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722 : -의 고백 속 연명 것


그의 고백처럼 책 속에서 연명했던 것이다

→ 그이 말처럼 책으로 견뎠다

→ 그가 말하듯 책으로 버텼다

《나는 세계와 맞지 않지만》(진은영, 마음산책, 2024) 9쪽


“책 속에서 연명했던 것이다”는 말이 안 됩니다. 책을 읽으면서 목숨을 이었다는 뜻일 텐데, 이때에는 “책으로 견뎠다”나 “책으로 버텼다”로 적을 노릇이에요. “책에 파묻혀 견뎠다”나 “책에 사로잡혀 버텼다”로 적을 수 있어요. “책 속에서”는 잘못 쓰는 옮김말씨입니다. “그의 고백처럼”은 일본스런 옮김말씨입니다. “그이 말처럼”이나 “그가 말하듯”으로 다듬습니다. ㅍㄹㄴ


고백(告白) : 1. 마음속에 생각하고 있는 것이나 감추어 둔 것을 사실대로 숨김없이 말함 2. [가톨릭] 고해 성사를 통하여 죄를 용서받으려고, 고해 신부에게 지은 죄를 솔직히 말하는 일

연명(延命) : 목숨을 겨우 이어 살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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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723 : -의 우정 -ㅁ 좋아진 것 같


여러 사람의 우정과 도움으로 한결 좋아진 것 같다

→ 여러 사람이 따사로이 도와서 한결 낫다

→ 여러 사람이 사근사근 도와서 한결 즐겁다

→ 여러 사람이 동무하며 한결 느긋하다

《나는 세계와 맞지 않지만》(진은영, 마음산책, 2024) 11쪽


여러 사람이 어깨동무합니다. 돕는 마음은 따사롭습니다. 도울 줄 알기에 동무입니다. 따사로이 돕는 손길을 받으니 한결 나아요. 사근사근 돕는 동무와 함께 한결 즐거워요. 느긋이 넉넉이 일손을 폅니다. ㅍㄹㄴ


우정(友情) : 친구 사이의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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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724 : -의 집필로 들어가기 전


《파도》의 집필로 들어가기 전에

→ 《파도》를 쓰기 앞서

→ 《파도》를 쓸 즈음에

《나는 세계와 맞지 않지만》(진은영, 마음산책, 2024) 28쪽


“글쓰기로 들어간다”처럼 말하지 않습니다. “글을 쓴다”고 말합니다. “-의 집필로 들어가기 전에”는 통째로 일본스런 옮김말씨입니다. “-를 쓰기 앞서”나 “-를 쓸 즈음에”나 “-를 쓰는 무렵에”로 고쳐씁니다. ㅍㄹㄴ


집필(執筆) : 1. 붓을 잡는다는 뜻으로, 직접 글을 쓰는 것을 이르는 말 2. 땅문서나 집문서 따위를 쓴 사람

전(前) : 1. 막연한 과거의 어느 때를 가리키는 말 2. ‘이전’의 뜻을 나타내는 말 3. ‘앞’의 높임말 4. 이전의 경력을 나타내는 말 5. ‘이전’ 또는 ‘앞’, ‘전반기’ 따위의 뜻을 나타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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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궂은 말씨 1725 : -ㄴ -들 친구 적 계속 필요


훌륭한 책들은 새로운 친구와 좋은 적이 계속해서 필요하다

→ 책이 훌륭하려면 새동무와 착한놈이 내내 있어야 한다

→ 책이 훌륭하자면 동무하거나 나무라는 이가 늘 있어야 한다

《나는 세계와 맞지 않지만》(진은영, 마음산책, 2024) 231쪽


“훌륭한 책”이나 “안 훌륭한 책”은 따로 없습니다. 훌륭하다고 여기는 책이 있고, 훌륭하지 않다고 여기는 책은 있을 수 있어요. 이때에는 “훌륭한 책이다”라 하지 않고 “책이 훌륭하다”라 합니다. 옮김말씨인 이 보기글은 임자말이 “훌륭한 책들은”이고, 풀이말이 “계속해서 필요하다”인 얼개입니다. 그래서 임자말을 “책이 훌륭하려면”으로 다듬고서 풀이말을 “늘 있어야 한다”로 가다듬습니다. 동무할 사람과 따갑게 나무랄 사람을 살피는 사잇말로 추스르고요. ㅍㄹㄴ


친구(親舊) : 1. 가깝게 오래 사귄 사람 ≒ 친고(親故)·동무·벗·친우(親友) 2. 나이가 비슷하거나 아래인 사람을 낮추거나 친근하게 이르는 말

적(敵) : 1. 서로 싸우거나 해치고자 하는 상대 2. 어떤 것에 해를 끼치는 요소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3. 경기나 시합 따위에서 서로 승부를 겨루는 상대편

계속(繼續) : 1. 끊이지 않고 이어 나감 2. 끊어졌던 행위나 상태를 다시 이어 나감 3. 끊이지 않고 잇따라

필요(必要) : 반드시 요구되는 바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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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의 라이온 17
우미노 치카 지음, 서현아 옮김 / 시리얼(학산문화사)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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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5.3.11.

책으로 삶읽기 1008


《3월의 라이온 17》

 우미노 치카

 서현아 옮김

 시리얼

 2024.3.25.



《3월의 라이온 17》(우미노 치카/서현아 옮김, 시리얼, 2024)을 읽다가 한숨을 푹 쉰다. 이미 맺었어야 하는 줄거리를 또 질질 끈다. 일고여덟걸음 즈음에서 맺었다면 가장 나았을 테고, 길어도 열걸음을 안 넘길 줄거리라고 느낀다. 그렇지만 이 그림 저 줄거리 그 일을 자꾸자꾸 덕지덕지 붙이며 열일곱걸음까지 이른다. 그림님이 몸이 아프고 집안일이 한가득이라서 제대로 마음을 못 기울이는 탓일 수 있고, 여러모로 짐을 등에 얹는 나날인 터라, 붓끝에서는 홀가분하게 뭇사람하고 어울리면서 웃고 놀고 밥잔치를 누리는 길을 펴고 싶었구나 싶기도 하다. 그런데 그럴수록 더 힘을 빼면서 차분히 쉴 노릇이지 싶다. 등짐으로 무거운 나날이기에 붓결을 차분히 다독이면서 ‘서울(도시)을 내려놓고’서 들숲바다한테 폭 안기는 길을 그릴 만하다. 스스로 푸른바람을 마시면서 파란하늘을 품을 수 있다면, 구태여 서울 한복판에서 맞서거나 싸워야 하는 줄거리가 아닌, 느긋하면서 느슨하게 스스로 살리고 살림하는 빛을 담을 만할 텐데 싶기에 매우 안타깝다.


ㅍㄹㄴ


‘어쩌면 이렇게 눈부시고, 어쩌면 이렇게 얄미울까?’ (67쪽)


“맛보여 주거라. 저기 손님이 있고, 여기 먹음직한 음식이 있는데, 팔지 않을 이유가 어디 있니?” (115쪽)


“주변사람까지 웃으면 만점이지. 웬만하면 망하지 않을 거다.” (119쪽)


#3月のライオン #羽海野チカ


+


주변사람까지 웃으면 만점이지. 웬만하면 망하지 않을 거다

→ 이웃까지 웃으면 훌륭하지. 웬만하면 무너지지 않는다

→ 다들 웃으면 넉넉하지. 웬만하면 넘어지지 않는다

119쪽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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