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부족 不足


 학교 시설 부족으로 → 배움터가 초라해 / 배움터가 허술해

 예산 부족으로 → 밑돈이 적어 / 돈이 달려

 일손 부족으로 → 일손이 모자라 / 일손이 없어

 시간 부족으로 → 짬이 없어 / 틈이 밭아

 수면 부족으로 → 잠이 모자라 / 잠을 못 자


  ‘부족(不足)’은 “필요한 양이나 기준에 미치지 못함”을 뜻한다고 합니다. ‘모자라다·못하다·못·얕다·낮다·얄궂다’로 손봅니다. ‘어설프다·어리석다·어리버리·어영부영·어쭙잖다·얼렁뚱땅·엉성하다’나 ‘넋나가다·얼간이·얼나가다·덜되다·덜떨어지다·덜익다’로 손볼 만합니다. ‘가물다·마르다·달리다·밭다·부치다·깎다’나 ‘낮다·넘기다·덧없다·맨끝·맨뒤’로 손보고, ‘못나다·못 미치다·못쓰다·빠뜨리다’나 ‘밑바닥·밑자리·바닥·빈자리·빈틈’으로 손봐요. ‘버겁다·벅차다·번드럽다·번지르르’나 ‘새다·서투르다·섣부르다·설다·설익다’로 손보아도 어울려요. ‘적다·조그맣다·졸다·좀스럽다·좁다·줄다’나 ‘없다·이름만·쭉정이·푼수·꼬투리’로 손봅니다. ‘아쉽다·아슬아슬·안 되다’나 ‘잊다·자다·잘못·켕기다·탓’으로 손보며, ‘짧다·쥐꼬리·째다·쪼들리다·찌들다’나 ‘처지다·초라하다·타다·터무니없다·텅비다’로 손보지요. ‘고프다·배고프다·출출하다·가난하다·헐벗다’나 ‘틈·틀리다·틈있다·흐리다·빈수레가 시끄럽다’로 손보아도 됩니다. ‘하얗다·한 치 앞도 못 보다·허술하다·헐겁다·헙수룩’이나 ‘후리다·후줄근하다·후지다·흉·훙터’로 손보고, ‘걱정·근심·끌탕’이나 ‘속없다·속좁다·솜방망이·씨나락 까먹는 소리’로 손보기도 합니다. ㅍㄹㄴ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키기에는 역부족인 것이다

→ 여러 가지를 채우기에는 힘이 모자라다

→ 이모저모 바라기에는 힘이 부친다

→ 온갖 목소리를 받아들일 힘은 달린다

《참 교육의 돛을 달고》(찌까즈 께이시/김성원 옮김, 가서원, 1990) 33쪽


공유경제만으로는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 한살림만으로는 너무 모자라다

→ 두레살이만으로는 턱없이 적다

《중국경제의 야망》(소작기/진정미 옮김, 매일경제신문사, 1996) 137쪽


풍요로움은 그 나름의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부족함에 따르는 고통을 없애고 넓은 지평을 열어줍니다

→ 돈이 많아도 즐겁습니다. 가난하지 않아 괴롭지 않고 앞길을 넓힙니다

→ 돈이 많아도 이바지합니다. 배고프지 않아 안 괴롭고 새길을 넓힙니다

《아름다운 삶, 사랑 그리고 마무리》(헬렌 니어링/이석태 옮김, 보리, 1997) 189쪽


자신의 부족함을 절망적으로 재인식하게 된다

→ 스스로 모자란 줄 씁쓸하게 되새긴다

→ 제 빈구석을 새삼 가슴 아프게 느낀다

→ 못난 나를 다시금 뼈저리게 돌아본다

→ 어설픈 나를 또다시 눈물로 깨닫는다

《옛길》(안치운, 학고재, 1999) 190쪽


가장 큰 약점이 정면돌파력이 부족하다는 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 맞받이를 안 하기에 아주 얄궂다고 생각합니다

→ 바로뚫기를 안 하기에 무척 모자라다고 생각합니다

《조선일보 공화국》(강준만, 인물과사상사, 1999) 156쪽


학교 시설 부족으로

→ 배움터가 모자라

→ 배움판이 얼마 없어

《전쟁과 학교》(이치석, 삼인, 2005) 128쪽


기초생활에 필요한 시설이 크게 부족하다

→ 밑살림이 크게 모자라다

→ 바탕살림이 거의 없다

《팔레스타인》(오드 시뇰/정재곤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2008) 67쪽


국가의 투자 재원 부족으로 인해 성장이 저해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 나라살림이 모자라 더는 크지 않으리라 걱정했다

