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 숨은책읽기 2025.3.14.

숨은책 1023


《어둠을 지나 미래로》

 박근혜 글

 중앙books

 2024.2.5.첫/2024.2.10.3벌



  닷새 만에 석벌을 찍은 《어둠을 지나 미래로》를 헌책집에서 보았습니다. 이 책을 사읽은 분은 왜 헌책집에 내놓았을까 하고 한참 갸우뚱했습니다. ‘바라기(팬클럽)’인 분이 새책으로 사읽은 듯싶은데 스스럼없이 내놓았다고 느낍니다. 벼슬꾼(정치꾼) 책이 헌책집에 나오는 까닭은 몇 가지입니다. 첫째, 어쩔 길 없이 그냥 받은 탓에 건사하기 싫어서 버립니다. 둘째, 도무지 마음에 안 들어서 버립니다. 셋째, 벼슬꾼 책은 워낙 비싼값에 나오는 터라, 가난한 이가 값싸게 사읽기 바라면서 슬쩍 내놓습니다. 벼슬꾼은 ‘정당한 정치후원금’을 거둬들이려고 책을 냅니다. 그래서 책값이 꽤나 비싸요. 《어둠을 지나 미래로》는 바라기(팬클럽)한테 비싸게 팔려고 비싼 꾸밈새에 종이를 썼더군요. 다만, 누구라도 어떤 결로 무슨 책을 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나래터(자유국가)이거든요. 그러나, 이쪽에서는 “위대한 국민 화합”을 말하는 시늉을 하면서, 저쪽에서는 “불쌍한 애국자 아버지 박정희”를 자꾸 들추는 글결이라면, 이런 글을 쓰고 책을 내는 짓이 바로 “나라를 갈가리 찢는 수렁”입니다. 박근혜 씨가 참말로 나라사랑과 나라걱정을 한다면, ‘으리으리한 큰집’에서 제발 뛰쳐나와서, 맨발과 맨손으로 밭을 일구고 까무잡잡하게 땀흘리며 살갗이 타는 ‘시골 할매’로 살림하기를 빌 뿐입니다.


ㅍㄹㄴ


하지만 나는 언제나 그랬듯이, 우리 위대한 국민은 서로 화합하여 이 모든 어려움을 이겨내고 미래를 향해 다시 도약할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 (8쪽)


1979년 아버지께서 돌아가신 이후 18년간 세상과 거리를 두며 살고 있던 나를 정치의 무대로 이끈 결정적 계기는 1997년 연말 IMF 사태였다. (15쪽)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숲노래 어제책 / 숨은책읽기 2025.3.14.

숨은책 1022


《부커 와싱톤 自敍傳》

 부커 와싱톤

 장원 옮김

 대한기독교서회

 1960.9.25.



  숲을 이루는 나무는 이루 셀 길이 없습니다. 소나무나 참나무가 잣나무나 느티나무라 하더라도 갈래만 같을 뿐 다 달라요. 갈래로 보아도 숱한 나무는 저마다 다르면서 나란히 어울립니다. 들을 이루는 풀은 갈래가 훨씬 많으며, 얼핏 비슷해 보이는 한갈래 들풀이어도 모두 다릅니다. 똑같은 풀잎은 온누리에 하나조차 없습니다. 《부커 와싱톤 自敍傳》을 헌책집에서 먼저 만났고, 나중에 《검은 노예에서 일어서다》를 만났습니다. 책이름은 다르되 둘은 한 사람이 썼고 옮겼습니다. ‘마틴 루터 킹’과 ‘말콤 엑스’가 여러모로 이름을 알릴 무렵, 우리나라에 새삼스레 이름을 함께 알린 ‘부커 워싱턴’일 텐데, ‘싸움판’이 아닌 ‘배움터’를 꾸리려고 한 일 때문에 ‘흰겨레’보다 ‘검은겨레’한테 오지게 손가락질을 받았다지요. 참으로 오래도록 흰겨레가 검은겨레를 짓밟았고 죽였고 노리개로 삼다가 버렸습니다. 끔찍한 생채기에 멍울이기에 “너희(흰겨레)도 겪어 봐야지?” 하면서 주먹을 휘두를 만합니다. 지킴주먹(정당방위 + 보복)입니다. 이때에 곰곰이 생각해야지 싶습니다. 검은겨레가 시달린 만큼 흰겨레를 다그치고 밟으면, 흰겨레는 이다음에 어떻게 바뀔까요? 불씨는 늘 불씨를 낳고, 숲씨는 늘 숲씨를 낳습니다.


