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과작의


 과작의 작가이다 → 적게 쓴다 / 조금 쓴다 / 뜸하게 쓴다

 과작의 활동을 했다 → 드물게 썼다 / 얼마 안 썼다


  ‘과작(寡作)’은 “작품 따위를 적게 지음”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과작 + -의’ 얼거리라면, ‘-의’를 털고서 ‘적다·조금·조금 있다’나 ‘드물다·뜸하다·뜨음하다’나 “몇 없다·몇 안 되다·몇 가지 있다”로 풀어낼 만합니다. ‘드문빛·드문꽃’처럼 써도 어울리고, “보기 드물다·보기 어렵다·보기 힘들다”나 “얼마 안 되다·얼마 없다”라 해도 되어요. ㅍㄹㄴ



얼마나 과작(寡作)의 작가인가를 실감케 한다

→ 얼마나 적게 쓴 글님인가를 알 만하다

→ 얼마나 조금 쓴 글꽃님인가를 느낄 만하다

《인공낙원의 뒷골목》(홍기돈, 실천문학사, 2006) 165쪽


다음 작품은 과작의 바늘 공주

→ 다음은 몇 없는 바늘아씨

→ 다음은 조금 내놓은 바늘순이

《하쿠메이와 미코치 6》(카시키 타쿠로/이기선 옮김, 길찾기, 2018) 1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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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관계의


 그런 관계의 법칙은 없다 → 그렇게 맺는 틀은 없다

 우리 관계의 현실은 → 우리 사이 모습은

 관계의 미학을 → 잇는 빛을 / 어울림빛을 / 함께하는 빛을


  ‘관계(關係)’는 “1. 둘 이상의 사람, 사물, 현상 따위가 서로 관련을 맺거나 관련이 있음 2. 어떤 방면이나 영역에 관련을 맺고 있음 3. 남녀 간에 성교(性交)를 맺음을 완곡하게 이르는 말 4. 어떤 일에 참견을 하거나 주의를 기울임 5. (‘관계로’ 꼴로 쓰여) ‘까닭’, ‘때문’의 뜻을 나타낸다”고 합니다. ‘관계 + -의’ 얼거리라면 ‘-의’부터 털고서, ‘같이하다·함께하다·벗·부축·빔’이나 ‘거들다·곁들다·도와주다·돕다·동이다·두름손’이나 ‘매다·매듭·맺다·고리·이음고리’로 손봅니다. ‘줄·끈·노·땋다·묶다·밧줄’이나 ‘끼다·기어들다·끼어들다·들다·들어가다’나 ‘다가가다·다가서다·닿다·대다·손대다·손쓰다·파고들다’로 손보지요. ‘살다·-살이·삶·몸담다·몸두다·섞다’나 ‘트다·열다·알다·얼크러지다·얽다·어울리다·어우러지다’나 ‘갈랫길·-뻘·사이·새·선·섶’으로 손보고, ‘기웃거리다·넘겨보다·들여다보다·바라보다·보다·속보다·쳐다보다’로 손봅니다. ‘깁다·기우다·꿰맞추다·꿰매다·실·실타래·여미다·엮다’나 ‘넝쿨·넌출·덩굴·수레바퀴·톱니·톱니바퀴·우리’로 손보아도 어울리고, ‘때문·뜻·-로서·탓’이나 ‘이다·이어가다·잇다·있다·지내다’로 손볼 수 있어요. ‘마음담다·마음쓰다·마음있다·만나다·머금다’나 ‘맞닿다·맞물다’나 ‘자라다·자리·주변·주변머리·쪽·터·터전’으로 손볼 자리도 있습니다. ‘이야기·얘기’로도 손봅니다. ㅍㄹㄴ



타인과 맺은 관계의 흔적들을

→ 남과 맺은 사이가 남긴 것을

→ 이웃과 맺은 삶자국을

《감시와 처벌의 나날》(이승하, 실천문학사, 2016) 86쪽


다시 순이 튼 관계의 오장육부와 말을 튼 적 있니

→ 다시 싹이 튼 사이인 배와 말을 튼 적 있니

→ 다시 움이 튼 사이인 몸과 말을 튼 적 있니

《헤어진 이름이 태양을 낳았다》(박라연, 창비, 2018) 82쪽


세상을 만나는 관계의 시작이 손이다

→ 우리는 손으로 처음 만난다

→ 우리는 서로 손부터 만난다

《나는 고딩 아빠다》(정덕재, 창비교육, 2018) 10쪽


관계의 지형을 드러내기 위한 은유로 모자람 없이 작동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장면들이다

→ 어떻게 얽혔는지 잘 빗대는 대목이다

→ 얽힌 모습을 잘 그리는 대목이다

《태도가 작품이 될 때》(박보나, 바다출판사, 2019) 12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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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영어] 비닐하우스vinyl house



비닐하우스(vinyl house) : 비닐로 바깥을 가린 온상. 채소류나 화훼류의 촉성 재배나 열대 식물을 재배하기 위하여 널리 쓴다

vinyl house : 비닐 하우스

ビニルハウス(vinyl house) : [작물학] 비닐 하우스



비닐을 씌우니 ‘비닐집’일 텐데, 여러모로 보면 언제나 따뜻하거나 포근하게 돌보려는 곳이니 ‘따뜻집·따순집·따뜻채’나 ‘따뜻칸·따순칸’으로 나타낼 만합니다. ‘씌움집·씌움채·씌움칸’처럼 수수하게 나타내어도 어울립니다. ‘포근집·푸근집·포근채’나 ‘포근칸·푸근칸’이라 해도 되고요. ㅍㄹㄴ



