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책방은 모두들 비슷비슷하게 생겼습니다. 헌책방마다 갖춘 책은 어슷비슷하달 수 있습니다. 그런데, 모두들 비슷비슷하게 생기고 저마다 어슷비슷하달 책을 갖추었다고 합니다만, 어느 헌책방에 가든 똑같다는 느낌이 들지 않습니다. 똑같은 책을 갖추었다지만 다 다른 헌책방이고, 다 다른 사람이 일구는 헌책방이며, 다 다른 이야기가 서린 헌책방입니다. 다 다른 헌책방에서 똑같은 책을 장만하는 동안 다 다른 이야기를 한결같이 받아들입니다. (4344.3.19.흙.ㅎㄲㅅㄱ)


- 2010.10.14. 서울 강동헌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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旅ゆけば猫―ニッポンの猫寫眞集 (大型本)
이와고 미츠아키 / 日本出版社 / 2005년 10월
평점 :
품절




 사랑하고 아끼면서 사진을 찍기
 [잘 읽히기 기다리는 사진책 22] 이와고 미츠아키(岩合光昭), 《旅ゆけば猫》(日本出版社,2005)



 사진이 사람들한테 차츰 퍼지면서 누구나 하는 말이 있습니다. 제아무리 이름나거나 손꼽히는 사진쟁이라 하더라도 ‘사랑하는 내 짝꿍’을 사진으로 담을 때에는 사진찍기에 풋내기나 새내기라 하더라도 전문 사진쟁이보다 훨씬 잘 찍는다고.

 사진 풋내기나 사진 새내기일지라도 내 짝꿍을 사진으로 가장 잘 담는 사람은 남이 아니라 나입니다. 전문 사진쟁이가 제아무리 멋진 솜씨를 뽐내더라도 ‘짝꿍을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만큼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찍히기 어렵습니다. 우리 집 아이를 사진으로 담을 때에도 다른 사람이 찍을 때하고 내가 찍을 때에는 사뭇 다릅니다. 같은 자리에서 바라보며 사진으로 담더라도 내 아이를 내가 담을 때랑 내 아이를 다른 사람이 담을 때랑 놀랍도록 다릅니다.

 사랑하는 내 짝꿍은 사진기 다루는 솜씨로 담을 수 없습니다. 사랑하는 내 짝꿍이기 때문에 오로지 사랑하는 마음길과 눈길과 손길로 담을 뿐입니다.

 전문 사진쟁이가 ‘돈을 내어 주문한 사진’을 누구보다 잘 찍는 까닭은 달리 있지 않습니다. ‘돈을 내어 주문한 사람 입맛과 눈맛’에 맞추어서 찍으니까, 돈을 치르며 사진을 사는 사람한테 가장 어울리거나 걸맞거나 쓸모있는 사진을 낳습니다. 사진 풋내기나 사진 새내기는 ‘돈을 내어 주문한 사람 입맛과 눈맛’을 아직 모릅니다. 섣불리 내 목소리나 내 눈길을 집어넣습니다.

 상업사진을 하는 사람은 상업사진밭에서 가장 뛰어나거나 훌륭합니다. 그러나, 상업사진밭에서는 상업사진일 뿐이지, 다른 사진밭에서까지 뛰어나거나 훌륭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른 사진밭에서는 제법 잘 찍는다 할 수 있겠지요. 다큐사진을 하는 사람한테도 다큐사진밭에서 가장 뛰어나거나 훌륭하다 할 테지요. 그러나 다큐사진을 하는 사람이 상업사진밭에서든 다른 사진밭에서든 뛰어나거나 훌륭하기는 만만하지 않습니다. 그저 내 사진밭에서 내 솜씨를 빛낼 뿐입니다. 내 짝꿍을 사랑하는 사람은 내 짝꿍을 사랑하는 데에서 누구보다 돋보이거나 아름답습니다. 어느 누구도 이 자리를 넘보거나 건드리지 못해요.

