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5.3.9.

오늘말. 다섯빛


살아가며 살필 길은 여럿일 수 있고 하나일 수 있습니다. 한 가지를 살피면 한길이요, 세 가지를 보면 세길이고, 다섯 가지를 가누면 다섯길입니다. 하나를 깊이 파기에 한빛입니다. 두 가지를 아우르기에 두빛이에요. 다섯 가지를 고르니 다섯빛입니다. 다섯손가락을 가다듬어서 빚고 짓고 일구고 가꿉니다. 곁에서 돕는 사람이 있고, 스스럼없이 곁지기로 서곤 합니다. 옆에서 모시는 손길을 받으면서 느긋해요. 누가 섬기지 않더라도 스스로 일어서면서 눈을 반짝입니다. 모든 사람은 저마다 다르게 꽃이면서 별입니다. 우리는 누구나 새롭게 노래이고 춤이에요. 알뜰히 일구어서 나누니 반갑게 받아서 씁니다. 살뜰히 지어서 베푸니 기쁘게 얻어서 먹어요. 하나하나 흐릅니다. 차근차근 어울립니다. 함께 걸어갑니다. 같이 이야기합니다. 오늘은 내가 도움깨비 노릇입니다. 모레는 네가 도움지기 구실입니다. 길과 뜻과 빛과 알과 꿈을 다섯고리로 삼아서 시나브로 살림꾼으로 나아갑니다. 두 손으로 지어요. 바람처럼 오가는 손님을 맞이해요. 다섯거리가 앞에 나온다면, 어느 거리로 가도 즐겁습니다. 네거리에서도 세거리에서도 모든 거리를 거닐면서 웃습니다.


ㅍㄹㄴ


다섯거리·닷거리·다섯길·닷길·다섯고리·다섯곬·닷고리·닷곬·다섯빛·닷빛·다섯손가락·길뜻빛알꿈 ←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


심부름꾼·심부름이·도움이·도움지기·도움꾼·도움님·도움깨비·곁사람·곁꾼·곁님·곁지기·옆사람·옆꾼·옆님·옆지기·도와주다·따까리·모시다·섬기다 ← 사역마(つかいま·使い魔), 식신(しきがみ·式神)


사는이·사는분·사는님·사람·사람들·우리·우리네·우리들·살림꾼·살림이·살림바치·손·손님·쓰는이·쓰는사람·먹는이·먹는사람 ← 소비자(消費者)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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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세계와 맞지 않지만
진은영 지음 / 마음산책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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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듬읽기 / 숲노래 글손질

다듬읽기 239


《나는 세계와 맞지 않지만》

 진은영

 마음산책

 2024.9.15.



  옷에 몸을 맞춘다면 옷이 찢어지거나 몸이 구겨집니다. 몸에 옷을 맞춰야 옷이 살아나고 몸을 활짝 폅니다. 오늘날 누구나 글을 누릴 만하지만, 막상 “마음을 담는 말”을 “글이라는 그릇으로 얹는” 길을 여는 사람은 드물다고 느낍니다. 마음에 맞추어 말을 살피고서 담는 글이 아닌, 그릇에 글을 맞추면서 말과 마음까지 그릇에 맞추려는 분이 무척 많구나 싶습니다. 《나는 세계와 맞지 않지만》은 무엇에 맞거나 맞추려는 줄거리일까요? 바깥(세계)에 나를 맞춰야 할 까닭이 없을 뿐 아니라, 처음부터 바깥을 쳐다볼 까닭이 없기도 합니다. 내가 나로서 나부터 사랑으로 바라보지 않고서야, 안도 바깥도 나답게 마주하지 못 합니다. 언제나 내가 나로서 나부터 사랑으로 바라볼 적에, 나한테 맞는 ‘마음이라는 빛그릇’을 알아볼 수 있고, 저마다 다른 ‘마음그릇이라는 곳’에 ‘말이라는 소리빛’을 담을 수 있으며, 말이라는 소리빛을 가만히 ‘글이라는 그림빛’을 옮길 수 있습니다.


  진은영 씨는 “수잔 손택은 소년이 되고 싶은 여자아이들은 많지만 소녀가 되고 싶어 하는 남자아이들은 드물다고 말한다(36쪽)” 하고 말하는데 고개를 갸우뚱할 대목입니다. ‘드물다’는 ‘없다’는 뜻일 수 없습니다. 머스마가 되고픈 가시내가 많을 수 있으나, 굳이 머스마가 안 되려는 가시내도 많습니다. 또한 머스마는 스스로 못 밝힐 뿐, 가시내가 되려는 머스마도 꽤 많습니다.


