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의 피


 누구의 피일까 → 누구 피일까

 한 집안의 피가 흐른다 → 한 집안 피가 흐른다

 이민족의 피라고 여겨 → 이웃겨레 피라고 여겨


  ‘-의 + 피’ 같은 얼거리라면 ‘-의’를 털면 됩니다. 때로는 ‘-라는(-이라는)’을 붙일 만합니다. ㅍㄹㄴ



아버지인 남편 입장에서 보면 ‘좋겠구나, 혼혈아라, 두 민족의 피가 흐르고 있잖니. 난 몸구석 어딜 찾아봐도 일본인의 피밖엔 찾아볼 수 없으니’ 하고 한탄하는 쪽이 본심에 가깝다

→ 아버지인 곁님이 보면 ‘좋겠구나, 여러꽃이라, 두 겨레 피가 흐르잖아. 난 몸구석 어딜 찾아봐도 일본사람 피밖엔 찾아볼 수 없으니’ 하고 한숨쉬는 쪽이 속내에 가깝다

《두 민족의 접점에서》(강신자/송일준 옮김, 밝은글, 1989) 196쪽


죽은 백구는 진돗개의 피가 절반 섞여 유난히 영리한 개였다고 했다

→ 죽은 흰개는 진돗개 피가 섞여 유난히 똑똑했다고 한다

→ 죽은 흰둥이는 진돗개 피가 섞여 유난히 빼어났단다

《흰》(한강, 난다, 2016) 23쪽


나한테도 살인귀의 피가 흐르니까

→ 나한테도 사람잡이 피가 흐르니까

→ 나한테도 목숨잡이 피가 흐르니까

→ 나한테도 죽임꾼 피가 흐르니까

《불멸의 그대에게 14》(오이마 요시토키/김동욱 옮김, 대원씨아이, 2021) 13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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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849 : 지극 개인적 내밀 고통 -되어져야 사실 상기 해결되


지극히 개인적이고 내밀한 고통은 언제나 이야기 되어져야 한다는 사실을 상기하며 해결되었다

→ 그저 내 삶인 마음앓이는 언제나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떠올리자 다 풀렸다

→ 오롯이 내 삶인 속앓이는 언제나 이야기해야 한다고 되뇌자 모두 풀렸다

《탯줄은 끊은 지 오래인데》(김정, 호밀밭, 2025) 8쪽


마음으로만 앓으면 혼자 괴롭다고 터지게 마련입니다. 속앓이를 혼자 풀려고 너무 애쓰기보다는 둘레에 이야기하거나 밝히면서 함께 풀어가는 길을 찾아야지 싶습니다. 혼자 다하더라도 안 나쁘되, 함께 거들거나 도우면서 천천히 풀고 맺을 적에 한결 가벼우면서 즐겁습니다. 느긋이 떠올리기로 합니다. 곰곰이 되새겨 보기로 합니다. 나부터 마음앓이를 나눌 수 있으면, 한집안과 이웃과 동무도 저마다 마음으로 아픈 일을 스스럼없이 털어놓으면서 다같이 홀가분할 만합니다. ㅍㄹㄴ


지극하다(至極-) : 더할 수 없이 극진하다

개인적(個人的) : 개인에 속하거나 관계되는

내밀(內密) : 어떤 일이 겉으로 드러나지 아니함. 또는 그런 일

고통(苦痛) : 몸이나 마음의 괴로움과 아픔 ≒ 고한

사실(事實) : 1. 실제로 있었던 일이나 현재에 있는 일 2. 겉으로 드러나지 아니한 일을 솔직하게 말할 때 쓰는 말 3. 자신의 말이 옳다고 강조할 때 쓰는 말

상기(想起) : 1. 지난 일을 돌이켜 생각하여 냄 2. = 회상(回想)

해결(解決) : 제기된 문제를 해명하거나 얽힌 일을 잘 처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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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궂은 말씨 1850 : 지배 원가족에 대한 원망 -졌


