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925 : 성실하게 생긴 외모 갖고 있


성실하게 생긴 외모를 갖고 있지만

→ 참하게 생긴 얼굴이지만

→ 반듯하게 생겼지만

《작은 나의 봄 2》(아츠미 타케루/오경화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4) 121쪽


“-하게 생긴”이라 하면 얼굴이나 겉모습이 어떠하다고 밝힌 셈입니다. ‘생기다’를 한자말로 옮기면 ‘외모’일 테니 “-하게 생긴 외모”라 하면 겹말입니다. “외모를 갖고 있지만”은 군더더기 옮김말씨예요. 통째로 털어냅니다. ㅍㄹㄴ


성실(誠實) : 정성스럽고 참됨 ≒ 성각·성신

외모(外貌) : 겉으로 드러나 보이는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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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5.6.28. 자고 쉬고 씻고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엿쨋달에 들어서 거의 하루조차 쉴 날이 없이 보냈습니다. 달종이를 더듬으니 스물여드레를 보내며 이틀쯤 집에서 등허리를 폈을 뿐인데, 바로 이튿날 바깥일을 하러 부지런히 돌아다녔습니다. 어제 부산으로 건너와서 깃새지기(상주작가)로 하루를 보내고서 오늘(6.28.)은 아예 밖으로 한 발짝조차 꼼짝을 않으면서 자고 쉬고 씻다가 틈틈이 글을 여밉니다. 차츰차츰 몸이 살아나니 여태 미룬 글자락을 쥘 만합니다. 오늘밤을 보내고 나면 조금 더 느긋할 테지요.


  다가오는 달날(6.30.)에는 부산 사상나루에서 서울로 시외버스를 달리려고 미리 끊습니다. 칙폭길은 거의 6만 원이나, 사상나루에서 서울로 가는 버스는 3만 원입니다. 올해부터 버스삯을 확 에누리하더군요. 버스길을 달리면서 새삼스레 자고 읽고 쓰는 몸살림길을 누리려고 합니다.


  부산에서 깃새지기를 하는 동안, 부산서 포항이며 울산이며 창원이며 마산이며 김해이며 대구이며 구미이며 슬금슬금 책집마실을 다니자고 생각했지만, 정작 이렇게 움직일 짬을 내기가 빠듯합니다. 여러 고장으로 다닐 책집마실이라면 아예 나중에 따로 느긋이 날을 잡을 노릇이라고 느낍니다.


  물을 마시고, 씻고, 글을 쓰고, 다시 물을 마시고, 씻고, 글을 쓰고, 이러다가 마룻바닥에 등허리를 펴고 누워서 책을 읽습니다. 책 한 자락을 다 읽으면 다음 책을 읽고, 또 다음 책을 읽고, 새로 다음 책을 읽습니다.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려는 첫여름 저녁입니다. 푹 쉬었으니 골목을 조금 거닐면서 골목마을 작은새를 살펴보려고 합니다.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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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의 감각
조수용 지음 / B Media Company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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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읽기 . 숲노래 책읽기 / 인문책시렁 2025.6.28.

까칠읽기 78


《일의 감각》

 조수용

 B Media Company

 2024.11.10.



  “일의 감각”이라고 하면 우리말이 아니다. 우리말로는 ‘일결’이나 ‘일느낌’이나 “일하는 결”이다. ‘일빛’이나 ‘일매무새’나 ‘일새’나 ‘일느낌’이나 ‘일늧’이라 할 수도 있다. 《일의 감각》을 읽는 내내 ‘지기’가 아닌 ‘오너(owner)’라는 자리와 벼슬에 지나치게 얽매이는 줄거리를 느낀다. 글쓴이가 ‘오너’로 오래 일하는 터라 스스로 선 자리에서 말할 수밖에 없기는 하겠는데, 이 책을 누가 읽으라고 썼는지 모르겠다. ‘지기(오너)’라는 자리에서 일하는 사람이 읽으라고 썼을까? ‘지기를 따르는 밑자리 일꾼’이 읽으라고 썼을까? 또는 ‘지기’로서 돈과 이름과 힘을 거머쥔 글쓴이가 여태 걸어온 길을 자랑하거나 내세우려고 썼을까? 글쓴이만큼 거머쥔 사람이 누가 있겠느냐면서 “너희도 이렇게 하면 나처럼 돈도 잘 벌고 이름도 날리고 힘도 쥘 수 있어!” 하고 가르치려고 썼을까?