  그런데 모든 사람한테는 암수라는 빛씨가 나란히 있어요. 암씨나 수씨만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사람으로 서려면 왼오른이 나란할 노릇이고, 암수를 살피는 빛줄기가 함께 있을 일입니다. 왼눈과 오른눈을 고르게 맞추기에 앞을 제대로 봅니다. 왼발과 오른발을 고르게 놀리기에 앞으로 제대로 걷습니다.


  ‘제대로’란, ‘저(나)대로’라는 뜻입니다. 내가 나대로 바라보고 걸어가려면 ‘왼오른’을 나란히 보는 마음그릇일 노릇이에요. 겉몸으로 암이건 수이건 대수롭지 않아요. 누구나 암수가 나란한 몸빛이나 마음빛인 터라, 이 두빛을 한빛으로 녹여낼(맞출) 길을 스스로(나답게) 바라보고 찾으면 언제 어디에서나 사랑을 일구고 짓습니다.


  진은영 씨는 “천황의 무의미한 전쟁놀이로 젊은이들의 삶은 부서져버렸다(106쪽).”고도 적는데, 일본 우두머리는 ‘무의미한 전쟁놀이’가 아니라 ‘바보짓 쌈박노닥질’을 했습니다. 그들은 ‘놀이’가 아닌 ‘노닥질’을 했고, 숱한 순이돌이를 그저 마구잡이로 죽음터로 내몰았어요. “젊은이들의 삶은 부서져버렸다”고 말할 만하지 않습니다. “젊은이와 늙은이와 어린이를 몽땅, 여기에 들숲바다와 푸른별까지 싹쓸이를 하듯, 와장창 짓밟고 짓뭉개고 죽여버렸다”고 말해야 맞습니다.


  마음과 말이란 무엇인지 바라보면서 글결을 가눌 수 있기를 바랍니다. 글부터 쓰거나 글을 치레하는 길이 아닌, 글이 왜 글인지 가만히 마주할 수 있기를 바라요. 우리는 이 땅에서 “수수한 사람들이 누구나 제 보금자리에서 살림빛으로 일구고 지은 숲말과 사랑말을 글결로 옮기는 길”부터 살필 노릇이라고 봅니다.


ㅍㄹㄴ


《나는 세계와 맞지 않지만》(진은영, 마음산책, 2024)