《검은 노예에서 일어서다》(부커 T.워싱턴/장원 옮김, 종로서적, 1981.5.10.)


ㅍㄹㄴ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숲노래 살림말 / 숲노래 책넋

2025.3.14. 알라딘서재 스무돌



  ‘알라딘서재’가 생기고서 ‘예스24 블로그’하고 ‘교보 북로그’도 생기고, ‘반디 블로그’도 생겼지만, 교보와 반디는 사라졌다. 예스24는 아주 보기 나쁘게 바뀌었다. 여러모로 보면 ‘알라딘서재’는 ‘네이버블로그’하고 나란하다고 할 만큼 오랜 글틀을 그대로 두는 곳이다.


  나는 1993년에 ‘하이텔’과 ‘천리안’부터 드나들었다. 1994년에 ‘인디텔(인천 피시통신)’과 ‘나우누리’에 들어가면서 글판을 두루 보았다. 그동안 거친 ‘프리챌’이나 ‘다음카페’나 ‘싸이월드’나 여러 곳을 보면 껍데기를 ‘바람(유행)’에 맞추어 자꾸자꾸 바꾸면서 스스로 무너졌다고 느낀다. 글을 쓰고 책을 읽는 사람도 껍데기(옷·디자인)를 아예 안 쳐다보지는 않으나, 글을 쓰는 틀을 함부로 섣불리 바꾸면 대단히 거북하게 여기면서 아예 끊기도 하는 줄, 그들 ‘플랫폼 관리자’는 조금도 살피지 못 하더라.


  여러모로 보면, ‘알라딘서재’는 처음 서재를 열던 해부터 2025년에 이르도록 바탕을 그대로 지킨다. 네이버블로그하고 비금비금할 만큼 ‘오랜 틀’인데, 네이버블로그는 그동안 이래저래 자질구레하게 함부로 바꾼 대목이 있다. 이와 달리, 알라딘서재는 ‘예스럽다’고까지 할 만큼 껍데기(옷·디자인)를 그대로 잇는다. 그리고 이 껍데기야말로 “글을 쓰고 읽는 가장 즐겁고 나은 틀”인 줄 알아본다고 느낀다.


  요사이는 누리책(전자책)도 있지만, 모름지기 모든 책과 글은, 손으로 쓰고서 손으로 건네고, 손으로 받아서, 한손으로 받치고 다른손으로 넘기면서 읽게 마련이다. 바탕은 늘 고스란하다. 이러한 바탕을 읽고 아는 눈이라면, 책을 다루는 판(인터넷 플랫폼)을 어떻게 다루어야 어울리고 알맞을는지 느낄 테지.


  나는 마을책집이 없다고 할 시골(전남 고흥)에서 살기에 누리책집을 안 쓸 수 없는 터이기도 하고, 알라딘서재에 첫 글을 쓰던 2005년에도 멧골(충북 충주)에서 살았기는 한데, 여러모로 보면 ‘시골에서 지내는 나날 그대로 알라딘서재하고 함께 지냈구나’ 하고도 느낀다. 이제는 무척 ‘시골스러운 옷(디자인)’이라고 여길 만한 알라딘서재가 앞으로도 시골스러운 빛으로 이어가기를 바랄 뿐이다.


  알고 보면, 서울은 시골에서 거두는 밥옷집 살림을 바탕으로 굴러간다. 시골이 바탕이자 뼈대이기에 서울이 반짝반짝 빛난다. 마을책집이 곳곳에서 북적북적 사랑스레 살아나는 둘레에, 누리책집도 좀 조그마한 몸집으로 어깨동무하는 길로 갈 수 있으면 얼마나 아름다울까 하고도 생각한다.


  시골스럽기에 오래오래 흐르면서 푸르고 파랗다. 서울스럽기에 자꾸 옷을 갈아입으려 하면서, 헌옷이 끝없이 쌓인다. 시골내기는 옷 한 벌로 열 해나 서른 해나 쉰 해가 넉넉하다. 옷 한 벌로 넉넉한 시골살림이니, 옷값을 안 쓰면서 책값을 신나게 쓸 수 있다. 그렇다, 나는 서른 해 넘게 입은 옷이 수두룩하다. 서른 해 넘게 입느라 해지고 닳아 걸레로 바뀌는 옷이 차츰차츰 나오지만, 어느 옷은 머잖아 마흔 해째 입는다.


