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865 : -씩 -들의 -ㄴ 열정 -ㅁ


가끔씩 술 마시던 날들의 어수선한 열정과 들뜸이 그립다

→ 술마시며 어수선히 뜨겁고 들뜨던 날이 가끔 그립다

→ 어수선히 들끓고 들뜨며 술마시던 날이 가끔 그립다

《허송세월》(김훈, 나남출판, 2024) 20쪽


‘가끔’이나 ‘이따금’ 같은 낱말에는 ‘-씩’을 안 붙이지만, 이 대목을 모르는 분이 꽤 많습니다.  “-던 날들의” 같은 일본말씨는 “-던 날이”로 손봅니다. ‘열정’이란 뜨겁거나 들뜨는 기운을 가리키기에 “열정과 들뜸”이라 하면 겹말인데, “뜨겁고 들뜨며”나 “들끓고 들뜨며”처럼 힘줌말씨로 다듬을 만합니다. ㅍㄹㄴ


-씩 : 1. ‘그 수량이나 크기로 나뉘거나 되풀이됨’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 2. 화자가 예상하거나 기대한 수준을 넘어서는 말 뒤에서 ‘아주 뜻밖’임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 속성이나 정도의 강조를 나타낸다. 주로 ‘씩이나’ 꼴로 쓰인다

열정(熱情) : 어떤 일에 열렬한 애정을 가지고 열중하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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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궂은 말씨 1864 : 명의 -들


여덞 명의 아이들을 생각함

→ 여덟 아이를 생각함

《허송세월》(김훈, 나남출판, 2024) 280쪽


사람을 셀 적에는 “몇 사람”처럼 셉니다. “다섯 사람이 있다”라든지 “여섯 아이를 돌본다”라든지 “어른 넷이 모인다”처럼 씁니다. “여덟 명의 아이들”은 옮김말씨입니다. 이때에는 ‘명의’를 통째로 덜어내고서 “여덟 아이”라고만 하면 됩니다. ㅍㄹㄴ


명(名) : 사람을 세는 단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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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궂은 말씨 1863 : 와인 잔 이상 -진다


나는 와인 두 잔 이상을 마시면 힘들어진다

→ 나는 포도술 두 모금이 넘으면 힘들다

→ 나는 포도술 두 모금부터 힘들다

→ 나는 포도술을 두 입도 못 마신다

《허송세월》(김훈, 나남출판, 2024) 12쪽


포도로 담그는 술은 ‘포도술’입니다. 능금으로 담그면 ‘능금술’이요, 진달래로 담그니 ‘진달래술’입니다. 물이나 술을 그릇에 담아서 마시는데, 얼마나 마시는가 헤아릴 적에 ‘모금’이나 ‘입’으로 나타내기도 합니다. ‘힘들어진다’처럼 붙이는 ‘-지다’는 옮김말씨입니다. 어떤 일을 해서 힘이 든다고 할 적에는 ‘힘들다’라고 하면 됩니다. 어느 일을 하면서 어떻게 바뀌는 결도 수수하게 ‘힘들다’로 나타내는 우리말씨입니다. ㅍㄹㄴ


와인(wine) : 포도의 즙을 발효시켜 만든 서양 술

잔(盞) : 1. 차나 커피 따위의 음료를 따라 마시는 데 쓰는 작은 그릇. 손잡이와 받침이 있다 2. 술을 따라 마시는 그릇. 유리·사기·쇠붙이 따위로 만들며, 크기와 모양은 여러 가지이다 = 술잔 3. 음료나 술을 ‘1’이나 ‘2’에 담아 그 분량을 세는 단위

이상(以上) : 1. 수량이나 정도가 일정한 기준보다 더 많거나 나음 2. 순서나 위치가 일정한 기준보다 앞이나 위 3. 이미 그렇게 된 바에는 4. 서류나 강연 등의 마지막에 써서 ‘끝’의 뜻을 나타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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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궂은 말씨 1862 : -들 -의 수시로


나무들은 꽃 피고 잎 지는 때가 제가끔이어서 숲의 빛과 냄새는 수시로 바뀐다

→ 나무는 꽃피고 잎지는 때가 제가끔이어서 숲빛과 숲냄새는 곧잘 바뀐다

→ 나무는 꽃피고 잎지는 때가 제가끔이어서 숲은 빛과 냄새가 늘 바뀐다

《허송세월》(김훈, 나남출판, 2024) 8쪽


나무나 풀이나 꽃을 헤아릴 적에는 ‘-들’을 안 붙이는 우리말씨입니다. 비나 눈이나 바람을 살필 적에도 ‘-들’을 안 붙이는 우리말씨예요. 숲에서 느끼거나 마주하는 빛과 냄새라면 “숲빛과 숲냄새”입니다. “숲은 빛과 냄새가”라든지 “숲에서는 빛과 냄새가”라 할 만합니다. 철마다 피고지는 길이 다르게 마련이니, 숲에서 마주하는 숲빛이며 숲냄새는 늘 바뀌고 그때그때 새로우며 언제나 남다릅니다. ㅍㄹㄴ


수시(隨時) : (일부 명사 앞에 쓰여) 일정하게 정하여 놓은 때 없이 그때그때 상황에 따름

수시로(隨時-) : 아무 때나 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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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궂은 말씨 1861 : 큰 게 좋은가


젖가슴이 큰 게 그리 좋은가

→ 젖가슴이 크면 그리 기쁜가

→ 젖가슴이 그리 커야 하나

→ 젖가슴이 왜 커야 하나

《즐거운 어른》(이옥선, 이야기장수, 2024) 50쪽


‘것’은 어느 하나를 뭉뚱그리듯 가리킬 적에 곧잘 씁니다. ‘거석·거시기’로 뻗고, ‘곳’으로 만납니다. 다만 외따로 쓰기보다 흔히 ‘이것·그것·저것’처럼 앞말을 붙여서 씁니다. 말끝에 달라붙는 ‘것’은 모조리 군말이라 여길 만합니다. “큰 게 그리” 같은 자리는 “크면 그리”나 “그리 커야”로 손질합니다. 그리고 ‘좋다’도 아무 자리에나 안 씁니다. 어느새 ‘것’마냥 ‘좋다’를 말끝에 자주 붙이는 말씨까지 도지는데, ‘낫다’나 ‘즐겁다·기쁘다·반갑다’로 손질할 수 있어요. “큰 게 그리 좋은가”를 통째로 “왜 커야 하나”라든지 “굳이 커야 하나”로 손질해도 어울립니다. ㅍㄹ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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