→ 나라돈이 메말라 축 처지리라 걱정했다

→ 나라에 밑돈이 바닥나 발돋움을 못하리라 여겼다

《그 많던 쌀과 옥수수는 모두 어디로 갔는가》(윌든 벨로/김기근 옮김, 더숲, 2010) 102쪽


식량 부족이 코앞으로 다가왔다는 경고는 허공으로 흩어진다

→ 밥바닥이 코앞으로 다가왔다는 말씀은 높이 흩어진다

→ 먹을거리가 곧 바닥난다는 말은 텅 빈 하늘로 흩어진다

《흙, 문명이 앗아간 지구의 살갗》(데이비드 몽고메리/이수영 옮김, 삼천리, 2010) 246쪽


나한테는 약간 부족한 감이 있네요

→ 나한테는 살짝 모자라네요

→ 나는 살짝 아쉽네요

《심야식당 6》(아베 야로/조은정 옮김, 미우, 2011) 89쪽


증산에 매진했던 새마을운동 세대인 60∼70대 분들만 해도 야생초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던

→ 더 거두려고 힘쏟던 새마을물결 또래인 60∼70줄 분들만 해도 들풀을 잘 모르던

→ 많이 거두려고만 하던 새마을바람 또래인 60∼70줄 분들만 해도 풀을 잘 모르던

《풍신난 도시농부 흙을 꿈꾸다》(정화진, 삶창, 2013) 33쪽


물소들은 부족함 없이 지냈어

→ 물소는 아쉽지 않게 지냈어

→ 물소는 근심없이 지냈어

→ 물소는 걱정없이 지냈어

《사자와 세 마리 물소》(몽세프 두이브·메 앙젤리/성미경 옮김, 분홍고래, 2014) 2쪽


환자를 돌보기에 역부족이었다

→ 아픈이를 돌볼 힘이 부쳤다

→ 앓는이를 돌볼 힘이 달렸다

《1945 히로시마》(존 허시/김영희 옮김, 책과함께, 2015) 102쪽


기생한 나무에서 부족한 영양분을 얻어서 살아요

→ 모자란 밑힘은 달라붙은 나무한테서 얻어요

→ 더부살이 나무한테서 거름을 얻어서 살아요

《식물은 어떻게 겨울나기를 하나요?》(한영식, 다섯수레, 2015) 21쪽


부족한 지식과 모자란 경험을 채우고

→ 모자란 살림과 일을 채우고

→ 얕은 길과 모자란 삶을 채우고

《책 먹는 법》(김이경, 유유, 2015) 29쪽


소설이라기에는 부족해 보이는 이 책을

→ 글꽃이라기에는 얕아 보이는 이 책을

→ 글이라기에는 엉성해 보이는 이 책을

《0 이하의 날들》(김사과, 창비, 2016) 32쪽


예전에 식량이 부족할 때는 술지게미를 먹기도 했단다

→ 예전에 밥이 모자랄 때는 술지게미를 먹기도 했단다

→ 예전에 배곯을 때는 술지게미를 먹기도 했단다

→ 예전에 밥수렁일 때는 술지게미를 먹기도 했단다

《시금털털 막걸리》(김용안·홍선주, 미래엔, 2016) 6쪽


물이 부족해도 잘 자라는 씨앗

→ 물이 모자라도 잘 자라는 씨앗

→ 물이 적어도 잘 자라는 씨앗

→ 물이 없어도 잘 자라는 씨앗

→ 가물어도 잘 자라는 씨앗

《씨앗이 있어야 우리가 살아요》(반다나 시바·마리나 모르푸르고/김현주 옮김, 책속물고기, 2016) 22쪽


습지가 부족해지면서 절멸했고

→ 늪이 줄면서 스러졌고

→ 늪이 줄어들면서 씨가 말랐고

《화살표 새 도감》(최순규, 자연과생태, 2016) 30쪽


독수리가 줄어드는 가장 큰 이유는 먹이 부족 때문이야

→ 독수리가 줄어드는 가장 큰 까닭은 먹이가 모자라기 때문이야

→ 독수리는 먹이가 모자라기 때문에 줄어들어

→ 독수리는 무엇보다 먹이가 모자라기 때문에 줄어들어

《야생 동물은 왜 사라졌을까?》(이주희, 철수와영희, 2017) 82쪽


물 부족에 시달리지 않는 나라로 만들고 싶어요