 사진찍기란 손놀림이나 손맛이나 손재주가 아닙니다. 사진찍기는 저마다 살아가는 자리에 걸맞게 제 삶을 맞추어 사랑하는 손길이자 마음길이자 눈길입니다. 상업사진을 한대서 더 나쁠 까닭이 없고 다큐사진을 한대서 더 좋을 일이 없습니다. 상업사진은 상업사진대로 아름답고, 다큐사진은 다큐사진대로 어여쁘며, 내 짝꿍 찍는 사진은 내 짝꿍 찍는 사진대로 아리땁습니다.

 이와고 미츠아키(岩合光昭) 님이 고양이 삶자락을 담은 사진책 《旅ゆけば猫》(日本出版社,2005)를 들여다봅니다. “길을 떠나면 고양이”나 “마실을 가면 고양이”나 “나들이길에는 고양이”라 할 만한 이 사진책을 찬찬히 돌아보면서 아이와 함께 즐겁습니다. 우리 집 아이는 고양이라든지 개라든지 온갖 짐승이 나오는 그림책이나 사진책을 퍽 좋아합니다. 네 살 난 아이한테 이 책을 내밀었더니 “벼리 책이야.” 하면서 제 어머니나 아버지조차 못 보게 가슴으로 꼭 껴안기까지 합니다. “너, 밥 먹던 손으로 책을 만지면 책이 더러워지지.” 하며 수건을 내밉니다. 아이는 옷에다 손을 슥 문지르다가 수건으로 손가락 사이사이 말끔히 닦습니다. 그러고는 제 곁에 이 사진책을 놓습니다. 이러다가다 다른 놀이를 하며 책은 어느새 잊지만.

 고양이 사진으로 가득한 《旅ゆけば猫》를 여러 번 가만히 넘기면서 생각합니다. 이토록 길고양이나 골목고양이나 바다고양이나 시골고양이를 푸근하면서 따사로이 담는 사람은 드물겠구나 싶습니다. 그러나 고양이를 사랑하거나 아끼는 이라면, 누구나 이만큼이든 저만큼이든 그만큼이든 사진으로 담을 수 있겠지요. 고양이를 사랑하거나 아끼는 사람이 아니라면 이런 사진이든 저런 사진이든 그런 사진이든 꿈조차 꾸지 않을 뿐더러 생각마저 안 할 테고요.

 이와고 미츠아키 님은 고양이를 사랑하거나 아끼는 넋으로 사진을 찍습니다. 달리 남다른 장비를 쓴다거나 남다른 솜씨를 부리지 않습니다. 꼭 고양이 눈높이와 삶높이에 걸맞게 마주하면서 사진놀이를 즐깁니다.

 이와고 미츠아키 님은 고양이를 사진으로 ‘잘 찍지’ 않습니다. 이와고 미츠아키 님은 모든 고양이를 고양이 그대로 사랑하며 아낍니다. 모든 고양이를 고양이 그대로 사랑하며 아끼는 마음밭으로 고양이를 당신 ‘사진감으로 고릅’니다.

 오래도록 깊고 넓게 사랑하는 길이기에, 이와고 미츠아키 님 눈에 고양이가 들어오면 고양이를 살가우며 푼더분하게 담습니다. 이와고 미츠아키 님 눈에 여느 일본 살림집이 들어오면 이 여느 일본 살림집을 어여쁘며 빛곱게 담습니다. 이와고 미츠아키 님 눈에 바닷마을 사람들 모습이 들어오면 이 바닷마을 사람들 모습을 애틋하며 곱게 담습니다.

 사진을 잘 찍는 길이란 없습니다. 사진기를 잘 다루는 법이란 없습니다. 그저 꾸준히 찾고 돌보는 사람으로 살아갈 뿐입니다. 그예 내 사진기를 사랑하며 아끼고 돌볼 줄 알면 됩니다.