비닐하우스를 만들고 땅을 더럽히고 에너지를 소모하며 꼭 제철이 아닌 걸 먹어야 하는 걸까

→ 씌움집을 짓고 땅을 더럽히고 기름을 바쳐서 꼭 제철이 아닌데 먹어야 할까

→ 씌움집을 세우고 땅을 더럽히고 기름을 때서 꼭 제철이 아닌데 먹어야 할까

《퇴곡리 반딧불이》(유소림, 녹색평론사, 2008) 220쪽


비닐하우스에 비 떨어지는 소리가 그렇게 좋았다

→ 포근채에 비 떨어지는 소리가 그렇게 즐거웠다

→ 푸근칸에 비 떨어지는 소리가 그렇게 신났다

《다시 칸타빌레》(윤진성, 텍스트, 2009) 166쪽


비닐하우스 옆 작은 벚나무가 꽃망울을 하얗게 터뜨리는 것을

→ 따뜻채 옆 작은 벚나무가 꽃망울을 하얗게 터뜨리는 모습을

→ 따순칸 옆 작은 벚나무가 꽃망울을 하얗게 터뜨리는데

《삼킨 꿈, 땅에서 배운 십 년》(한승오, 강, 2012) 81쪽


시골집 수돗가 옆에는 비닐하우스가 있다

→ 시골집 꼭짓물가 옆에는 씌움집이 있다

→ 시골집 꼭짓물터 옆에는 씌움채가 있다

→ 시골집 꼭짓물가 옆에는 포근칸이 있다

《웃는 연습》(박성우, 창비, 2017) 90쪽


비닐하우스도 없고 냉장고도 없던 시절

→ 포근집도 없고 싱싱칸도 없던 때

《강원도의 맛》(전순예, 송송책방, 2018) 19쪽


비닐하우스가 2개 동으로 나뉘어 있다

→ 따뜻집이 둘로 있다

→ 따뜻채가 두 칸 있다

→ 포근집 두 채가 있다

《내 방의 작은 식물은 언제나 나보다 큽니다》(김파카, 카멜북, 2020) 24쪽


유하 파파는 비닐하우스라도 짓고 살면

→ 유하 아빠는 씌움집이라도 짓고 살면

→ 유하 아버지는 포근집이라도 짓고 살면

《우리나라 시골에는 누가 살까》(이꽃맘, 삶창, 2022) 2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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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영어] 파파papa



파파 : x

papa : 아빠, 아버지

パパ(papa) : 1. 파파 2. (유아어) 아빠. 3. [속어] (기생·애인 등이) 자신의 후원자나 애인인 남성을 애교스럽게 부르는 말



‘papa’를 ‘파파’로 적는들 우리말일 수 없습니다. 우리말은 ‘아빠’요 ‘아버지’입니다. 우리말에 스며드는 영어는 으레 일본을 거쳐서 들어오는데, 일본에서 ‘パパ’를 어떻게 쓰는지 짚어 본다면, 더더욱 이런 영어를 아무렇게나 섣불리 쓸 수 없습니다. ㅍㄹㄴ



유하 파파는 비닐하우스라도 짓고 살면

→ 유하 아빠는 씌움집이라도 짓고 살면

→ 유하 아버지는 포근집이라도 짓고 살면

《우리나라 시골에는 누가 살까》(이꽃맘, 삶창, 2022) 2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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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Eloise Audio Collection: Four Complete Eloise Tales: Eloise, Eloise in Paris, Eloise at Christmas Time and Eloise in Moscow (Audio CD)
케이 톰슨 / Simon & Schuster Childrens / 2015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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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5.5.12.

그림책시렁 1561


《Eloise at Christmas Time》

 Kay Thompson 글

 Hilary Knight 그림

 Simon & Schuster

 2000.



  그림책 ‘엘로이즈’ 꾸러미는 2007년에 처음 만났습니다. 한글판은 그해에 처음 나왔지 싶고, 워낙 1958년 언저리부터 나온 꾸러미입니다. 우리 터전하고는 좀 안 맞을 수 있기에 썩 안 읽히다가 사라졌구나 싶은데, 언제 어디에서나 개구쟁이로 신나게 뛰놀 줄 아는 아이가 날마다 새롭게 일으키는 갖가지 이야기를 그저 바람결처럼 풀어내었다고 여길 만합니다. 《Eloise at Christmas Time》를 돌아봅니다. 이웃나라이기에 우리보다 일찍부터 아이를 더 사랑하거나 눈여겨보지는 않습니다. 살림이 가난하건 가멸차건 바탕이 사랑일 적에 아이를 사랑할 뿐입니다. 살림이 가멸차더라도 ‘아이사랑’을 몽땅 잊은 듯한 오늘날 우리나라를 제대로 들여다보아야 합니다. 살림이 가난하던 지난날에는 모든 아이가 거리끼지 않으면서 나무를 타고 골목을 달리고 갖은 놀이와 노래를 스스로 생각해서 누렸습니다. 신이 없으면 맨발로 달리고, 비와 바람과 눈과 땡볕과 칼추위를 아랑곳하지 않던 지난날 ‘가난살림 어린이’입니다. 우리가 볼 곳이란, ‘돈’이 아닌 ‘마음’입니다. 우리가 마음에 심을 씨앗이란, ‘돈벌이’가 아닌 ‘사랑’이어야 하지 않을까요? 아이들이 나중에 스무 살을 넘을 즈음 ‘돈 잘 버는 일자리’를 찾도록 등을 떠미는 배움불굿(입시지옥)을 걷어치우려고 애쓰는 몸짓이 아니라면, 우리는 어른 아닌 그냥 꼰대에 바보일 뿐입니다.


#케이톰슨 #힐러리나이트 (1926∼)

《엘로이즈의 크리스마스 소동》(케이 톰슨 글·힐러리 나이트 그림/김동미·박미경 옮김, 예꿈. 2007.11.26.)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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