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 숨은책읽기 2025.3.22.

숨은책 1030


《南部朝鮮の方言》

 小倉進平 글

 朝鮮史學會 1924.3.28.첫

 第一書房 1981.1.25.새로



  말글을 다루는 일을 하려면 ‘어떤 종이(운전면허증·졸업장·자격증)’는 덧없습니다. 말글을 살피는 일을 하기에 ‘다른 종이(책·수첩·공책)’를 늘 품고서 걸어다닙니다. 어떤 종이만 붙잡는 사람이 넘치고, 다른 종이를 건사하는 사람이 한참 드문 우리나라입니다. 걷고, 버스를 타고, 두바퀴를 달리면서, 작은 길손채에 묵고 마을가게를 들르고, 아이들 곁에 서기에 말빛을 읽고 글빛을 새깁니다. 《南部朝鮮の方言》을 1924년에 내놓은 일본사람 오구라 신페이 님은 주시경 님에 이어 ‘걸으며 말을 살핀’ 둘째인 사람이라고 느낍니다. 주시경 님은 늘 걸어다녔는데, 다른 뜻도 있되 “살아가고 살림하는 이웃이 쓰는 말”을 들으려면 온골목을 누비듯 걸어야 합니다. 이러면서 끝없이 글을 쓰고 글월을 주고받아요. 또한 스스로 말결을 가다듬고 새말을 여밉니다. 걷기와 듣기와 쓰기를 생각하기와 살림하기로 일구면서 바탕을 푸른사랑으로 돌보기에 말글지기(언어학자·국어학자)일 수 있습니다. 1924년판 《조선 남녘 사투리》를 손에 넣기 어려웠지만 1981년 되살림판은 용케 찾아냈습니다. 한 쪽씩 아껴가며 읽자니, 책끝에 꽤 길게 ‘말그림’을 담았더군요. 사투리를 알려면 이런 말그림이 꼭 있어야 하는데, 막상 이처럼 말그림을 여미는 길잡이(대학교수·국립국어원 학자)는 보기 어렵습니다. ‘말’을 살피는 길이란, ‘소리로 담는 마음’을 살피는 삶이요, ‘마음을 이룰 삶’을 헤아리며 사랑한다는 뜻입니다. 낱말 하나만 잘 다루거나 쓴다면 글장사를 할 수 있되, 글살림하고는 멀어요. 스스로 살림을 짓는 일꾼으로 서면서, 이웃과 들숲바다를 푸르게 어깨동무하는 꿈을 돌아볼 적에 비로소 작은 말글지기가 태어난다고 느낍니다. 아직 우리나라에는 ‘교수·학자·연구자·문학인’은 많되 ‘살림지기·시골일꾼·아이곁·글꽃’은 없다시피 합니다. 앞으로는 살림말과 숲말과 사랑말(아이말)을 아우르는 일꾼이 태어나기를 빕니다.


ㅍㄹㄴ


오구라 신페이

1903년에 도쿄 제국대학에 들어가 언어학을 익혔으며, 1906년에 졸업 논문 〈헤이안 조의 음운〉(平安朝の音韻)을 썼다. 우에다 가즈토시 국어학 연구실에서 일을 돕다가 1911년에 조선총독부에서 일했다. 1924∼1926년에 유럽과 미국에 다녀온 뒤, 1926년에 경성제국대학 교수로, 1933년부터 1943년까지는 도쿄 제국대학 언어학과 주임교수로 지냈다. 1920년에 《조선어학사》(朝鮮語學史)를, 1944년에 《조선어 방언의 연구 (상·하)》(朝鮮語方言の硏究)를 써냈다. 1935년에 〈향가 및 이두의 연구〉(鄕歌及び吏頭の硏究)로 제국학술원 은사상을 받으며, 1943년에는 조선총독부에서 조선문화공로상을 주었다. 1944년에 《조선어 방언의 연구 (상·하)》(朝鮮語方言の硏究)를 내놓으며 조선 사투리를 전라도, 경상도, 함경도, 평안도, 중부지방(경기도)으로 말결을 가른다. 같은 경상도 사투리라 하더라도 영남과 동남으로 가른다. 같은 한국말이어도 고을마다 말소리와 말결과 말틀이 다른 대목을 하나하나 담아서 나타냈다.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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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책 1029


《녹색당》

 仲井 斌(나가이 타케시)

 편집부 옮김

 맥남

 1987.9.10.