 내 사랑하는 짝꿍은 내 사랑하는 짝꿍 그대로 사진으로 옮기면 됩니다. 더 예뻐 보이도록 찍을 까닭이 없습니다. 더 멋져 보이도록 찍어야 하지 않습니다. 더 아름답게 보이도록 찍는다든지 더 귀엽게 느끼도록 찍을 일이란 없어요. 기쁠 때에는 기쁜 빛을 담고, 슬플 때에는 슬픈 빛을 담으며, 괴로울 때에는 괴로운 빛을 담습니다. 고단할 때에는 고단한 빛을 담고, 좋아할 때에는 좋아한 빛을 담으며, 아플 때에는 아픈 빛을 담습니다.

 함께 살아가는 옆지기로서 사진을 담습니다. 이와고 미츠아키 님 고양이 사진은 ‘고양이를 잘 찍자’라든지 ‘고양이를 좋아하자’라든지 ‘고양이가 예뻐’라든지 ‘고양이가 으뜸이야’라든지 외치는 사진이 아닙니다. 곁에서 더없이 사랑하면서 아낌없이 어깨동무하는 삶을 나란히 마주하는 이야기를 꽃피우는 사진입니다.

 사랑하면 넉넉합니다. 아끼면 즐겁습니다. 좋아하면 아름답습니다. 믿으면 따사롭습니다. 사진을 찍고픈 분이라면 사진기를 장만하기 앞서, 내 삶을 사랑하고 내 동무를 아끼는 마음을 다스려야 합니다. (4344.3.19.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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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윌리엄 스타이그


 윌리엄 스타이그 님 그림책을 들여다볼 때마다 이분이 얼마나 전쟁을 싫어하는지를 느낍니다. 윌리엄 스타이그 님 그림책을 펼칠 때마다 이분이 ‘전쟁이 몹시 좋아하는 나머지 전쟁무기 만들기와 전쟁하기를 그치지 않는 미국’이라는 나라와 ‘미국을 닮은 나라’를 얼마나 미워하는지를 느낍니다.

 그런데 윌리엄 스타이그 님 그림책에는 미움이나 짜증이나 싫음이나 괴롭힘 따위는 조금도 깃들지 않습니다. 참으로 너그러운 사랑과 더없이 우스꽝스러운 괴물만 나옵니다. 너그러운 사랑은 우스꽝스러운 괴물을 감싸고, 우스꽝스러운 괴물은 고이 흙으로 돌아가 너그러운 사랑 손길로 어루만지는 거름이 됩니다.

 사랑이란 전쟁이 아닙니다. 무기를 든 사랑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사랑은 따뜻합니다. 차가운 사랑이란 어디에도 없습니다.

 사랑에는 진보가 없고 보수가 없습니다. 사랑은 진보나 보수로 나누지 못합니다. 사랑은 오로지 사랑입니다. 사랑이기에 그예 사랑입니다. 사랑이라는 마음이기 때문에 밥 굶는 사람 누구나 이웃으로 여겨 따뜻한 밥그릇을 건넵니다. 밥 굶는 사람이 진보라서 한 술을 더 뜨거나 밥 굶는 사람이 보수라서 한 술을 덜지 않습니다. 밥 굶는 사람이 전태일이기에 반찬을 열 가지 더 내놓는다거나 밥 굶는 사람이 전두환이라서 굶어죽으라고 걷어차지 않습니다.