  일터를 이끄는 사람을 보면 하나같이 매우 바빠 보인다. 일터지기 가운데 집안일을 기쁘게 하는 사람은 좀처럼 못 보거나 거의 못 본다고 할 만하고, 아예 없다고 해도 될 만하다고까지 느낀다. 그런데 오늘날에는 일터지기뿐 아니라 ‘수수한 일꾼’마저 일터에서 힘을 다 쏟아내느라 지쳐서 집안일을 할 몸이 아니다. 지치고 고단해서 손전화를 톡톡 눌러서 시켜먹기 일쑤요, 설거지를 손으로 하는 일도 드물며, 솥밥을 날마다 손수 지어서 누리는 사람도 그야말로 드물다.


  이뿐 아니다. 이제 어린이와 푸름이는 밥차림을 아예 모르다시피 한다. 집에서는 으레 엄마가 다 차려주고, 배움터에서는 모둠밥(급식)을 받는다. 오늘날 어린이와 푸름이는 ‘설거지’라는 낱말조차 잊어버릴 판이다. ‘수세미’라는 낱말도 잊어버릴 수 있다. ‘비’와 ‘걸레’를 손에 쥘 일이나 틈조차 없다고 할 만하다.


  일터지기라면, 언제나 밑바닥부터 일하는 사람일 노릇이라고 본다. 일터지기라면, 맨 먼저 할 일이란 누구보다 일터에 일찍 나와서 빗자루를 쥐고서 마당부터 쓸 노릇이라고 본다. 골마루도 쓸고, 걸레를 빨아서 미닫이도 닦는다면 더욱 알뜰하다. 일터지기란 일터사람한테 ‘일빛’을 몸소 보이는 사람이게 마련이라, 비질과 걸레질부터 아침에 보여주면서 가볍게 수다로 하루를 열 노릇이라고 본다.


  일터는 온힘을 쏟아낼 곳이 아닌, 알맞게 힘을 기울여서 일을 함께 맡고서, 이제 저녁에 집으로 느긋이 돌아가서 “집살림을 사랑으로 가꾸는 힘을 기쁘게 쏟도록 북돋우”는 자리일 노릇이라고 본다. 그러니까, 일터지기(오너)라는 자랑이 너무나 넘실대는 《일의 감각》은 누구한테 읽히려고 쓴 책인지 도무지 모를 노릇이다. 이렇게 꾸미고(디자인), 저렇게 덧입혔다(구상·재현)는 여러 열매를 보여주는 줄거리는 안 나쁘되, 이런 열매를 왜 누구한테 보여주려는 마음인지 아리송하다.


  부디 빗자루와 수세미를 쥐기를 빈다. 마을 한켠 작은책집으로 마실을 뚜벅뚜벅 다니면서 날마다 새롭게 작은책 한 자락으로 삶을 돌아보는 이야기를 누려 보기를 빈다. 어린이하고 도란도란 이야기하는 어진 마음을 찾아나서 보기를 빈다. 굳이 자꾸 영어로 씌우지 말고, 어린이 눈높이를 헤아리면서 어린이 마음밭을 일구는 길에 이바지할 쉬운 우리말결을 찾아보기를 빈다.


+


《일의 감각》(조수용, B Media Company, 2024)


어떻게 그렇게 다양한 커리어를 쌓을 수 있었는지 궁금해하는 분들이 간혹 있습니다

→ 어떻게 그렇게 여러 길을 쌓을 수 있는지 궁금해하는 분이 더러 있습니다

→ 어떻게 그렇게 여러 발걸음을 쌓았는지 궁금해하는 분이 가끔 있습니다

20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매 순간 정말 운이 좋았다는 겁니다

→ 늘 길이 잘 풀렸다고만 생각합니다

→ 언제나 술술 풀렸다고 생각합니다

20


치밀한 계획을 세우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집념을 가지고 노력한 적은 없습니다

→ 꼼꼼히 그려서 이루려고 마음을 다한 적은 없습니다

→ 차곡차곡 꿈을 세워서 이루려고 용쓴 적은 없습니다

20


모든 일에는 오너가 있기 마련입니다

→ 모든 일에는 기둥이 있게 마련입니다

→ 모든 일에는 들보가 있게 마련입니다

→ 모든 일에는 지킴이가 있습니다

24


오랫동안 공을 들였다고 해도 그게 드러나면 안 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 오랫동안 품을 들였다고 해도 이를 드러내면 안 되는 줄 알아야 합니다