  들숲바다를 돌보거나 작은마을을 보살피겠다고 밝힌 나라지기는 아직 없습니다. 배움불굿에 시달리는 아이들이 누구나 보금자리에서 오붓이 살림을 익히면서 스스로 서도록 북돋우겠다고 하는 나라일꾼도 아직 없습니다. 몇몇 벼슬아치도 틀림없이 말썽이되, 막상 우리 스스로 푸른살림을 안 걷는 탓이 훨씬 크다고 여길 만합니다. 지난날에는 시켜먹는 일이 드물었기에 ‘집밥·바깥밥·시켜먹다·싸가다·나름밥’ 같은 말을 짓거나 쓸 일조차 없었다면, 이제는 시켜먹기와 사먹기를 둘러싼 말이 쏟아집니다. 푸른별을 걱정한다지만 쇠(자동차)는 안 줄어들고, 오히려 빠른길이 늘어납니다. 서울을 떠나는 사람도 드물어요. 《녹색당》은 일본에서 나온 책을 옮깁니다. 독일에서 싹튼 푸른길(녹색당)인데, 우리는 독일 아닌 일본에서 풀어낸 바를 슬그머니 들였습니다. 일본이야 ‘綠色’을 쓰더라도, 우리는 ‘풀빛·푸른’처럼 우리말이 있으나, 우리 손길로 푸른숲이나 푸른마을을 못 그린 탓이요, 2025년에 이르러도 마찬가지입니다. “지키자!”는 말마디로는 못 지킵니다. “나부터 이렇게 할게” 하고 나서야 바꾸면서 지킵니다. 씨앗과 나무를 심을 “우리 보금자리”부터 가꿀 적에 비로소 나라를 바꿀 수 있어요. 경기도 안양시 석수2동 318-1에 있던 ‘맥남글방’이라는 작은책터도 작은씨앗을 심으려 했을 테지요.


ㅍㄹㄴ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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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제책 / 숨은책읽기 2025.3.21.

숨은책 1028


《즐거운 노래동산, 만화영화 주제가 악보집》

 편집부 엮음

 예음

 1988.6.1.



  어릴적에 그림틀(텔레비전)에 나오는 여러 그림얘기(만화영화)에는 노래가 딸렸습니다. 어린배움터는 우리를 어린이로 여기지 않으면서 늘 때리고 윽박지르고 돈을 내라고 닦달했지만, 놀이날(운동회)에 이르면, ‘그림얘기 노래(만화영화 주제가)’를 하루 내내 틀어대곤 했습니다. 여느때에는 우리가 읽는 그림꽃을 모조리 “학습에 방해가 되는 불온도서”로 여겨서 불태우더니, 참 앞뒤가 어긋난 모습입니다. 2020년을 넘은 오늘날에는 “어린배움터 마당(운동장)에서 책을 불태웠”다니, 거짓말인 줄 여기는 분이 있겠으나, 이런 짓은 2000년 첫머리까지 끊이지 않았습니다. 《즐거운 노래동산, 만화영화 주제가 악보집》을 뒤늦게 보았습니다. 어릴적에는 굳이 안 들춘 책입니다. 왜냐하면 머릿속에 다 있으니까요. “새소년 1988년 6월호 별책부록 2”로 나온 이 꾸러미를 들추자니, 유난히 ‘윤석중 글’이 많습니다. 이른바 이승만·박정희·전두환 사슬나라에서 떵떵거리면서 어린글판(아동문학계)을 주름잡던 윤석중이요, ‘독재부역’이 버젓하지만, 이 대목을 까맣게 잊은 분이 너무 많습니다. 어제를 잊은 나라에 오늘이란 시커멓고, 모레도 새까맣게 마련입니다. 어제와 오늘과 모레는 늘 하나입니다. 탈을 쓰거나 옷을 바꿔입는 대서 발자국이 사라지지 않습니다.



별나라 으뜸별인 대왕성으로 대우주 평화 위해 우리는 간다. 손오공 간다. 오로라 공주 따라 하늘로, 마음 나쁜 무리들을 무찌르며 나간다. 대우주 대우주 옳은 세상 밝은 나라 세우러 간다. (윤석중 글. 오로라 공주와 손오공/14쪽)


와, 햇님 아들 우리들의 차돌이. 아, 햇님 아들 우리들의 차돌이. 씩씩하고 슬기롭고 마음 착한 차돌이. 사나운 바람 몰아쳐도 두려움 없이 뚫고 나가서, 나쁜 무리 물리치는 정의에 소년. 와, 햇님 아들 우리들의 차돌이. 아, 햇님 아들 우리들의 차돌이. 멋진 들에서 잘도 싸우는, 아, 어린 용사. (윤석중 글, 서부 소년 차돌이/18∼19쪽)


보름달 같은 샤롯. 사랑스런 그 얼굴. 꽃송이 같은 샤롯. 아릿다운 그 마음씨. 환해지네. 곁에 있으면. 언제나 늘 방긋 웃음 짓네. 오, 오, 샤롯, 보름달같이 밝은, 오, 샤롯. 귀염둥이 아가씨. 모두들 친딸 삼고 싶어하네. 해와 함께 달과 함께, 함께 살아가자. (윤석중 글, 샤롯트/24∼25쪽)


