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단풍 丹楓
단풍이 지다 → 가을물이 지다
울긋불긋하게 단풍이 들다 → 울긋불긋하다
단풍 구경을 가다 → 가을빛 구경을 가다
단풍이 곱게 물들기 시작하는 → 가을무지개가 곱게 물드는
‘단풍(丹楓)’은 “1. 기후 변화로 식물의 잎이 붉은빛이나 누런빛으로 변하는 현상. 또는 그렇게 변한 잎 2. [식물] = 단풍나무 3. [운동] 화투에서, 단풍이 그려져 있는 화투장. 10월이나 열 끗을 나타낸다”처럼 풀이하지만 ‘가을물·가을빛’이나 ‘가을스럽다·가을답다·가을같다’로 손질합니다. ‘가을무지개’나 ‘울긋불긋’으로 나타낼 만하고, ‘물들다·물들이다’로 손질해도 어울립니다. 이밖에 낱말책에 한자말 ‘단풍(丹楓)’을 “[농업] 사과 품종의 하나”로 풀이하며 싣지만 털어냅니다. ㅍㄹㄴ
코발트색의 청명한 하늘, 산야를 온통 울긋불긋 물들인 단풍
→ 파랗고 맑은 하늘, 들숲메를 온통 울글불긋 물들인 가을빛
→ 새파랗고 고운 하늘, 들메는 온통 울글불긋 가을물
《이은혜, 그리고 다구치 야에코》(김현희, 고려원, 1995) 11쪽
우리나라의 단풍은 그야말로 자연경색(自然景色) 중의 절경이오
→ 우리나라 가을물은 그야말로 빛나는 숲빛이오
→ 우리나라 가을빛은 그야말로 눈부시오
→ 우리나라 가을무지개는 그야말로 곱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간다》(정수일, 창비, 2004) 28쪽
나도 물든 단풍을 볼 때마다 삶도 죽음도 다 공空하다는 걸 실감한다
→ 나도 물든 잎을 볼 때마다 삶도 죽음도 다 덧없는 줄 깨닫는다
→ 나도 가을잎을 볼 때마다 삶도 죽음도 다 부질없는 줄 깨닫는다
→ 나도 가을물을 볼 때마다 삶도 죽음도 다 아무것이 아닌 줄 느낀다
→ 나도 가을빛을 볼 때마다 삶도 죽음도 다 텅 빈 줄 느낀다
《모든 것을 사랑하며 간다》(박노자·에를링 키텔센, 책과함께, 2013) 256쪽
지금 단풍이 절정이라는 산길 코스를 드라이브했다
→ 요새 가을잎이 한창이라는 멧길을 달렸다
→ 요새 가을물이 한창이라는 멧길을 차로 달렸다
→ 요새 가을빛이 한창이라는 멧길을 나들이했다
《나무》(고다 아야/차주연 옮김, 달팽이, 2017) 152쪽
고향에는 슬슬 단풍이 들겠습니다
→ 시골에는 슬슬 가을물 들겠습니다
→ 시골은 슬슬 가을빛이 들겠습니다
《다자이 오사무 서한집》(다자이 오사무/정수윤 옮김, 읻다, 2020) 20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