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식신 式神


 식신을 조종하는 비법은 → 도움깨비를 부리는 길은


  ‘식신(式神)’은 일본말입니다. 우리 낱말책에 없습니다. ‘しきがみ(式神·識神)’을 그저 한글로 옮긴 글결입니다. ‘심부름꾼·심부름이’로 고쳐쓸 만합니다. ‘도움이·도움지기·도움꾼·도움님·도움깨비’로 고쳐쓰지요. ‘곁사람·곁꾼·곁님·곁지기’나 ‘옆사람·옆꾼·옆님·옆지기’로 고쳐쓸 수 있어요. ‘도와주다·따까리·모시다·섬기다’로 고쳐써도 어울립니다. ㅍㄹㄴ



그중 첫 번째는 식신의 재능입니다

→ 여기서 첫째는 도움꾼 재주입니다

→ 첫째는 도움깨비 힘입니다

→ 첫째는 심부름꾼 솜씨입니다

《사주 인사이트》(하나사주, 혜윰터, 2025) 1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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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소비자 消費者


 소비자인 우리에게는 선택의 권리가 있다 → 쓰는 우리가 고를 수 있다

 생산자와 소비자와 분해자 사이에 → 짓는이와 먹는이와 부숨이 사이에

 소비자에게 전력을 공급하다 → 사람들한테 빛을 보내다


  ‘소비자(消費者)’는 “1. [경제] 재화를 소비하는 사람 2. [생명] 생태계에서, 독립 영양 생활을 하지 못하고 다른 생물을 통하여 영양분을 얻는 생물체 3. [전기·전자] 전력 회사로부터 전기를 받아서 최후로 사용하는 곳. 가정, 산업체나 그 밖의 건물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처럼 풀이하는데, ‘사는이·사는분·사는님’이나 ‘사람·사람들’로 손질합니다. ‘우리·우리네·우리들’로 손질하고, ‘살림꾼·살림이·살림바치’로 손질하지요. ‘손·손님’이나 ‘쓰는이·쓰는사람’이나 ‘먹는이·먹는사람’으로 손질해도 어울립니다. ㅍㄹㄴ