  옷 한 벌을 마흔 해를 입는 사람이기에, 책 한 자락을 사들일 적에도 “적어도 두온해(200년)는 곁에 둘 만한가” 하고 헤아린다. 어딘가 구리거나 짓궂거나 사납게 목소리를 내는 책이라 하더라도, 두온해 뒤에 태어나서 살아갈 사람들이 “아하, 그때에는 이런 거짓꾼이 있었군요!” 하고 배울 수 있는 거울로 삼으려고 곁에 둔다.


ㅍㄹㄴ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울어라, 펜 4
시마모토 카즈히코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24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5.3.14.

날을 잡다


《울어라 펜 4》

 시마모토 카즈히코

 이정운 옮김

 미우

 2024.8.31.



  달종이를 보면서 날을 잡으면 곧잘 어긋납니다. 해와 달과 날은 그저 그대로 흐르지만, 달종이는 첫이레와 두이레와 세이레와 네이레가 늘 다르거든요. 그런데 달종이에 따라 이레를 잘못 읽거나 보더라도, 이렇게 어긋나는 길을 서로 바라보면서 빙그레 웃을 수 있어요. 우리는 언제나 다 다른 사람이고 삶인데, 다 다른 줄 잊거나 놓치면서 보내기도 하거든요.


  네가 하는 말은 내가 하는 말과 다릅니다. 내가 하는 말도 네가 하는 말하고 달라요. 얼핏 보면 “똑같은 말소리”라 하더라도 말결과 말빛과 말씨가 다릅니다. 이를테면 “탄핵하라!”라고만 말하면 그냥 똑같아 보이지만, 누구를 끌어내리려 하는가 같은 대목은 아주 다릅니다. “우두머리를 탄핵하라!”라든지 “꼭두각시를 탄핵하라!”라 외칠 적에도 마찬가지예요. 저마다 ‘우두머리·꼭두각시’가 누구인가 다르게 바라볼 만합니다.


  《울어라 펜 4》을 곰곰이 읽었습니다. 첫걸음과 두걸음은 꽤 볼 만하다고 여겼으나, 석걸음과 넉걸음은 어쩐지 그림감이 떨어졌는지 늘어지거나 짜깁기 같다고 느낍니다. 일부러 이렇게 그렸을 수 있되, 늘 불타오르듯 그리려고 하면 거꾸로 다 불타고 말아 잿더미가 될 수 있어요. 《울어라 펜 4》은 재가 되고 만 얼거리 같습니다.


  그러나 재가 된 얼거리라서 나쁘지 않아요. 이렇게 불타오르기만 하면 그만 잿더미가 되는 줄 알아보면 되어요. 알아보고서 배우면 됩니다. ‘불’이란, 들끓는 젊음이기도 하고, 아직 철들지 않은 채 활활 타오르다가 꺼지고 마는 몸짓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불나다·부아나다’란 ‘화나다(火-)’를 가리켜요. 불을 내기에 앞뒤를 못 가립니다. 불타오르기에 앞뒤옆을 아예 못 봅니다. 불타다가 재가 되는 바람에 “왜 일어나려고 했는지 까맣게 잊기”까지 합니다.


  우리가 어느 모지리 우두머리를 끌어내리려는 뜻을 잘 읽고 짚어야 합니다. 모지리는 한 놈이 아닙니다. 두 놈이나 석 놈이 아닙니다. 벼슬을 거머쥐고 돈과 힘과 이름까지 움켜쥔 모지리는 수두룩합니다. 온나라를 앞뒤옆에서 휘감은 숱한 모지리를 다 끌어내릴 때라야 비로소 이 나라는 아름길로 거듭날 수 있어요.


  붓끝은 천천히 놀릴 노릇입니다. 휩쓸리듯 붓질을 하다가는 스스로 타오르다가 스스로 사그라듭니다. ‘붓’은 ‘불’이 아닌 ‘풀’빛으로 가다듬을 노릇입니다. 붓빛을 풀빛으로 다스리면서 ‘물’빛으로 어우를 적에는, 들물결이 싱그러이 일어나면서 온누리를 푸르게 적시고 살릴 수 있어요. 그러나 붓질을 불질로 이글이글 태우면, 너도 죽고 나도 죽으니 우리가 함께 죽습니다. 불질로 치달을 적에는 쌈박질로 고꾸라져요. 불질이 아닌 풀숲과 물결로 나아가야 비로소 어깨동무를 이루는 보금자리를 바라봅니다.