→ 물이 모자라지 않는 나라를 이루고 싶어요

→ 물이 마르지 않을 나라로 가꾸고 싶어요

《금의 나라 물의 나라》(이와모토 나오/김진희 옮김, 애니북스, 2017) 185쪽


‘잘 먹고 잘 살기’의 신화는 절대적인 물질적 부족은 해결했지만

→ ‘잘 먹고 잘 살기’란 틀은 가난한 살림은 풀었지만

→ ‘잘 먹고 잘 살기’란 얼개는 배고픔을 달랬지만

→ ‘잘 먹고 잘 살기’란 얘기는 입에 풀을 발랐지만

《비어 있는 중심》(김정란, 최측의농간, 2017) 58쪽


1점이 부족하다

→ 한끗 모자라다

→ 한끗이 아쉽다

《내 마음이 우르르르 흘렀다》(평택 아이들 104명·다섯수레, 삶말, 2018) 111쪽


개인 수련시간이 절대 부족했다. 마음이 조바심으로 전전긍긍했다

→ 혼자 갈고닦을 틈이 거의 없었다. 그저 조마조마했다

→ 혼자 익힐 겨를이 매우 짧았다. 마음을 매우 졸였다

→ 혼자 갈고닦을 짬이 아주 모자랐다. 조바심이 가득했다

→ 혼자 익힐 겨를이 없다시피 했다. 조바심이 넘쳤다

《나는 오늘도 수련하러 갑니다》(김재덕, 스토리닷, 2018) 22쪽


기가 너무 부족한 거야

→ 기운이 너무 모자라

→ 빛이 너무 모자라

《드래곤볼 슈퍼 10》(토요타로·토리야마 아키라/유유리 옮김, 서울문화사, 2019) 65쪽


햇빛이 부족하면 커다란 잎이 소용없다

→ 햇볕이 적으면 커다란 잎이 부질없다

→ 해가 모자라면 잎이 커도 쓸모없다

《내 방의 작은 식물은 언제나 나보다 큽니다》(김파카, 카멜북, 2020) 61쪽


농민들에게 물 부족은 심각한 문제입니다

→ 흙을 짓는데 가물면 큰일입니다

→ 흙살림에 가뭄이 들면 걱정입니다

→ 흙지기가 물을 못 쓰면 고달픕니다

《10대와 통하는 기후정의 이야기》(권희중·신승철, 철수와영희, 2021) 29쪽


하지만 참을성이 부족했던 호랑이는

→ 그렇지만 못 참던 범은

→ 그러나 참지 못한 범은

《일연 스님이 전해 준 역사 속 옛이야기, 삼국유사》(이진이·장경혜, 책과함께어린이, 2022) 16쪽


극심한 물 부족에 시달리고 있어요

→ 물이 몹시 모자라요

→ 물이 메말랐어요

《선생님, 채식이 뭐예요?》(이유미, 철수와영희, 2022) 54쪽


노래만큼이나 순수한 꿈을 꾸며 부족한 것 없이 행복하고

→ 노래만큼이나 맑게 꿈을 꾸며 넉넉히 즐겁고

《별새의 꿈》(샤론 킹 차이/노은정 옮김, 사파리, 2022) 6쪽


자기 자신의 부족함을 깨닫지 못하고

→ 내가 모자란 줄 깨닫지 못하고

→ 스스로 어설픈 줄 못 깨닫고

《어린이를 위한 우리말 어감 사전》(안상순, 다락원, 2022) 23쪽


제 기도가 부족했습니다

→ 제 비손이 모자랐습니다

→ 제대로 못 빌었습니다

《태양왕 수바》(이지은, 웅진주니어, 2023) 26쪽


물 부족을 막는 방법은 물 발자국을 줄이는 거예요

→ 물이 모자라지 않으려면 물 발자국을 줄여야 해요

→ 물 발자국을 줄이면 물이 안 모자라요

《키워드 기후위기 이야기》(이상수, 철수와영희, 2023) 27쪽


잠을 자지 못해 수면까지 부족하면 번아웃이 올 수도 있어

→ 잠을 못 자면 쓰러질 수도 있어

→ 잠이 모자라면 무너지 수도 있어

《선생님, 건강하게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해요?》(시민건강연구소 밑틀, 철수와영희, 2023) 20쪽


