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5.12.


《되살리기의 예술》

 다이애나 애실 글/이은선 옮김, 아를, 2021.7.8.



저잣마실을 간다. 볕을 보며 걷는다. 큰아이는 몸앓이를 하고서 천천히 낫는다. 오늘 시골버스는 손님이 좀 붐빈다. 이따금 북적거릴 때가 있지만 웬만하면 텅텅 빈다. 밤에는 새와 풀벌레와 개구리가 들려주는 노래가 어울린다. 집안일을 하고, 쉬엄쉬엄 등허리를 펴고, 낱말책을 여미고 글일을 하고, 아이들하고 이야기하고, 곁님과 생각을 나누고, 다시 들노래와 숲바람을 마신다. 어쩌다가 ‘토시코 아키요시’라는 이웃나라 손가락꽃(피아노)을 들었다. 이런 발걸음에 이런 손자취를 남기면서 걸어온 사람이 있구나. 모든 걸음은 작은길이되, 스스로 꿈씨앗을 헤아릴 적에는 크지도 작지도 않은 그저 살림길이게 마련이다. 《되살리기의 예술》을 읽다가 한참 갸웃했는데, 곁님과 큰아이가 들춰보더니 ‘재미없다’는 말씀을 남긴다. 두 분 모두 ‘되살리기’라는 이름에 눈이 간 듯싶고, 나도 이 이름에 눈이 갔는데, 막상 ‘되살리기’가 무엇이라든지, 무엇을 되살리려고 했는가 같은 이야기하고 한참 멀다. 글을 쓰는 사람이 있고, 이 글을 엮는 사람이 있고, 이 글을 엮은 꾸러미를 잇는 사람이 있고, 이 글꾸러미를 알아보면서 읽는 사람이 있다. 엮은이는 ‘되살리기’라기보다는 ‘이웃하기’여야지 싶다. 이웃이어야 비로소 책을 펴낸다.


#ToshikoAkiyoshi #토시코아키요시

#あきよしとしこ #?吉敏子


https://www.youtube.com/watch?v=AElsKE48Gac


#Stet #AnEditorsLife #DianaAthill (2000년)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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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5.11.


《은박지에 새긴 사랑》

 호치민과 다섯 사람 글/김남주 옮김, 푸른숲, 1995.2.6.



구름이 짙되 해가 자주 나오는 하루이다. 일곱 해를 이은 꾸러미를 매듭지었기에, 이제 새롭게 여밀 꾸러미를 살핀다. 그동안 여미던 틀을 바꾸어서 이모저모 꾸리기까지 꽤 걸린 듯싶다. 처음에는 익숙한 대로 세우고, 이내 가다듬고, 다시 살피면서 뜯어고치고, 거듭 짚으면서 추스르는 길을 거친다. 닷벌 열벌 스무벌 돌아보는 사이에 비로소 얼거리를 알아챈다. 낮에는 두바퀴를 달린다. 마을논을 가로질러서 과일을 장만한다. 이웃마을은 베트남과 필리핀 아가씨를 모아서 마늘을 캔다. 이제는 우리나라 젊은이와 푸름이조차 ‘마늘심기·마늘캐기’를 하나도 모를 테고, 그냥 사먹기만 하겠지. ‘몇 차 산업’이나 ‘AI타령’을 할 일이 아니다. 한때 ‘메타버스’가 징글징글하게 판치더니 이제 쑥 들어갔다. 우린 뭘 봐야 할까? 들숲메바다를 손수 건사하고 몸소 돌보는 배움길을 새로 펴야 하지 않나? 《은박지에 새긴 사랑》은 예전에 《아침저녁으로 읽기 위하여》라는 이름으로 나왔고, 2018년에 다시 옛이름으로 나온다. 찬바닥에서 이웃나라 아름글을 한 글씨씩 옮기던 마음이란, 아침저녁으로 스스로 되새기려는 길이요, 아이한테 물려주고픈 씨앗이다. 오늘 우리가 쓰고 읽는 글은 ‘글씨(글씨앗)’일까, 아니면 ‘겉치레’일까? 사랑을 새기려는 마음이 아니라면 ‘글’이 아닌 ‘글시늉’이라고 느낀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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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5.10.


《우리는 절망에 익숙해서》

 희석 글, 발코니, 2024.3.25.