→ 오랫동안 땀을 들였다고 해도 이를 드러내면 안 되는 줄 되새겨야 합니다

90


이 일이 세상에 존재해야 하는 이유를 매일 고민해야 비즈니스의 본질이 드러나고, 그 결과 기획이 선명해져서 디자인 결정이 용이해집니다

→ 이 일을 왜 하는지 날마다 헤아려야 왜 돈을 버는지 드러나고, 어떻게 짜야 하는지 뚜렷해서 밑동을 그리기 쉽습니다

→ 왜 이 일을 해야 하는지 늘 돌아봐야 밑그림이 드러나고, 어떻게 꾸려야 하는지 또렷하니 쉽게 앞그림을 그립니다

141


그저 최선의 결과를 만들어내고자 한 직장인이었고

→ 그저 가장 나은 길을 이루려고 애쓴 일꾼이었고

→ 그저 땀흘린 달삯쟁이였고

186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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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돌이의 신부 찾기 - 한국어린이교육문화연구원 으뜸책 지식 그림책 1
이루리 지음, 고마운 그림 / 이루리북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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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5.6.28.

그림책시렁 1593


《펭돌이의 신부 찾기》

 이루리 글

 고마운 그림

 이루리북스

 2023.11.30.



  새는 새이고, 쥐는 쥐이고, 여우는 여우이고, 고래는 고래입니다. 새를 알고 싶거나 쥐를 다루고 싶거나 여우를 말하고 싶거나 고래를 헤아리고 싶다면, 새·쥐·여우·고래를 이러한 숨결 그대로 담아낼 노릇입니다. 마치 사람처럼 꾸미거나 옷을 입히면 ‘새 이야기’가 아닌 ‘사람 이야기’입니다. 사람 같은 얼굴짓이나 말씨를 입힐 적에도 ‘쥐 이야기’가 아닌 ‘사람 이야기’예요. 《펭돌이의 신부 찾기》는 어느 펭귄이 짝을 맺는 살림길을 다루는 줄거리 같지만, ‘펭귄으로 꾸며낸 사람 이야기’일 뿐입니다. ‘잘 보이려’고 하면서 돈과 집을 장만하는 돌이에, ‘잘 보이려’고 얼굴과 머리카락과 몸매를 꾸미는 순이를 보여주는 얼개입니다. 이 그림책은 오히려 아이들한테 ‘돈(재산)·집(아파트)·쇠(자동차)’가 없다면 사내로서 짝을 못 찾는다고 외치는 셈입니다. 예쁘고 멋지고 꾸미지 않으면 가시내로서 짝을 못 만난다고 외치는 셈이기까지 합니다. 제발 “짝을 찾는 펭돌이”를 펭귄살림으로 그려내기를 바랍니다. “펭돌이가 찾는 짝”을 펭귄살이로 그려낼 때라야 비로소 우리가 사람으로서 이웃숨결한테서 배울 대목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귀엽거나 익살스레 꾸미려고 하는 글과 그림으로는 허울만 늘릴 뿐입니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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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921 : 함정 속의 함정 연속 다발적 실수 속의 실수


함정 속의 함정, 연속 다발적으로 벌어지는 실수 속의 실수

→ 덫에 덫, 잇달아 잘못에 잘못

→ 그물에 그물, 자꾸 말썽에 말썽

→ 올가미에 올가미, 또 걸리고 빠지고

《갈수록 자연이 되어가는 여자》(김상미, 문학동네, 2022) 31쪽


꾸미거나 치레하는 덫에 붙들리면 그만 자꾸자꾸 꾸미거나 치레하는 굴레로 깊이 잠깁니다. 말잘못이나 글잘못이라기보다는, 끝없고 끊임없고 자꾸 꾸미고 치레하는 올가미라고 할 만합니다. 수수하게 쓰고 스스럼없이 쓸 적에는 모든 그물을 하나씩 벗겨요. 마음을 살피기에 살리고, 마음을 감추기에 허울스럽게 덧씌우거나 덮어씌웁니다. ㅍㄹㄴ


함정(陷穽/檻穽) 1. 짐승 따위를 잡기 위하여 땅바닥에 구덩이를 파고 그 위에 약한 너스레를 쳐서 위장한 구덩이 ≒ 허방다리·허정 2. 빠져나올 수 없는 상황이나 남을 해치기 위한 계략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연속(連續) : 끊이지 아니하고 죽 이어지거나 지속함

다발적 : x

다발(多發) : 1. 많이 발생함 2. 발동기의 수가 많음

실수(失手) : 1. 조심하지 아니하여 잘못함 2. = 실례(失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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