일손이 부족한데 남자들은 비협조적이야

→ 일손이 빠듯한데 사내들은 팔짱껴

→ 일손이 적은데 사내들은 뺀질거려

→ 일손이 모자란데 사내들은 안 도와

《센고쿠 여고생담 1》(교치쿠토·히라사와 게코·사와다 하지메/주원일 옮김, 재담미디어, 2023) 50쪽


복슬복슬 성분이 부족하다

→ 복슬복슬 기운이 적다

→ 복슬복슬이 모자라다

《요루코와 일하는 동물 2》(이시다 요로즈/나민형 옮김, 학산문화사, 2023) 3쪽


사죄의 뜻으로 드리긴 부족합니다만

→ 뉘우치며 드리긴 모자랍니다만

→ 빌면서 드리긴 아쉽습니다만

《나와 로보코 2》(미야자키 슈헤이/웃무 옮김, 소미미디어, 2023) 117쪽


용돈도 부족하고 진입 장벽이 높아서 포기했었거든요

→ 돈도 모자라고 까다로워서 그만두었거든요

→ 살림돈도 없고 담이 높아서 손놓았거든요

《사랑하라 기모노 소녀 10》(야마자키 제로/이상은 옮김, 시리얼, 2023) 124쪽


그곳 활동가 분의 말을 들어보니 물 부족은 여전한 듯했습니다

→ 그곳에서 일하는 분은 물은 늘 모자라다고 말씀합니다

《인권으로 살펴본 기후위기 이야기》(최우리와 다섯 사람, 철수와영희, 2023) 32쪽


공감능력이 부족하다는 자각은 있으셨군요

→ 같이하지 못하는 줄은 아셨군요

→ 한마음이 안 되는 줄은 아셨군요

→ 읽지 못하는 줄은 아셨군요

→ 섞이지 않는 줄은 아셨군요

《위국일기 11》(야마시타 토모코/한나리 옮김, 대원씨아이, 2024) 102쪽


너한테 가장 부족한 것이 뭔지

→ 너한테 무엇이 가장 모자란지

→ 네가 뭘 가장 못하는지

《플라타너스의 열매 10》(히가시모토 토시야/원성민 옮김, 대원씨아이, 2024) 155쪽


가르칠 자세가 안 돼 있어! 상냥함이 부족하잖아

→ 가르칠 매무새가 안 됐어! 상냥하지 않잖아

→ 가르칠 몸이 아니야! 안 상냥하잖아!

《쿠지마 노래하면 집이 파다닥 5》(콘노 아키라/이은주 옮김, 미우, 2025) 96쪽


제 설명이 조금 부족한 듯한데요

→ 제 말이 조금 어설픈 듯한데요

→ 제가 좀 말을 못한 듯한데요

→ 제가 말을 좀 못한 듯한데요

《포토 그라픽스》(뱅상 뷔르종/권진희 옮김, 프시케의숲, 2025)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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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기생 寄生


 물곰팡이는 물고기에 기생한다 → 물곰팡이는 물고기에 빌붙는다

 벼에 기생하는 해충을 잡아먹는다 → 벼에 붙어사는 벌레를 잡아먹는다

 권력에 기생하는 아첨꾼들 → 힘에 붙어먹는 굽신꾼들

 그들에게 기생하는 사람들 → 그들한테 엉겨붙는 사람들


  ‘기생(寄生)’은 “1. [생물] 서로 다른 종류의 생물이 함께 생활하며, 한쪽이 이익을 얻고 다른 쪽이 해를 입고 있는 일. 또는 그런 생활 형태 2. 스스로 생활하지 못하고 다른 사람을 의지하여 생활함. ‘더부살이’로 순화”처럼 풀이를 하는데, ‘더부살이’로 고쳐쓰면 됩니다. 이밖에 ‘좀·좀벌레·좀것·밥벌레·쌀벌레’나 ‘붙다·붙어먹다·붙어살다’로 고쳐쓸 만합니다. ‘덧붙다·달라붙다·들러붙다’나 ‘빌붙다·빌어먹다’로 고쳐쓸 수 있어요. ‘얹혀살다·얻어먹다’나 ‘엉겨붙다·엉겨살다·묻어살다’로 고쳐써도 되어요. ㅍㄹㄴ