구름날이다. 사이사이 해가 들고, 바람소리와 새소리와 개구리소리가 가볍고 가늘지만 고루 섞이면서 흐른다. 해마다 새와 개구리와 풀벌레가 눈에 띄게 줄어드는구나 싶지만, 아직 우리 곁에 제법 있다. 마당에 서서 후박꽃내음을 맡으면서 구름바라기와 해바라기를 하노라면, 어느새 제비가 머리 위로 휘익 바람을 일으키며 지나간다. 제비씨는 굳이 머리 위에서 바람소리를 힘차게 내면서 날아간다. 나도 제비도 서로 느끼고 알아본다. 오늘은 날이 축축하기에 빨래를 쉰다. 작은아이는 이제 설거지를 ‘조금’ 할 줄 안다. 다들 나날이 조금씩 돋아나고 깨어난다. 《우리는 절망에 익숙해서》를 처음 펼 적에는 제법 읽을 만하겠거니 싶었는데, 뒤로 갈수록 갈피를 못 잡은 듯싶다. 처음 잡거나 세운 길이 흔들린달까. 이른바 “글을 못 쓰는 사람”은 있을 수 없다. “갈피를 못 잡는 사람”만 있다. 갈피를 잡으려면 까칠한 말을 귀담아들을 노릇이다. 맞춤길이나 띄어쓰기는 틀려도 된다. 스스로 남겨서 나누려는 이야기만 보아야 한다. 먼저 “내가 나로서 살아낸 이야기를 내 눈길과 손끝으로 풀어낸” 다음에 글손질을 하면 된다. 그런데 글손질과 글꾸밈에 마음을 빼앗기면 어느새 갈피를 잊고 갈곳도 잃은 채 헤매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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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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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5.9.


《케테 콜비츠 평전》

 유리 빈터베르크·소냐 빈터베르크 엮음/조이한·김정근 옮김, 풍월당, 2022.11.23.



빗소리로 하루를 연다. 책집 한켠에 앉아서 ‘숨은아름책’을 하나하나 읽어 본다. 갓 나온 책도 눈여겨볼 수 있되, 이미 나온 알뜰살뜰한 책도 함께 들여다볼 일이라고 느낀다. 새로 나온 책을 꼭 바로바로 읽어내야 하지 않는다. ‘새책’이 아닌 ‘아름책’과 ‘사랑책’과 ‘숲책’과 ‘살림책’과 ‘푸른책’을 차근차근 알아보고서 곁에 둘 일이라고 본다. 《케테 콜비츠 평전》을 읽으며 갸웃갸웃했다. 엮은이는 무슨 말을 들려주고 싶었을까? 남들은 손에 쥐거나 만질 수 없던 숱한 글을 들춰볼 수 있어서 기쁜 나머지, 정작 ‘케테 콜비츠라는 사람이 그림과 글을 남긴 마음’이 아니라, ‘이 많은 종이(기록물)를 만진 엮은이가 콜비츠를 가장 잘 아는 사람(권위자)’이라고 내세우고 싶었을까? 케테 콜비츠 님이 남긴 글월을 한 조각조차 못 만진 사람이라 하더라도, 케테 콜비츠 님이 남긴 그림을 어느 날 문득 보고서 마음으로 흐느낄 뿐 아니라 뺨을 타고 흐르는 눈물로 젖어드는 사람이 있다. 우리가 어느 한 사람을 기리거나 돌아볼 적에는 ‘기록물 큰잔치’가 아니라 ‘한 사람 발자국’을 하나하나 짚으면서 새롭게 나누고 알아볼 눈길을 틔우려는 뜻이지 않을까? 두께는 있되 깊이가 없고, ‘전문가’ 손끝은 있되 ‘마음’이 안 보여서 안타깝다.


#KOLLWITZDieBiografie #KOLLWITZD #KatheKollwitz

#YuryWinterberg #SonyaWinterberg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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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삶말/사자성어] 민요시인



 대표적인 민요시인으로는 → 손꼽히는 노래지기로는

 전통을 살린 민요시인이었다 → 옛결을 살린 삶노래님이다


민요시인 : x

민요(民謠) : [음악] 예로부터 민중 사이에 불려 오던 전통적인 노래를 통틀어 이르는 말. 대개 특정한 작사자나 작곡자가 없이 민중 사이에 구전되어 내려오며 민중들의 사상, 생활, 감정을 담고 있다. 그 전파 정도와 세련도에 따라 토속 민요와 창민요(唱民謠)로 구분한다

시인(詩人) : 시를 전문적으로 짓는 사람



  노래를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글로 적바림하는 이야기가 아닌, 살아온 바를 노래로 읊으면서 나누는 사람이 있어요. 이들은 ‘노래님·노래꾼’입니다. ‘노래꽃님·노래지기’라 할 만합니다. 삶을 노래하는 사람이기에 ‘삶노래님·삶노래꾼’이라 할 만합니다. 때로는 ‘꾀꼬리’에 빗댈 만하고요. ㅍㄹㄴ



우리 나라 시인들의 잘못된 글쓰기 병폐는 김소월과 같은 민요시인까지도 어릿광대 노릇을 하게 만들어, 문학이라는 글쓰기 상품을 만들어 내는 모든 작가들의 정신을 오염시키고 말았다

→ 우리 나라 노래꾼이 잘못 써 버릇하는 글은 김소월 같은 노래님까지도 어릿광대 노릇을 하게 이끌어, 글이라는 쓰기장사를 뽑아내는 넋을 모두 더럽히고 말았다

→ 우리 나라에서 글지기가 잘못 쓰는 글은 김소월 같은 삶노래님까지도 어릿광대 노릇을 하게 북돋아, 글꽃이라는 쓰기살림을 찍어내는 마음을 모두 더럽히고 말았다

《무엇을 어떻게 쓸까》(이오덕, 보리, 1995) 16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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