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삶말/사자성어] 단전호흡



 나의 일상에서 단전호흡이 필요한 시기 → 이 하루에서 배꼽으로 숨쉴 때

 단전호흡으로 건강을 유지하다 → 배꼽밑숨으로 몸을 돌보다

 단전호흡으로 스트레스를 해소시킨다 → 배꼽숨으로 짜증을 날리다


단전호흡(丹田呼吸) : [체육] 단전으로 숨을 쉬는 정신 수련법의 하나



  배꼽밑에 힘을 모아서 숨을 쉬기에 ‘배꼽밑숨·배꼽숨’이라 할 만합니다. 이때에는 수수하게 “배꼽으로 숨쉬다·배꼽밑으로 숨쉬다”라 해도 어울립니다. 숨결을 헤아리면서 말결을 북돋웁니다. ㅍㄹㄴ



결가부좌를 하고 앉아서 단전호흡을 했다

→ 반듯하게 앉아서 배꼽숨을 했다

→ 틀어앉아서 배꼽밑숨을 했다

《즐거운 어른》(이옥선, 이야기장수, 2024)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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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삶말/사자성어] 세세손손



 세세손손을 위하여 규범을 세운다 → 언제까지나 헤아려 길을 세운다

 세세손손 계승한 사찰에 → 길이길이 이은 절에

 세세손손 거주하던 정든 고향을 → 여태까지 살던 포근한 마을을


세세손손(世世孫孫) : 오래도록 내려오는 여러 대 = 대대손손



  오래도록 내려오거나 잇는다고 할 적에는 ‘오래도록·오래·오래오래·예’라 하면 됩니다. ‘길다·기나길다·길디길다·긴긴·길이’라 할 수 있고, ‘두고두고·널리·사라지지 않다·안 죽다’를 쓸 만해요. ‘언제나·언제까지나·한결같이·한참’나 ‘내내·내도록·내처·늘’이라 해도 어울려요. ‘여태·여태껏·여태까지’나 ‘이제껏·이제까지’라 해도 되어요. ㅍㄹㄴ



이 힘든 육아를 세세손손 아무 일도 아닌 듯이

→ 이 힘든 돌봄길을 여태 아무 일도 아닌 듯이

→ 이 힘든 사랑을 이제껏 아무 일도 아닌 듯이

→ 이 힘든 보듬길을 늘 아무 일도 아닌 듯이

《탯줄은 끊은 지 오래인데》(김정, 호밀밭, 2025)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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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송세월 - 김훈 문장 엽서(부록)
김훈 지음 / 나남출판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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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읽기 . 숲노래 책읽기 / 인문책시렁 2025.5.28.

읽었습니다 338



  삶이 덧없이 지나간다고 여기는 사람도 있지만, 어느 삶도 덧없거나 부질없을 까닭이 없다. 그냥 흐르는 삶이 아닌, 저마다 다르게 배우는 삶이다. 쓸쓸하게 사라지는 삶이 아닌, 하루하루 새롭게 마주하면서 차분히 익히는 삶이다. 우두커니 지나가지 않는다. 멍하니 잊히지 않는다. 이 삶에는 꽃길과 가시밭길이 나란하다. 이 삶에는 눈물과 웃음이 함께 있다. 《허송세월》을 돌아본다. 2004년이나 1984년에는 ‘아무 글’이나 써도 덧없다고 못 느꼈을까? 예전처럼 술담배를 못 하기에 부질없다고 느끼는가? 어느 말이건 글이건 모름지기 ‘나’를 나로서 바라볼 적에, ‘나’란 누구인지 고스란히 느껴서 이야기를 남길 수 있다. 내가 먼저 ‘나’를 안 바라보면서 돈과 이름과 힘이라는 허울에 얽매이기에 헛되구나 싶은 허튼말글로 허수아비 노릇을 오래오래 하게 마련이다. 삶이 덧없다면 붓은 꺾기를 빈다. 아니, 이제는 제발 호미와 낫 좀 쥐기를 빈다. 이 땅에 왜 태어나서 살아가는가 하고 느끼고 싶다면, 날마다 머금는 밥과 바람과 물이 어떻게 온누리를 돌고돌아서 이녁 몸으로 스미는지 배우기를 빈다. 그 나이에 이르도록 흙살림과 풀살림에 다가서려고 아무것도 안 하니 부질없다는 푸념만 늘어놓고 만다. 왜 이 나라 흙사람은 봄을 놓고서 첫봄과 한봄과 늦봄이라 했을까? 왜 여름을 굳이 첫여름과 한여름과 늦여름이라는 이름으로 살폈을까? 글도 책도 집어치워도 된다. 바람을 읽고 흙을 읽고 비를 읽을 줄 안다면, 바람을 쓰고 흙을 쓰고 비를 쓰겠지. 먹물로는 멍을 때리는 글에 갇힐 테지만, 멧숲에 깃들어 머루를 바라볼 수 있다면 ‘머물’다가 내려놓을 몸을 어떻게 건사할 적에 나답고 사람답고 사랑다운 길인 줄 알아차리리라.



《허송세월》(김훈, 나남출판, 2024.6.20.)