집도 절도 없이 기생하는 신세란 말야

→ 집도 절도 없이 눌러앉은 몸이란 말야

→ 집도 절도 없이 빌붙은 몸이란 말야

→ 집도 절도 없이 얹혀사는 몸이란 말야

→ 집도 절도 없는 더부살이 몸이란 말야

《낙원까지 조금만 더 3》(이마 이치코/이은주 옮김, 시공사, 2005) 41쪽


광고란 실제 그 자체에 기생(寄生)한다는 점에서 효과적이라 할 수 있다

→ 광고란 실제에 더부살이한다는 대목에서 효과가 있다고 할 수 있다

→ 광고란 삶을 등에 업는다는 대목에서 효과를 낸다고 할 수 있다

→ 광고란 삶에 빌붙는다는 대목에서 보람이 있다고 할 수 있다

→ 광고란 삶에 기댄는다는 대목에서 보람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다른 방식으로 보기》(존 버거/최민 옮김, 열화당, 2012) 153쪽


기생한 나무에서 부족한 영양분을 얻어서 살아요

→ 모자란 밑힘은 달라붙은 나무한테서 얻어요

→ 더부살이 나무한테서 거름을 얻어서 살아요

《식물은 어떻게 겨울나기를 하나요?》(한영식, 다섯수레, 2015) 21쪽


넌 네 몸에 기생했던 벌레의 시간으로 살았던 게 아닐까

→ 넌 네 몸에 붙은 벌레와 하루를 살지 않았을까

→ 넌 네 몸에 빌붙은 벌레와 한때를 살지 않았을까

《충사, 애장판 2》(우루시바라 유키/오경화 옮김, 대원씨아이, 2017) 129쪽


다른 기생말벌은 머리 모양이 맞지 않아서 무화과 열매 안으로 들어갈 수가 없어

→ 다른 좀말벌은 머리가 맞지 않아서 속꽃열매에 들어갈 수가 없어

《선인장은 어떻게 식물원에 왔을까?》(정병길, 철수와영희, 2018) 146쪽


이대로 계속 타츠오 집에 기생할 수는 없잖아

→ 이대로 타츠오 집에 얹혀살 수는 없잖아

→ 마냥 타츠오 집에 붙어살 수는 없잖아

《은여우 14》(오치아이 사요리/강동욱 옮김, 대원씨아이, 2020) 13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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世界で一番いのちの短い國: シエラレオネの國境なき醫師團 (小學館文庫) (文庫)
야마모토 토시하루 / 小學館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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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빛꽃 / 사진비평 2025.6.4.

사진책시렁 174


《シエラレオネ, 5歲まで生きられない子どもたち》

 山本敏晴

 ケイツ-

 2023.7.31.



  한 사람이 한 해 동안 먹고 누릴 살림을 얻을 만한 땅뙈기는 조촐합니다. 누구나 제 터전을 누리면서 살아갈 적에는 가난하거나 굶지 않습니다. 지난날에는 아무도 안 가난하고 안 굶었어요. 땅을 놓고서 ‘땅종이(땅문서)’를 안 가렸습니다. 그러나 나라(정부)가 서면서 땅에 금을 그었고, 이제 우리는 “있는 쪽은 잔뜩 있으면서, 없는 쪽은 아예 없는” 굴레를 살아갑니다. 네 땅과 내 땅으로 가르지 않던 나날에는 싸울 일이 없을 뿐 아니라, 총칼을 만들지 않았습니다. 땅에서 얻는 모두 넉넉히 나누었어요. 네 땅과 내 땅으로 금을 죽죽 가르는 오늘이기에 가난나라와 가난마을과 가난집이 넘칩니다. 《シエラレオネ, 5歲まで生きられない子どもたち》는 “시에라리온: 5살까지 살 수 없는 아이들”을 뜻합니다. 온누리 온아이 곁에서 온빛을 마주하려는 ‘야마모토 토시하루’ 님이 일군 꾸러미입니다. ‘배부른 나라’인 일본으로 멈출 수 없다는 뜻을 빛꽃 한 칸으로 들려주고, ‘나누는 너나’라는 길로 새롭게 눈을 뜨자는 마음을 빛꽃 두 칸으로 속삭입니다. 혼자 쥐면서 먹으니 배불뚝이일 뿐 아니라, 늘 배앓이를 합니다. 함께 나누면서 푸른별을 바라보기에 언제나 스스로 피어나는 사랑이면서, 즐겁게 깨어나는 사람입니다.