리사이클 제품을 제대로 파는 시장이 생겨나면 좋겠습니다. 에코 상품을 선택하는 소비자가 늘어날수록

→ 되살림이를 제대로 파는 가게를 열기를 바랍니다. 푸른살림을 고르는 사람이 늘어날수록

→ 되쓰는 살림을 제대로 파는 터를 열기를 빕니다. 풀빛살림을 사는 사람이 늘어날수록

→ 되씀살림을 제대로 파는 저자를 열어야겠습니다. 숲살림을 찾는 사람이 늘어날수록

《환경가계부》(혼마 마야코/환경운동연합 환경교육센터 옮김, 시금치, 2004) 144쪽


일단 시장으로 유입된 농산물은 촌각을 다투며 소비자를 향해 달려갑니다

→ 먼저 저자로 들어간 남새는 사람들한테 휙휙 달려갑니다

→ 저잣판에 들어온 들살림은 사람들한테 번개같이 달려갑니다

《유기농을 누가 망치는가》(백승우와 네 사람, 시금치, 2013) 53쪽


앞서도 말했듯, 소비자들은 호도당하는 중이다

→ 앞서도 말했듯, 사람들은 속기만 한다

→ 앞서도 말했듯, 사는님은 속고 또 속는다

→ 앞서도 말했듯, 사서 쓰면 내내 속는다

《에콜로지스트 가이드, 푸드》(앤드류 웨이슬리/최윤희 옮김, 가지, 2015) 97쪽


심지어 와인이나 맥주, 사과주이든지 간에 윤리적인 소비자라면 자신이 마시는 것들에 관해 반드시 알아야 할 진실이 있다

→ 더구나 포도술 보리술 능금술이든 올바른 사람이라면 스스로 무엇을 마시는지 반드시 제대로 알아야 한다

→ 게다가 포도술 보리술 능금술이든 착한 살림꾼이라면 스스로 무엇을 마시는지 올바로 알아야 한다

《에콜로지스트 가이드, 푸드》(앤드류 웨이슬리/최윤희 옮김, 가지, 2015) 203쪽


소비자 지갑을 털어가려고 작정하셨군

→ 우리 주머니를 털어가려고 하셨군

→ 사람들 쌈지를 털어갈 셈이셨군

《극주부도 1》(오노 코스케/김시내 옮김, 학산문화사, 2020) 35쪽


1차 소비자, 2차 소비자, 3차 소비자가 순서대로 자리잡고 있어요

→ 첫째 손님, 둘째 손님, 셋째 손님이 차곡차곡 자리잡아요

→ 으뜸 살림이, 버금 살림이, 딸림 살림이가 이어서 자리잡아요

《선생님, 생태계를 지키려면 어떻게 해야 해요?》(이상수, 철수와영희, 2023)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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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시작점 始作點


 변화의 시작점 → 바뀌는 첫걸음 / 바꾸는 첫발 / 새길

 모든 준비의 시작점은 → 모든 첫싹은 / 모든 새걸음은 / 모든 물꼬는


  ‘시작점(始作點)’은 “어떠한 것이 처음으로 일어나거나 시작되는 곳 = 기점”을 가리킨다고 하지요. ‘가다·나다·나가다·나서다·걸음마·아장아장’이나 ‘내다·내딛다·나아가다·나오다’로 다듬습니다. ‘-부터·붙다·비로소·비롯하다·그렇다·-에서’나 ‘새·새롭다·새눈·새걸음·새길·새날’로 다듬고, ‘샘·샘물·샘꽃·샘터·옹달샘’이나 ‘열다·오다·이다·하다’로 다듬어요. ‘지피다·펴다·펼치다·태어나다’나 ‘씨앗·씨알·종·해오름’으로 다듬을 만하고, ‘처음·첨·첫·첫걸음·첫길·첫날·첫자리·첫터’나 ‘첫단추·첫마당·첫마디·첫말·첫물·첫싹·첫씨’로 다듬어도 어울려요. ‘첫발·첫발짝·첫소리·첫손·첫삽·첫일·첫코’나 ‘꾸리다·꺼내다·끄르다·조금씩·하나씩’으로 다듬을 만합니다. ‘꼭두·꽃등·꽃샘·기지개·엄지’나 ‘이제·이제부터·갓·막’으로 다듬으면 되어요. ‘들다·들어가다·들어서다·들머리·들목’이나 ‘마루·마수·맏이·맏·먼저’로 다듬지요. ‘모·모락모락·물길·물골·물꼬’나 ‘밑·밑동·밑바닥·밑바탕·및꽃·밑판’으로 다듬어도 어울리고, ‘밑받침·밑밭·밑밥·밑뿌리·밑싹·밑씨’나 ‘밑줄기·바탕·바탕길·바탕틀·뿌리’로 다듬을 만합니다. ‘벌어지다·벌이다·빗장열기·뿌린씨’나 ‘싹·싹트다·움·움트다·트다·틔우다’로 다듬습니다. ‘앞·앞꽃·앞길·애-·으뜸씨’로 다듬고요. ‘일다·일어나다·일어서다·일으키다·일으켜세우다’로 다듬으며, ‘찾다·찾아가다·찾아나서다·찾아오다’나 ‘가게를 차리다·가게를 내다·길나서다·새터맞이·처음맞이’로 다듬기도 합니다. ㅍㄹㄴ



해파랑길 1구간의 시작점이기도 하다

→ 해파랑길 첫자락 첫머리이기도 하다

→ 해파랑길 첫길을 여는 곳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해양보호구역 답사기》(박희선, 자연과생태, 2011) 52쪽


가장 간단한 시작점이자

→ 가장 손쉬운 첫발이자

→ 가장 쉬운 첫자리이자

→ 가장 쉬운 첫걸음이자

《미생물군 유전체는 내 몸을 어떻게 바꾸는가》(롭 드살레·수전 L. 퍼킨스/김소정 옮김, 갈매나무, 2018) 87쪽


이내 그것은 나를 사랑할 방법을 찾는 시작점이 됩니다

→ 이내 나를 사랑할 길을 찾는 첫걸음입니다

→ 이내 나를 사랑할 하루를 찾는 첫발입니다

《작사의 시대》(조동희, 휴머니스트, 2023) 21쪽


여름의 시작점인 입하를 기준으로 펼쳐지는 시간입니다

→ 여름맞이입니다

→ 여름 첫머리입니다

《사주 인사이트》(하나사주, 혜윰터, 2025) 16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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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제책 / 숨은책읽기 2025.3.8.