ㅍㄹㄴ


내가 살아서 읽은 책 몇 권이 나의 마음과 함께 무無로 돌아가고

→ 내가 살아서 읽은 책 몇이 내 마음과 함께 덧없이 돌아가고

→ 살아서 읽은 책 몇 자락이 마음과 함께 고요로 돌아가고

7쪽


나무들은 꽃 피고 잎 지는 때가 제가끔이어서 숲의 빛과 냄새는 수시로 바뀐다

→ 나무는 꽃피고 잎지는 때가 제가끔이어서 숲빛과 숲냄새는 곧잘 바뀐다

→ 나무는 꽃피고 잎지는 때가 제가끔이어서 숲은 빛과 냄새가 늘 바뀐다

8쪽


나는 와인 두 잔 이상을 마시면 힘들어진다

→ 나는 포도술 두 모금이 넘으면 힘들다

→ 나는 포도술 두 모금부터 힘들다

→ 나는 포도술을 두 입도 못 마신다

12쪽


병이 들어서 의사에게 몸을 맡기게 된 신세의 설움이 복받쳤다

→ 몸이 아파 돌봄이한테 몸을 맡기는 꼴이 서럽다

→ 몸이 아파 돌봄이한테 몸을 맡겨야 하니 복받친다

18쪽


가끔씩 술 마시던 날들의 어수선한 열정과 들뜸이 그립다

→ 술마시며 어수선히 뜨겁고 들뜨던 날이 가끔 그립다

→ 어수선히 들끓고 들뜨며 술마시던 날이 가끔 그립다

20쪽


늙은이들이 너무 많아져서

→ 늙은이가 너무 늘어서

34쪽


여덞 명의 아이들을 생각함

→ 여덟 아이를 생각함

280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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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샘물먹기 2025.5.18.해.



샘물을 먹으면서 멧숲에서 살아가는 사람이 아니라면, 샘물맛도 모르고 멧바람맛과 숲내음을 몰라. 바닷길을 다니는 사람은 빗물을 그대로 받아서 마셔. 바다살림을 하는 나날이기에, 빗물이 살림물인 줄 알지. 그리고 모든 빗물은 바다에서 어떻게 오는지 읽을 뿐 아니라, 소금이 어떤 몫인지 알아차리지. 네가 멧숲도 바다도 아닌 서울(도시)에서 산다면, 넌 샘물도 빗물도 모를 만하고, 그저 등지면서 꼭짓물(수돗물)과 거름물(정수기)에 기댄단다. 플라스틱에 몇 달씩 가둔 물에 얽매이기도 하고. 나라(정부)는 사람들이 안 튼튼하기를 바라. 그래서 병원을 그토록 때려지으면서 큰돈을 쏟아붓지. 사람들이 튼튼하고 멀쩡하면 다들 제넋을 차릴 테니, 모두 맑고 착하고 참하면서, 거짓말에 안 속아. 사람들이 안 튼튼하기에 안 멀쩡하고 나라에 기대면서 쉽게 속는단다. 나라가 왜 물을 거머쥐면서 더럽히겠니? 사람들 누구나 ‘더럼물’에 길들어야 ‘돈벌레’라는 쳇바퀴에 갇혀. 그리고 벼슬아치나 나라일꾼도 나란히 죽임물인 꼭짓물과 플라스틱물을 마셔야, 그들도 더럼길과 더럼마음과 더럼말을 잇는단다. 보렴! 누가 멧숲바다로 가서 아이를 낳아 살아가니? 보렴! 누가 샘물을 마시고, 누가 샘물이 ‘더럽다(위험)’고 하는 ‘과학’을 퍼뜨리니? 과학자가 샘물을 먹을까? 디자이너와 운동선수와 소설가와 평론가가 샘물을 먹는 시골에서 살까? 다들 한통속으로 썩어가고 죽어가는데, 썩고 죽으면서 돈벼락을 맞으니 더 돌아버린단다. ‘샘’을 잊고 등지기에 ‘생각’을 잃고 스스로 버리는구나. 생각을 안 하니, ‘무늬만 사람’이야.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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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촉촉히 2025.5.19.달.



사람들이 살아가는 터전을 어여삐 여기는 하늘은 눈물을 쏟듯 비를 내려. 뿌옇게 어지럽고 망가진 마음마냥 하늘도 뿌옇고 어지러우니, 눈물 같은 비를 촉촉히 뿌려서 씻고 달랜단다. 비가 잦으면 씻을거리가 넘친다는 뜻이야. 때로는 구름 하나 없이 땡볕만 따갑고 뜨겁게 내리꽂는데, 사람들이 살아가는 터전이 그야말로 메마르고 차가운 나머지, 하늘도 눈물이 마른 탓이란다. 안타깝고 안쓰럽고 가여우니 눈물비를 뿌려. 이제 안타깝지도 안쓰럽지도 가엾지도 않을 만큼 엉망으로 망가지니 긴긴 가뭄을 잇는단다. 사람들은 무엇을 보고 느끼나? 사람들은 스스로 무엇을 하는지 느끼나? 사람들은 사랑을 잊고도 웃음이 날까? 사람들은 사랑하고 등지면서 무엇이 좋다고 킬킬거리지? 눈물을 잊는 사람은 눈물로 촉촉히 적시는 비를 잃고 말면서 가뭄을 치른단다. 사랑을 잊는 사람은 샘물로 촉촉히 스미는 비를 잃을 수밖에 없어서 장마에 벼락비를 겪으면서 좍좍 치워야 하지. 해가 저물 즈음부터 이슬이 맺어서 새벽까지 촉촉히 적신단다. 낮에 푸르게 빛나면서 바람을 일으킨 풀꽃나무는 밤새 쉬면서 ‘달콤물’인 이슬로 촉촉히 씻어. 들숲짐승도 밤에 이슬빛으로 촉촉히 잠기면서 기운을 북돋우고. 모든 숨결은 ‘물’과 ‘바람’을 품으면서 다 다르게 이 별에서 어울려. 어느 숨결은 물을 조금 품으면서 야물고, 어느 숨결은 물을 가득 품으면서 무르익어. 사람은 이 사이에서 어떤 물빛과 바람빛으로 촉촉하면서 아름답고 즐거울는지 헤아리렴.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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