 사랑은 예쁜 꽃한테도 햇볕을 나누어 주고, 사랑은 미운 꽃한테도 햇볕을 펼쳐 줍니다. 사랑이기에 누구나 떠 마실 수 있는 시원한 물입니다. 사랑인 까닭에 누구라도 기쁘게 숨쉴 수 있는 맑은 바람입니다. (4344.3.18.쇠.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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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와고 미츠아키


 이와고 미츠아키(岩合光昭) 님 고양이 사진은 한국에도 제법 알려졌습니다. 이와고 미츠아키 님으로서는 이와고 미츠아키 님이 사귀거나 마주하는 고양이를 담을 뿐인데, 이와고 미츠아키 님이 담은 고양이 사진을 보는 사람 가운데 ‘고양이를 가장 잘 찍는’ 사진쟁이라는 이름이나 ‘골목고양이를 가장 잘 담는’ 사진쟁이라는 이름을 붙이는 이들이 있습니다.

 이와고 미츠아키 님이 고양이나 골목고양이만 사진으로 찍을 턱이 없습니다만, 널리 알려진 당신 사진은 고양이요, 이 가운데에서도 골목고양이입니다. 그런데 이와고 미츠아키 님 사진에 나오는 고양이들은 여느 길고양이나 골목고양이하고 사뭇 다르곤 합니다. 바닷가에 사는 바다고양이가 있고, 시골에 사는 시골고양이가 있어요. 다만, 들고양이는 없지 않느냐 싶은데, 한국에서는 쉽게 찾아보기 어려운 일본 사진책으로는 들고양이 사진 또한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와고 미츠아키 님 사진에 나오는 고양이 가운데에는 집고양이도 제법 있습니다. 그런데, 집고양이이든 길고양이이든 골목고양이이든 바다고양이이든 시골고양이이든 똑같이 고양이입니다. 고양이 삶을 고양이 눈높이에서 바라보며 고양이 사랑과 꿈을 사진이야기로 살포시 옮깁니다.

 이와고 미츠아키 님이 동네사람이든 마을사람이든 시골사람이든 도시사람이든 찍는다면 여느 사람 눈길이나 손길하고 사뭇 다를 테지요. 당신은 당신대로 사람을 사랑하는 결이 다르니까요. 더 가까이 다가선다든지 조금 멀찍이 떨어진다는 대목이 다르지 않습니다. 그저 사람과 사람으로 마주하는 매무새일 뿐입니다. 고양이와 사람은 똑같은 목숨이고, 사람과 사람도 한결같은 목숨입니다. 가난하든 가멸차든 서로 마찬가지인 사람이며, 잘났든 못났든 사랑스러운 사람입니다.

 고양이 삶자락을 빌어, 서로 사랑하며 어울리는 예쁘며 고마운 다 다른 이야기를 사진으로 그리는 사람이 이와고 미츠아키 님이라고 말해야, 조금이나마 어울리는 이름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4344.3.19.흙.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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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가를 닦으며 책읽기


 두 달쯤 뒤에 태어날 아이를 생각합니다. 첫째 아이를 잠자리에 재우고 나서 볼과 이마에 뽀뽀를 하고 머리와 이마를 쓸다가는 가슴을 살포시 토닥이면서 생각합니다. 잠들기 앞서 방바닥에 곯아떨어진 아이를 품으로 바싹 안아들어서 옆방으로 옮기기 앞서 오줌그릇에 앉혀 쉬를 누도록 합니다. 아이는 자는 채로 쉬를 눕니다. 쉬를 누이기 앞서는 아이 코를 뚫고 입가와 얼굴을 소금물로 닦았습니다. 코에 물을 넣고 손수건으로 킁킁 하도록 했으나 코가 나오지 않아 솜막대기를 콧구멍에 넣고 살살 돌립니다. 요즈막에는 아이가 흥 하고 코풀이를 제법 하지만, 코풀이를 하더라도 안 나오는 코딱지가 안쪽 콧등에 붙기 일쑤입니다. 굵직한 건더기가 하나씩 묻어 나옵니다. 아이 코를 뚫기 앞서는 아버지가 하는 일인 1인잡지 만들기를 하느라 헌책방 길그림 하나를 그린다며 책상맡에 앉았습니다. 아이는 아버지가 하는 양을 바라보며 저도 공부한다며 종이에 연필로 그림을 그렸습니다. 그러더니 아버지가 옆에서 책을 읽자 저도 제가 좋아하는 책을 무릎에 올려놓고 몇 장 펼칩니다. 이에 앞서는 밥을 차리고 새 반찬 한 가지를 해서 아이하고 저녁을 먹었습니다. 아이는 밥을 안 먹고픈지 자꾸 땡깡을 부리는데, 새 반찬으로 삶은달걀이랑 능금을 잘라 넣고 말린포도와 땅콩을 넣은 다음 상추를 썰어 버무림을 했기 때문에, 이 반찬으로 살살 부르니 아이는 저녁을 맛나게 먹어 줍니다.