  겨울이 스러진 봄날입니다. 아니, 겨울이 살그머니 떠난 봄날입니다. 봄에는 봄꽃을 보드랍게 보면서 느긋이 살림을 차곡차곡 여미는 하루입니다. 봄이기에 봉긋봉긋 꽃망울과 잎망울을 들여다봅니다. 봄이기에 방긋방긋 웃음짓는 매무새로 새롭게 일어섭니다. 홀가분히 날을 잡습니다. 가뿐가뿐 날짜를 헤아립니다. 나들이를 할 즐거운 날을 하루 잡아서 길을 나섭니다. 반갑게 만나서 수다꽃을 피울 날을 두근두근 기다립니다.


ㅍㄹㄴ


“나 자신이 생각해낸 거다! 설령 누군가와 소재가 겹쳤다 해도! 샛길로 도망칠 필욘 없으니!” (33쪽)


“여기서 그만둘 수 있을 정도면, 처음부터 첫걸음도 내딛지 않았어!” (111쪽)


“만화 작품은 그려 본 적 있고?”“없습니다!” (159쪽)


“꿈을 추월했을 때야말로 이번에는 우리가 빛이 되는 거야! 핑크!” (183쪽)


#吼えろペン #島本和彦


《울어라 펜 4》(시마모토 카즈히코/이정운 옮김, 미우, 2024)


그 자리만 무사안일주의로 넘겨보려는 토그만 늘어놓고!

→ 그 자리만 뺀질뺀질 넘겨보려는 수다만 늘어놓고!

→ 그 자리만 슬그머니 넘겨보려는 말만 늘어놓고!

→ 그 자리만 얼렁뚱땅 넘겨보려는 얘기만 늘어놓고!

65쪽


너도 바람을 느낄 수 있게 되지 않으면, 천년만년 히어로는 될 수 없다

→ 너도 바람을 느낄 수 있지 않으면, 자나 깨나 으뜸꽃은 될 수 없다

→ 너도 바람을 느낄 수 있지 않으면, 언제까지나 별꽃은 될 수 없다

76쪽


풍압에 찌그러지시겠어

→ 바람에 찌그러지겠어

→ 바람힘에 찌그러지겠어

77쪽


양자의 아우라가 지금 서로 충돌하여 길항을 이루고 있다

→ 두 빛이 이제 부딪혀서 나란하다

→ 두 빛줄기가 막 부딪치며 버틴다

→ 두 기운이 바로 맞받으며 비금비금하다

79쪽


막상막하의 대결로 몰고 갔고

→ 비슷비슷하게 맞붙고

→ 엎치락뒤치락 버티고

142쪽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떤 날은
파올라 퀸타발레 지음, 미겔 탕코 그림, 정원정 외 옮김 / 문학동네 / 2025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5.3.14.

그림책시렁 1547


《어떤 날은》

 파올라 퀸타발레 글

 미겔 탕코 그림

 정원정·박서영 옮김

 문학동네

 2025.1.31.



  “Making Space”를 옮긴 《어떤 날은》을 곰곰이 생각해 봅니다. “Making Space”를 왜 어떤 마음으로 “어떤 날은”으로 옮겼는지 아리송합니다. “자리 내기(열기)”란, 내가 나부터 있을 자리를 내거나 열면서 스스로 일어서는 길을 뜻하면서, 나는 내 자리를 누리고 너는 네 자리를 누리는 동안, 어느새 둘이 ‘한자리(하나로 함께 놀며 어울리는 자리)’로 뻗는 길을 그린다고 여길 만합니다. 이와 달리, 펴냄터에서 갑작스레 바꾸어서 붙인 “어떤 날은”은 그냥그냥 이날이든 저날이든 흐르는 하루를 들려주는 셈일 테지요. 영어 ‘space’는 더 헤아릴 만합니다. 우리말로 ‘자리’뿐 아니라 ‘틈’으로 옮길 수 있어요. “틈을 낸다”고 할 적에는, 내 마음에 네가 깃들 수 있도로 틔운다는 뜻이고, 네가 나를 받아들이려고 눈을 틔우고 마음을 틔운다는 뜻입니다. 씨앗을 심으려면 틈이 있어야지요. 빈틈(빈땅)에 씨앗을 놓아요. 이러고서 기다리지요. “기다리며 지켜볼 틈”이 있어야 씨앗이 싹트며 자라요. 아이들은 저마다 실컷 뛰놀면서 이야기하고 어울릴 틈이 있어야 무럭무럭 사랑으로 큽니다. ‘자리·틈·곳’이라는 낱말이 아닌 뜬금없이 ‘날·날짜·나날’을 넣으면서 정작 글쓴이와 그림이 뜻하고 동떨어졌구나 싶습니다.


#MakingSpace (2024년)

#PaolaQuintavalle #MiguelTanco


ㅍㄹㄴ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