책 읽기의 무용함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다

→ 책읽기가 덧없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다

→ 책읽기가 부질없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다

7쪽


그의 고백처럼 책 속에서 연명했던 것이다

→ 그이 말처럼 책으로 견뎠다

→ 그가 말하듯 책으로 버텼다

9쪽


그런 삶을 소망하는 사람이 이 세계에 적어도 한 명은 존재하고

→ 그런 삶을 바라는 사람이 이 땅에 적어도 하나는 있고

→ 그렇게 살려는 사람이 이곳에 적어도 하나는 있고

10쪽


여러 사람의 우정과 도움으로 한결 좋아진 것 같다

→ 여러 사람이 따사로이 도와서 한결 낫다

→ 여러 사람이 사근사근 도와서 한결 즐겁다

→ 여러 사람이 동무하며 한결 느긋하다

11쪽


독자를 황당하게 만들면서 소설을 시작하는 것은 카프카의 특기다

→ 카프카는 글머리를 뜬금없이 열곤 한다

→ 카프카는 우리 넋을 빼면서 글머리를 연다

20쪽


이 중 어느 버전도 택하지 않는다

→ 이 가운데 어느 길도 안 고른다

→ 여기서 어느 판도 고르지 않는다

21쪽


《파도》의 집필로 들어가기 전에

→ 《파도》를 쓰기 앞서

→ 《파도》를 쓸 즈음에

28쪽


그녀가 이런 환상적인 소설을 쓴 것은 소년이 되고 싶다는 소망으로부터 시작되었을 것이다

→ 사내아이가 되고 싶기에 이런 멋진 글을 썼다고 본다

→ 머스마가 되고 싶기에 이렇게 아름글을 썼으리라

29쪽


실비아 플라스도 똑같은 불만을 토로했다

→ 실비아 플라스도 똑같이 발끈했다

→ 실비아 플라스도 똑같이 투덜댔다

30쪽


행위하기가 기능하기로 대체될 때 대화와 설득의 공간인 공적영역은 사라진다

→ 움직이기가 굴러가기로 바뀔 때 이야기하고 다독이는 너른터는 사라진다

→ 일이 힘으로 바뀌면 얘기하고 달래는 열린터는 사라진다

44쪽


나의 죽음이 내가 아닌 것이 되는 비인칭의 죽음이라면

→ 내가 죽어도 내가 아닌 아무개 죽음이라면

→ 내가 죽지만 나 아닌 살덩이라면

→ 내 죽음이 나 아닌 어느 것이라면

60쪽


후일 영국의 계관시인이 된

→ 뒷날 영국 노래꽃님이 된

→ 나중에 영국 노래별이 된

78쪽


관능적이라고 할 정도로 열정적이었다고

→ 달짝지근할 만큼 후끈하다고

→ 낯뜨거울 만큼 불타오른다고

85쪽


쉽고 명징하지만 마음을 울리는 시구다

→ 쉽고 깔끔하지만 마음을 울리는 글이다

→ 쉽고 또렷하지만 마음을 울린다

92쪽


엄마가 아빠는 죽었다고 말하지 못하는 데는 다른 이유가 있다. 그녀도 남편이 어떻게 되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 엄마는 아빠가 죽었다고 말하지 못한다. 엄마도 어떻게 되었는지 알 수 없다

→ 엄마는 아빠가 죽었다고 말하지 못한다. 엄마도 살았는지 죽었는지 모른다

100쪽


폐허의 거리를 쏘다니지만 결국 자신이 무언가 제대로 판단할 수도 없는 어리바리한 상태임을 깨닫고는 몹시 쓸쓸해진다

→ 휑한 거리를 쏘다니지만 마침내 스스로 무언가 제대로 볼 수도 없는 줄 깨닫고는 몹시 쓸쓸하다

→ 무너진 거리를 쏘다니지만 끝내 스스로 어리바리한 줄 깨닫고는 몹시 쓸쓸하다

106쪽


많은 사람이 원치 않는 드러남으로 인해 타인의 눈요기나 악의의 표적이 되고 있으니 말이다

→ 숱한 사람이 바라지 않아도 드러나야 해서 구경거리나 놀림감이 되니 말이다

→ 적잖은 사람이 뜻하지 않아도 드러나면서 구경감이나 비웃음감이 되니 말이다

128쪽


독자들은 그녀의 글을 읽고 나면 불편함을 느낄 것이다

→ 사람들은 이 글을 읽고 나면 거북하리라

→ 이런 글을 읽고 나면 누구나 고단하리라

135쪽


또한 사랑은 무차별적이어야 한다

→ 또한 사랑은 대중없어야 한다

→ 또한 사랑은 안 가려야 한다

149쪽


물론 이 시적 정의에 반감이 생기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 다만 이 노래풀이가 거슬리는 사람도 있게 마련이다

→ 그리고 이런 노래새김이 싫은 사람도 있을 터이다

156쪽


조개껍질은 가장 약한 연체동물이 사는 가장 단단한 집이다. 그것은 아름다운 무늬를 가졌다

→ 조개껍질은 가장 여린 말랑이가 사는 가장 단단한 집이다. 이 집은 무늬가 아름답다

→ 조개껍질은 가장 여린 말랑몸이 사는 가장 단단한 집이다. 이 집은 아름무늬이다

157쪽


이 세상 다른 사람들은 누구를 막론하고 그저 내 길을 가로막고 있는 걸림돌일 뿐이며

→ 이 땅 다른 사람들은 누구이든 그저 내 길을 가로막을 뿐이다

→ 온누리 사람들은 누구이든 그저 내 길을 가로막는다

166쪽


A가 X에게 전하려는 것은 어떤 이미지다

→ ㄱ은 ㅌ한테 어떤 그림을 보여준다

→ ㄱ은 ㅌ한테 어떤 빛을 건넨다

170쪽


누군지도 모르는 고인을 애도하고 추모했다

→ 누군지도 모르는 가신님을 기렸다

→ 누군지도 모르는 떠남님을 되새겼다

189쪽


다른 존재들을 구하거나 우리가 원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머리부터 발끝까지 거창하게 새로운 인간이 될 필요는 없다

→ 다른 누구를 돕거나 우리가 바라는 터전을 이룰 적에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대단하게 새로운 사람이 될 까닭은 없다

→ 다른 님을 살리거나 우리가 바라는 삶터를 일굴 적에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대단하게 새사람이 되지 않아도 된다

205쪽


훌륭한 책들은 새로운 친구와 좋은 적이 계속해서 필요하다

→ 책이 훌륭하려면 새동무와 착한놈이 내내 있어야 한다

→ 책이 훌륭하자면 동무하거나 나무라는 이가 늘 있어야 한다

231쪽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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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영어] 엑스X