 아이는 새근새근 잠들었습니다. 잠든 아이를 바라보며 겨우 한숨을 돌립니다. 아침부터 씨름하던 아이는 이제 꿈나라로 빠져들었습니다. 아버지는 기지개를 켜면서 비로소 아버지 일을 할 만합니다. 아이가 깬 동안에는 참말 아무 일을 할 수 없습니다. 바야흐로 봄이니, 아이가 깬 동안에 논둑이나 멧자락을 따라 함께 거닐며 봄풀을 뜯어 새 반찬을 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그저께 논둑을 두리번두리번 살필 때에는 아직 뜯을 만한 풀이 잘 안 보였습니다.

 잠든 아이 곁에서 공책에 글을 몇 줄 적습니다. 글을 몇 줄 적은 다음 책을 두어 권 조금씩 읽습니다. 그제부터 야금야금 읽던 책 하나는 이제 마무리짓습니다. 아이 낳기 앞서 얼른 읽을 책은 아직 다 못 읽었습니다. 새로 맞이할 이듬날에는 이불을 다 끄집어내어 털고 온 집안을 쓸고 닦으며 치우자고 생각합니다. 이러다 보면 아버지는 책읽기나 글쓰기는 영 할 수 없겠지요. 아버지로서 할 일이란 집살림하고 아이하고 놀기가 될밖에 없겠지요.

 그래, 아이 낳아 살아가는 아버지로서 책을 읽거나 글을 쓰려면 발버둥을 쳐야 합니다. 그야말로 악을 써야 합니다.

 그렇지만, 발버둥을 치는 삶이어야 한다지만, 발버둥으로 허우적거리고 싶지는 않습니다. 지쳐 나가떨어지는 나날이 되풀이되지만, 그냥 지쳐 나가떨어지고만 싶지는 않습니다. 악을 쓰듯 버티지 않고서야 책 한 줄 읽을 수 없습니다만, 악을 쓰면서 책을 읽고 싶지는 않습니다. 용을 쓰고 견디지 않는다면 글 한 줄 쓸 기운을 내지 못합니다만, 그렇다고 용만 쓰는 글이란 나부터 그닥 재미나거나 신나거나 아름답지 못하다고 느낍니다.

 아이를 씻기고, 아이한테 밥을 먹이고, 아이한테 말을 가르치고, 아이하고 손을 잡으며 멧길을 거닐고, 아이하고 하늘을 바라보고, 아이를 수레에 태워 자전거마실을 다니고 하면서, 오늘 하루 고마운 나날이었다고 돌이키며 ‘히유우, 힘들구나. 그래도 오늘 그림책 하나 함께 읽고 잠자리에 들자꾸나.’ 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책읽기를 잇고 싶습니다. 오늘은 아이가 고단하다며 이닦이마저 안 하고 잠들었으니 그림책조차 읽히지 못하는데, 곯아떨어진 아이 볼을 이리저리 살피며 소금물로 얼굴닦이를 했으니, 이 귀여운 얼굴이 꿈나라를 예쁘게 누비다가는 또 새 하루 새 아침에 싱긋방긋 웃으며 치마 입혀 달라고 달려들겠지요. (4344.3.18.쇠.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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