#야마모토토시하루 #시에라리온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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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빛꽃 / 사진비평 2025.6.4.

사진책시렁 175


《Reflections on the wall : the Vietnam Veterans Memorial》

 Smithonian Institution

 Stackpole Books

 1987.



  밑뜻을 안 짚는 채 ‘영웅(英雄)’ 같은 한자말을 아무렇게나 쓰는 이 나라이고, ‘영웅·영웅호걸’ 같은 이름에 얽매이거나 휘둘리는 우리 삶입니다. 한자 ‘영(英)’은 새김뜻이 ‘꽃부리’이되 ‘초(艸) + 앙(央)’이고, ‘앙(央)’은 “갇힌 사람”을 가리킵니다. 우리말로 보아도 ‘가운데’는 ‘가두다’로 뻗을 수 있습니다. 스스로 빛나기에 가운데일 수 있되, 스스로 어둡기에 갇히는 가운데일 수 있습니다. 《Reflections on the wall : the Vietnam Veterans Memorial》은 “베트남 참전용사 기념관”을 북돋우려는 꾸러미입니다. “베트남에서 목숨을 바쳐 싸우면서 나라(미국)와 뜻(자유민주)을 지킨 거룩한 사람(영웅)”을 추켜세우려는 뜻을 한껏 담아요. 이 꾸러미 어디에도 ‘베트남싸움’을 누가 왜 일으켰고, 멀쩡한 베트남사람을 누가 왜 죽이려 했고, 어떻게 죽였는지 아예 안 다룹니다. 또한, 애먼 나라로 가서 “돈을 버는 직업군인”으로 뛰다가 몸이 다치거나 목숨을 잃은 사람들이 어떻게 몸앓이와 마음앓이로 시달리는가 하는 대목도 안 다룹니다. 미국이 아닌 우리나라를 돌아볼까요? 우리는 1950년 한겨레싸움을 누가 어떤 눈으로 다루는지 쳐다볼 노릇입니다. 그 뒤 2025년에 이르기까지 우리 스스로 “저놈과 이쪽”으로 가르는 쌈박질을 이어온 민낯을 들여다볼 일이에요. 모든 싸움은 나라가 시키되, 우리가 나서기에 일어나고야 맙니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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寫眞の百科事典 (單行本)
朝倉書店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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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빛꽃 / 사진비평 2025.6.4.

사진책시렁 176


《特集フォトア-ト No.141 寫眞百科事典 1971年版》

 竹山光三 엮음

 硏光社

 1970.12.1.



  남겨야 하는 빛꽃(사진)이지 않습니다. 사라져 간다고 여겨서 찰칵찰칵 남기려는 분이 꽤 많고, 사라지지 않기를 바란다면서 글이나 그림으로 남기려는 분이 무척 많습니다만, ‘남기기’를 뜻으로 세우면 모조리 헛발질이나 헛심이게 마련입니다. 남기려고 찍지 않아야 비로소 “빛나는 꽃”입니다. 남기려고 쓰거나 그리지 않아야 시나브로 “빛나는 글과 그림”입니다. 찍을 이야기란, 우리가 저마다 이곳에서 살림하며 살아가는 사랑이면 됩니다. 너랑 나랑 다르게 이곳에서 살림하는 이야기이기에 찍을 만합니다. 우리가 다르지만 한마음과 한사랑으로 살림하는 이야기이니 찍을 만합니다. 서로서로 스스로 하루를 그리면서 차근차근 걸어가는 나날인 이야기이니 찍을 만합니다. 《特集フォトア-ト No.141 寫眞百科事典 1971年版》을 헌책집에서 만났습니다. 1970년에 나온 꾸러미여도 빛바랜 그림을 찾기 어렵습니다. ‘찰칵이’라는 쇠붙이는 오늘날에 대면 예스러워 보일 테지만, “빛으로 담으려는 오늘 이야기”를 눈여겨보는 마음을 읽을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하자면, “남기려는 뜻이 아니라, 오늘 이곳을 즐겁게 살아가는 마음”으로 찍은 빛 한 줄기이기 때문에 오래오래 남을 뿐 아니라, 두고두고 이어서 새롭게 씨앗(이야기씨)으로 싹틉니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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