엑스(X / x) : [군사] 항공기 분류에서, 계획·연구·실험 단계에 있는 기종을 나타내는 기호

엑스(X / x) : [수학] 미지수를 나타내는 기호

엑스(X / x) : [언어] 영어 알파벳의 스물네 번째 자모 이름

X : 1. 엑스(영어 알파벳의 스물넷째 글자) 2. (미지수를 나타내는) x, 제1미지수 3. (미지의 인물·숫자·영향 등을 나타내는 표시로서) X [갑] 4. (로마 숫자로) 10 5. <편지 말미 등에 붙이는 키스 표시> 6. (선거에서 선출할 사람에게 표시하는) X 표 7. (답이 틀렸음을 나타내는) X 표 8. (지도 등에서 위치를 나타내는) X 표

エックス(X) : 엑스, 미지수의 기호, 미지의 것



이웃글로 ‘A’라면 우리글로 ‘ㄱ’쯤으로 적을 만합니다. 이웃글로 ‘X’라면 ‘ㅌ’쯤으로 적으면 어울릴까요. 또는 ‘ㅋ’이나 ‘ㅍ’으로 적어도 될 테지요. 아직 모른다는 뜻으로 ‘아무개’를 ‘ㅇ’으로 적어도 어울릴 테고요. ㅍㄹㄴ



A가 X에게 전하려는 것은 어떤 이미지다

→ ㄱ은 ㅌ한테 어떤 그림을 보여준다

→ ㄱ은 ㅌ한테 어떤 빛을 건넨다

《나는 세계와 맞지 않지만》(진은영, 마음산책, 2024) 17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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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겹말 손질 2793 : 애도 추모



애도하고 추모했다

→ 기렸다

→ 되새겼다


애도(哀悼) : 사람의 죽음을 슬퍼함 ≒ 애척

추모(追慕) : 죽은 사람을 그리며 생각함



  가신님이나 떠난님을 슬퍼합니다. 슬픈 마음을 달래면서 기리고 그립니다. 이제 눈물을 닦으면서 되새기고 돌아봅니다. 넋으로 떠난 누구를 곰곰이 새깁니다. 빛으로 나아간 누구를 차분히 생각합니다. “애도하고 추모했다”는 겹말입니다. 그저 우리말로 고이 밝히는 길이 가장 낫습니다만, 굳이 한자말을 쓰고 싶다면 하나만 고를 노릇입니다. ㅍㄹㄴ



누군지도 모르는 고인을 애도하고 추모했다

→ 누군지도 모르는 가신님을 기렸다

→ 누군지도 모르는 떠남님을 되새겼다

《나는 세계와 맞지 않지만》(진은영, 마음산책, 2024) 18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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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겹말 손질 2783 : 읽는 독자



내 글을 읽는 독자들을

→ 내 글을 읽는 분을

→ 내 글을 읽는 사람을


읽다 : 1. 글이나 글자를 보고 그 음대로 소리 내어 말로써 나타내다 2. 글을 보고 거기에 담긴 뜻을 헤아려 알다 3. 경전 따위를 소리 내어 외다 4. (작가의 이름을 목적어로 하여) 작가의 작품을 보다 5. (비유적으로) 그림이나 소리 따위가 전하는 내용이나 뜻을 헤아려 알다 6. 어떤 대상이 갖는 성격을 이해하다 7. 어떤 상황이나 사태가 갖는 특징을 이해하다 8. 사람의 표정이나 행위 따위를 보고 뜻이나 마음을 알아차리다 9. 바둑이나 장기에서, 수를 생각하거나 상대편의 수를 헤아려 짐작하다 10. 컴퓨터의 프로그램이 디스크 따위에 든 정보를 가져와 그 내용을 파악하다 11. 어떤 글이나 말을 특정한 방식으로 풀이하다

독자(讀者) : 책, 신문, 잡지 따위의 글을 읽는 사람 ≒ 간객



  읽는 사람이라면 이제는 우리말로 ‘읽는이’라 적을 노릇입니다. 한자말 ‘독자 = 독 + 자’인 얼개이고, 그저 “읽다(讀) + 이(者)”입니다. 읽기에 ‘읽는이’입니다. 쓰기에 ‘쓰는이’입니다. 짓기에 ‘짓는이’예요. 아이부터 어른까지 누구나 즐겁게 말하고 글쓰는 길을 하나하나 열면 겹말이란 아예 없게 마련입니다. 우리가 우리말을 깊고 넓게 헤아리면 저마다 스스로 말길과 말빛을 반짝반짝 틔웁니다. ㅍㄹㄴ



내 글을 읽는 독자들을 생각했다

→ 내 글을 읽는 분을 생각했다

→ 내 글을 읽는 사람을 생각했다

→ 내 글을 읽는 이웃을 생각했다

《삶에 지칠 때 작가가 버티는 법》(곽재식, 북스피어, 2019) 10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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