유성에서 나타난 우리의 피터. 정의에 불타는 용감한 소년. 먼 하늘을 찾아서 헤매는 아들. 지구의 평화 위해 앞장선 용사. 덤빌 테면 덤벼라. 나쁜 무리들 끝까지 싸우리라. 정의를 위해 마지막 승리는 피터의 차지, 유성가면 피터 만세. (윤석중 글. 유성가면 피터/41쪽)


꽃처럼 아릿따운 천사 아가씨. 마음씨 고운 아가씨. 그 이름 루루, 꽃천사 루루. 빨주노초파남보 일곱 가지 빛, 무지개빛 고운 꽃 어디 있을까. 우리에게 행복을 안겨다주는, 무지개꽃 찾아가자. 하늘에선 꽃구름이, 들에서는 꿈나무가, 꽃천사의 슬픔을 달래주네. 잘되리라고 비네. 루루, 루루, 꽃천사 루루. (윤석중 글. 꽃 천사 루루/53쪽)


1 : 저 하늘로 올라가자, 하늘배를 타고서. 오르고 또 올라도 끝없는 저 하늘, 하늘배 우주선아 힘껏 싸워라. 구름 헤치고 싸우러 가는 날으는 전함 V호, 오르고 또 올라도 끝없는 저 하늘, 하늘배 우주선아 힘껏 싸워라. 2 : 이 목숨을 다 바쳐서 싸우리라, 끝까지. 우주선 이기고서 노래를 부르며, 또다시 땅나라로 돌아오리라. 은하를 건너 싸우러 가는, 날으는 전함 V호, 우주선 이기고서 노래 부르며, 또다시 땅나라로 돌아로리라. (윤석중 글. 날으는 우주 전함 V호/64쪽)


ㅍㄹㄴ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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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제책 / 숨은책읽기 2025.3.21.

숨은책 1027


《들불여성문고 1 오늘 씀바귀꽃으로 살아》

 편집부 엮음

 들불

 1988.8.22.첫/1989.3.30.고침4벌



  적잖은 분이 ‘꽃’을 순이(여성)를 빗대는 말로 잘못 압니다. 꽃은 순이돌이(여남)를 모두 가리킵니다. 꽃에는 암꽃과 수꽃이 나란하니까요. 순이는 순이꽃이요, 돌이는 돌이꽃입니다. 저마다 꽃으로 태어난 아름다운 숨결입니다. ‘나’하고 ‘너’는 다른 몸빛이지만, 숨빛으로는 나란히 하늘빛입니다. 그래서 우리말에서는 ‘나 + 너 = 우리’입니다. 우리말에서 ‘우리’는 ‘울’을 가리키는데, ‘하늘 = 한 + 울’인 얼개입니다. “크게 아우르는 곳”이기에 ‘하늘’이요, 너랑 나를 나란한 숨빛으로 바라보면서 마주하기에 ‘우리’입니다. 《들불여성문고 1 오늘 씀바귀꽃으로 살아》는 처음 나올 즈음 무척 눈길을 받고 손길을 탑니다. 오랜 사슬나라에서 억눌리고 짓밟힌 사람빛을 되찾자고 나서는 사람들 작은목소리를 담아낸 꾸러미입니다. 어느새 마흔 해 즈음 흘렀으니 까마득하다고 여길 수 있는데, 이 꾸러미에 담긴 줄거리 가운데 이제 바뀐 대목이 있고, 아직 먼 대목이 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풀 대목이 있어요. 온누리 모든 나라를 보면, “아이를 나라(정부)에 맡길수록 아이는 더 아이답지 않을 수 있다”고 느낍니다. 모름지기 “어버이한테서 사랑받으려고 태어난 아이”인데, 적어도 열두 살까지는 모든 어버이가 집에서 아이를 맡아서 사랑을 물려주고 가르친 뒤에, 열세 살부터 차분히 ‘마을배움터’에 모여서 살림을 익힐 노릇이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러니까 어느 집에서건 아이를 열두 살까지 사랑으로 품을 만큼 “나라가 살림집을 이바지하는 몫”이어야 합니다. 어린이집·배움터에 돈을 쏟아붓는 얼개가 아닌, “아이를 낳아 돌보는 집”에 밑돈을 대야 나라다운 얼개입니다. 이렇게 두 어버이가 아이를 돌아보고 살피는 길로 바꾸어야, 젊은 순이돌이 모두 어깨동무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스스로 알아보고 익힐 테지요.


ㅍㄹㄴ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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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마실 . 마을책집 이야기


동박꽃 여러 송이 (2025.3.16.)