나를 지배하던 원가족에 대한 원망이 매우 낯설게 느껴졌다

→ 내가 미워하던 보금자리가 매우 낯설다

→ 내가 싫어하던 첫터전이 매우 낯설다

→ 내가 달갑잖던 자람터가 매우 낯설다

《탯줄은 끊은 지 오래인데》(김정, 호밀밭, 2025) 7쪽


미워하니 미움씨앗이 남습니다. 싫어하니 싫음씨앗을 심어요. 달갑잖다고 여기니 달갑잖다는 마음이 훌훌 퍼집니다. 사라지기를 바라기에 얼른 사라지라며 노래할 수 있으나, 이때에는 오히려 더 굳으면서 넓게 자리잡아요. 먼저 풀어내지 않을 적에는 안 사라지고, 스스로 맺고 끊지 않을 적에는 고스란합니다. 사랑하는 보금자리를 일구기에 여태 등돌리던 첫터가 바뀝니다. 아름답게 둥지를 가꾸는 사이에 나부터 바뀌면서 옛터도 자람터도 가만히 바뀝니다. 일본말씨인 “나를 지배하던 + -에 대한 + 원망이”는 “내가 미워하던”이나 “내가 싫어하던”처럼 수수하게 손볼 만합니다. ㅍㄹㄴ


지배(支配) : 1. 어떤 사람이나 집단, 조직, 사물 등을 자기의 의사대로 복종하게 하여 다스림 2. 외부의 요인이 사람의 생각이나 행동에 적극적으로 영향을 미침 3. [언어] 구나 문장 안에서, 어떤 단어가 관계하는 다른 단어에 대하여 특정한 형태를 갖추도록 요구하는 일. 또는 그런 문법 관계

원가족 : x

대하다(對-) : 1. 마주 향하여 있다 2. 어떤 태도로 상대하다 3. 대상이나 상대로 삼다 4. 작품 따위를 직접 읽거나 감상하다

원망(怨望) : 못마땅하게 여기어 탓하거나 불평을 품고 미워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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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궂은 말씨 1851 : 것에 대 결심 목록 만든 것


흰 것에 대해 쓰겠다고 결심한 봄에 내가 처음 한 일은 목록을 만든 것이었다

→ 흰 이야기를 쓰겠다고 마음먹은 봄에 줄거리부터 짰다

→ 흰빛을 쓰겠다고 여긴 봄에 이름부터 죽 적었다

→ 무엇이 흰지 쓰려고 한 봄에 벼리부터 엮었다

《흰》(한강, 난다, 2016) 9쪽


흰 이야기를 쓰려고 이모저모 모으고 짭니다. 줄거리를 엮습니다. 벼리를 이룹니다. 여러 이름을 죽 적어 봅니다. 이야기를 쓰겠다고 여기니 여러모로 살핍니다. 무엇이 흰지 헤아리면서 쓰려고 하기에, 스스로 마음먹은 대로 붓길을 펴려고 갈피를 잡습니다. ㅍㄹㄴ


대하다(對-) : 1. 마주 향하여 있다 2. 어떤 태도로 상대하다 3. 대상이나 상대로 삼다 4. 작품 따위를 직접 읽거나 감상하다

결심(決心) : 할 일에 대하여 어떻게 하기로 마음을 굳게 정함 ≒ 결의(決意)

목록(目錄) : 1. 어떤 물품의 이름이나 책 제목 따위를 일정한 순서로 적은 것 ≒ 약절·표목 2. [정보·통신] 파일 시스템을 관리하고, 각 파일이 있는 장소를 쉽게 찾도록 디스크의 요소를 분할·검색하는 정보를 포함하는 레코드의 집합 = 디렉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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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궂은 말씨 1852 : 질문 답하기 시작


질문에 답하기 어려워 시작을 미루었다

→ 물어도 말하기 어려워 첫글을 미루었다

→ 묻지만 말하기 어려워 미루었다

《흰》(한강, 난다, 2016) 10쪽


묻는 말에 무어라 말해야 할는지 모르니 미룹니다. 묻지만 말하기 어려워서 첫마디도 첫글도 미룹니다. 미루기에 나쁘지 않습니다. 차분히 기다리면서 찬찬히 짚노라면 어느새 실마리를 풀 수 있어요. 실을 한 오라기씩 풀 수 있을 때에 비로소 마음을 열면서 한 마디씩 들려주면 넉넉합니다. ㅍㄹㄴ


질문(質問) : 모르거나 의심나는 점을 물음

답하다(答-) : 1. 부르는 말에 응하여 어떤 말을 하다 = 대답하다 2. 질문이나 의문을 풀이하다 = 해답하다 3. 물음이나 편지 따위에 반응하다 = 회답하다

시작(始作) : 어떤 일이나 행동의 처음 단계를 이루거나 그렇게 하게 함. 또는 그 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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