숨은책 997


《길에 관한 명상》

 최인훈 글

 청하

 1989.3.25.



  처음 ‘최인훈’을 읽던 1991년 열일곱 살을 돌이켜봅니다. 그무렵은 ‘고1’이었고, 고등학교 국어교사는 “야, 이 사람은 입시에 안 나올 텐데 왜 읽냐?” 하고 묻더군요. “선생님, 입시에 나오든 안 나오든, 우리가 배울 글이라면 읽어야 하지 않습니까? 입시에 최인훈을 다루는 문제가 안 나오더라도, 최인훈을 읽고 나서 생각너비를 키우면 틀림없이 이바지하겠지요.” 하고 대꾸했습니다. 그러나 그때 《길에 관한 명상》을 읽으면서 ‘대학입시’를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거꾸로 불굿(입시지옥)이 아닌 제 앞길을 그리고 싶어서 ‘대학입시에 안 나올 듯한 글’을 더더욱 챙겨서 읽으려 했습니다. 어느새 서른 몇 해가 훌쩍 지난 2022년 어느 날 《길에 관한 명상》을 다시 만납니다. 푸름이일 무렵 읽던 책은 갓 나왔으니 반드레했다면 쉰 살 언저리에 헌책집에서 새로 마주한 책은 더께를 머금고 빛이 바랩니다. 우리가 읽는 책은 열 해나 서른 해쯤 지나면 다 바랠까요, 아니면 더 빛날까요? 우리가 쓰는 글은 스무 해나 마흔 해쯤 지나면 철없어 보일까요, 되레 한결 반짝일까요? 예나 이제나 “길에 관한 명상”이라 하면 둘레에서는 어렵겠거니 여깁니다. 최인훈 님은 글멋을 부리거든요. 수수하게 “길을 생각하다”나 “길을 돌아보다”로 이름을 붙였다면, 수더분하면서 숲빛으로 나아가는 글꽃이었으리라 봅니다.


ㅍㄹㄴ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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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제책 / 숨은책읽기 2025.3.8.

숨은책 1019


《빨간머리 앤 노트》

 高柳佐知子 글·그림

 변은숙 옮김

 보성출판사

 1995.10.25.



  일본에서 책엮기를 하는 이웃님이 어느 날 《빨간머리 앤을 좋아합니다》라는 책을 날개에 띄워 보내주었습니다. 한글판이라면 우리나라에서 손쉽게 찾을 수 있는데, ‘우리나라 펴냄터’에서 ‘일본으로 보낸 책’을 거꾸로 저한테 베푸셨어요. “이야, 이 책은 날개를 타고 두 나라 사이를 슥슥 오갔네!” 싶어서 반갑게 맞이했습니다. 그런데 어쩐지 낯익다 싶어서 이모저모 살피니 1995년에 살짝 나온 《빨간머리 앤 노트》하고 같은 판이더군요. “독서글짓기 賞”이라고 속에 찍힌 책을 헌책집에서 찾았고, ‘다카야나기 사치코’ 님이 빚은 이 알뜰한 판을 날개에 띄어서 일본으로 보내었습니다. 일본 이웃님은 1995년에 이런 책이 이미 나온 모습을 저보다 훨씬 반기셨어요. ‘몰래책’이든 말든 그저 기뻐하시더군요. 1995년에는 제법 읽히다가 사라진 듯하고, 2019년판은 영 안 읽히는 듯싶습니다. 여러모로 보면, 옛판은 아기자기하고 알록달록한 그림을 겉에 곱게 넣으면서 눈길을 끕니다. 2019년판도 점잖은 꾸밈새가 아니라 가볍게 말괄량이처럼 노는 꾸밈결로 했다면 한결 눈길과 손길을 사로잡았을 텐데 싶어요. ‘앤’ 아가씨는 얌전빼기가 아니니까요. 수다쟁이에 꽃순이에 노래순이다운 결을 살려야 책도 나란히 살 테지요.


《빨간머리 앤을 좋아합니다》(다카야나기 사치코/김경원 옮김, 위즈덤하우스, 2019.4.19.)

 

#高柳佐知子 (1991년)


ㅍㄹㄴ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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