― 부산 〈책과 아이들〉



  누가 순천이라는 고장은 어떠하느냐 묻는다면 “순천에는 〈형설서점〉이 있어서 빛납니다.” 하고 얘기합니다. 누가 진주라는 고장은 어떠하느냐 물으면 “진주에는 〈동훈서점〉과 〈즐겨찾기〉가 있어서 반짝입니다.” 하고 말합니다. 제가 책벌레이기도 하지만, 고을빛이나 고장빛을 헤아릴 적에는 ‘고을책집·마을책집’을 골목빛으로 삼아서 두런두런 속삭이면서 즐겁습니다.


  지난 2000년부터 부산을 드나들며 ‘부산내기한테 부산이웃’으로 지내는 나날입니다. 부산에 계신 분한테는 ‘전라이웃·고흥이웃’일 수 있고, 제가 나고자란 데는 인천이라서 ‘인천이웃’으로 삼을 수 있고, 그냥그냥 ‘글이웃·말이웃’으로 여길 만하며, ‘마음이웃·들숲메이웃’으로 바라보아도 반갑습니다.


  첫봄비가 내리다가 멎다가 또 내리다가 멎는 하루입니다. 전남 고흥에 있는 우리 보금자리는 동박꽃이 이제부터 피어나려 하는데, 부산은 이미 거의 지거나 막바지입니다. 거제동 〈책과 아이들〉에서 ‘바보눈(이오덕읽기모임)’ 11걸음을 펴다가 문득 동박꽃을 여러 송이 줍습니다. 동박새가 동박꽃을 즐기는 줄 아는 분이 이따금 있습니다만, 동박새를 만난 이웃은 적고, 동박꽃을 손수 거두어 꽃잎과 꽃가루를 아삭아삭 천천히 먹는 이웃은 드뭅니다.


  “꽃을 먹어요? 동박꽃도 먹어요?” 하고 묻는 이웃님한테 빙그레 웃으면서 “네, 저는 벌레먹은 꽃잎이 있든, 개미가 볼볼 기든, 반갑게 먹어요. 토끼나 염소나 소도 그렇거든요. 벌레먹거나 개미나 애벌레가 있어도 토끼랑 염소랑 소는 그냥 통째로 꽃과 잎을 먹습니다. 사람도 꽃잎과 풀잎과 나뭇잎을 옛날 옛적부터 빗물에 씻어서 기쁘게 밥살림으로 맞이했어요.” 하고 들려줍니다.


  요즈음 온나라는 ‘우두머리’를 둘러싼 실랑이로 시름시름 힘겹다고 여깁니다. 아무래도 ‘나라일꾼’이 아닌 ‘나라힘꾼’을 뽑은 탓인데, 모름지기 모든 벼슬자리(공직자)는 처음부터 ‘일자리’ 아닌 ‘힘자리’예요. 사람들을 헤아리는 길하고 동떨어진 벼슬길이라서, 참말로 이제부터 다시 살펴서 세울 노릇입니다.


  윤석열 씨를 사슬터(감옥)로 보낼 수 있습니다만, 이보다는 두멧시골에 ‘500평 밭과 땅과 오두막’을 베풀어서, ‘두멧시골 오두막살이 서른 해’를 살도록 이끌면 되리라 봅니다. 지난날 박근혜 씨한테는 ‘들숲 12000평과 오두막과 호미·낫·쟁기’를 베풀어서, ‘꽤 넓은 논밭을 오직 손연장만으로 풀을 베고 거두고 가꾸는 시골일’을 시킬 노릇이라고 봅니다. 손수짓기(자급자족)를 해본 적이 없느라 말썽을 일으킨 분은 사람 발길 안 닿는 멧숲으로 보내야 스스로 뉘우칩니다.


ㅍㄹㄴ


《살아있다는 것》(유모토 가즈미 글·사카이 고마코 그림/김숙 옮김, 북뱅크, 2025.1.20.)

#湯本香樹實 #酒井駒子 #橋の上で

《열두 살의 전설》(고토 류지/박종진 옮김, 우리교육, 2003.11.30.)

#後藤?二 #鈴木びんこ #後藤龍二 #12歲たちの傳說

《암은 병이 아니다》(안드레아스 모리츠 글/정진근 옮김, 에디터, 2014.1.3.첫/2021.5.15.고침)

#내몸의마지막치유전략 #AndreasMoritz #CancerIsNotADisease #ItsaHealingMechanism

《우리말 글쓰기 사전》(숲노래·최종규, 스토리닷, 2019.7.22.)

《쉬운 말이 평화》(숲노래·최종규, 철수와영희, 2021.4.23.)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숲노래·최종규, 철수와영희, 2025.3.28.)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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