게 일어섭니다. ㅍㄹㄴ


친구(親舊) : 1. 가깝게 오래 사귄 사람 ≒ 친고(親故)·동무·벗·친우(親友) 2. 나이가 비슷하거나 아래인 사람을 낮추거나 친근하게 이르는 말

매혹적(魅惑的) : 남의 마음을 사로잡아 호리는 힘이 있는

일조(一助) : 얼마간의 도움이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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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궂은 말씨 1740 : 나의 메모 -된다


나의 글쓰기는 언제나 메모에서 비롯된다

→ 나는 언제나 쪽글부터 쓴다

→ 나는 언제나 쪽글에서 글감을 찾는다

《글쓰는 여자의 공간》(타니아 슐리/남기철 옮김, 이봄, 2016) 13쪽


나는 씁니다. 너도 씁니다. 우리는 쓰지요. 저마다 이 삶을 씁니다. 그때그때 쪽글로 남겨 놓고서 차근차근 살을 입힙니다. 일하거나 쉬다가 떠오르는 대로 가볍게 적바림한 뒤에, 천천히 새기고 느긋이 돌아보면서 줄거리를 입힙니다. ㅍㄹㄴ


메모(memo) : 다른 사람에게 말을 전하거나 자신의 기억을 돕기 위하여 짤막하게 글로 남김. 또는 그 글. ‘기록’, ‘비망록’, ‘적바림’, ‘쪽지 기록’으로 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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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 없애야 말 된다

 자동기술적


 자동기술적으로 사용하다 → 냉큼 하다 / 그대로 하다 / 막바로 하다


  ‘자동기술적’은 낱말책에 없고, 이런 말을 쓸 까닭조차 없을 텐데, 낱말책에 “자동기술법(自動記述法) : [예체능 일반] 프랑스의 초현실주의 예술 운동에서 제창된 표현 기법. 이성이나 기존의 미학을 배제하고 무의식의 세계에서 생긴 이미지를 그대로 기록하는 것으로, 주로 시(詩)와 회화에서 행하여졌다 = 자동법”처럼 풀이하는 올림말이 있습니다. ‘자동적(自動的)’은 “1. 다른 힘을 빌리지 아니하고 저절로 움직이거나 작용하는 2. 의사와 상관없이 이루어지거나 어떤 절차 없이 바로 이루어지는”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기술적(記述的)’은 “대상이나 과정의 내용과 특징을 있는 그대로 열거하거나 기록하여 서술하는”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여러모로 보면 ‘저절로·절로·스스로’나 ‘알아서·몸소·맨몸으로·뼛골’로 손볼 만합니다. ‘바로·막바로·댓바람’이나 ‘그대로·그냥·덩달아·두말없이’로 손보아도 됩니다. ‘곧바로·곧장·곧·이내’이나 ‘바야흐로·고스란히·어느새·시나브로’나 ‘으레·늘·언제나’로 손보아도 어울리고요. 또는 “있는 그대로”나 ‘꾸밈없이’로 풀어낼 만하고, ‘쓰다·적다·옮기다’로 풀어내어도 됩니다. ㅍㄹㄴ



그야말로 자동 기술적으로 나온 동어반복이라 할 수 있겠는데

→ 그야말로 저절로 되풀이했다고 할 수 있는데

→ 그야말로 그냥 똑같이 말했다고 할 수 있는데

《인간의 교사로 살다》(윤지형, 교육공동체벗, 2019)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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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말/사자성어] 아전인수



 서로들 아전인수 격으로 → 서로들 저희 좋은 쪽으로 / 서로들 제멋대로

 궤변이 생기고 아전인수가 되어 → 거짓이 생기고 저만 치켜세워 / 꾸미고 제멋대로


아전인수(我田引水) : 자기 논에 물 대기라는 뜻으로, 자기에게만 이롭게 되도록 생각하거나 행동함을 이르는 말



  제 논에 물을 대는 일이란, “저희만 좋자”는 뜻입니다. “나만 좋다”면 그만이라는 몸짓이지요. 이는 ‘나만·나만 잘되기·나만 잘살기·나만 알다·나먼저·나부터’나 ‘저만·저만 알다·저만 즐기다·저먼저·저부터’로 그릴 만합니다. “저만 좋게·제 입맛대로·저희만 좋게·저희 입맛대로”라 해도 되어요. ‘제멋대로·제맘대로·젬것·젬치’나 ‘마음대로·맘대로·멋대로’라 할 만하고, ‘아무렇게나·엉너리·엉터리·함부로’나 ‘억지·어거지·악지·안 어울리다·앞뒤 안 맞다’라 하면 되어요. ‘떼쓰다·떼쟁이·떼거리·마구·마구마구’나 ‘어이없다·어처구니없다·얼척없다’나 ‘터무니없다·턱없다·틀리다’라 해도 어울립니다. ‘우습다·우스꽝스럽다·웃기다’나 ‘깁다·기우다·끼워맞추다·꿰맞추다·둘러맞추다’라 하고, ‘꼴값하다·망탕·맞지 않다·올바르지 않다’라 하지요. ‘지랄·지랄잔치·징징거리다·말과 삶이 다르다·말 같지 않다’나 “씨나락 까먹는 소리·종잡을 길 없다”라 할 수 있습니다. ㅍㄹㄴ



아전인수 격이나 자기 멋대로 한자를 해석하지 말고 원래의 뜻대로 읽자는 것이다

→ 입맛대로나 제멋대로 한자를 풀이하지 말고 참뜻대로 읽자는 얘기이다

→ 제멋대로나 함부로 한자를 풀이하지 말고 말뜻 그대로 읽자는 소리이다

《한글의 발명》(정광, 김영사, 2015) 22쪽


급조와 변조의 계획을 맞추려고 각종 근거자료를 아전인수 격으로 사용했다

→ 얼렁뚱땅 바꾸고 맞추려고 온갖 밑글을 아무렇게나 다루었다

→ 후다닥 바꾸고 맞추려고 갖은 밑동을 엉터리로 다루었다

→ 서둘러 바꾸고 맞추려고 갖가지 밑판을 마구마구 다루었다

《비판적 생명 철학》(최종덕, 당대, 2016) 106쪽


스스로 지옥에 떨어지게 되었음을 고백한 것이라며 웃기는 아전인수를 했다고

→ 스스로 불굿에 떨어졌다고 털어놓았다며 웃기는 소리를 했다고

→ 스스로 불가마에 떨어졌다고 밝혔다며 웃기는 억지라고

《인간의 교사로 살다》(윤지형, 교육공동체벗, 2019) 3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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