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견갑골 肩胛骨


 견갑골이 튀어나온 → 어깨뼈가 튀어나온


  ‘견갑골(肩胛骨)’은 “[생명] 척추동물의 팔뼈와 몸통을 연결하는, 등의 위쪽에 있는 한 쌍의 뼈. 포유강은 대개 삼각형이다 = 어깨뼈”처럼 풀이를 하는데, ‘어깨뼈’로 고쳐씁니다. ㅍㄹㄴ



지금 바람이 견갑골을 스치고 갔어요

→ 막 바람이 어깨뼈를 스치고 갔어요

《행복은 먹고자고 기다리고 4》(미즈나기 토리/심이슬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4) 9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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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영어] 리모트remote



리모트 : x

remote : 1. 외진, 외딴 2. (시간상으로) 먼 3. 가깝지 않은 4. 원격의 5. 동떨어진 6. 쌀쌀맞은 7. (가능성이) 희박한

リモ?ト : 리모트, ‘원격’의 뜻을 나타냄



일본에서는 영어 ‘리모트’도 그냥 쓰는구나 싶은데, 우리로서는 ‘돌보다·보살피다’나 ‘보다·보듬다’로 다듬어서 쓸 만합니다. ‘기르다·키우다·살찌우다’나 ‘몸살리기·몸달래기’로 다듬고요. ‘살리다·살려내다’나 ‘지키다·지켜내다·지켜주다·지켜가다’로 다듬어도 어울리고, ‘좋다·챙기다’로 다듬으면 돼요. 때로는 ‘더위밥·돌봄밥·보듬밥·보살핌밥·살림밥’으로 다듬습니다. ㅍㄹㄴ



리모트로 하면 되지 않나

→ 멀리서 하면 되지 않나

→ 먼발치서 하면 안 되나

《행복은 먹고자고 기다리고 4》(미즈나기 토리/심이슬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4)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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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오늘말. 움


겨우내 웅크리다가 첫봄부터 천천히 바람빛과 햇볕을 새롭게 느끼면서 깨어나는 나무요 풀입니다. 모든 푸나무가 똑같이 싹이 트지 않습니다. 모든 움은 다 다른 철에 따라서 일어납니다. 길잡이가 짚거나 알리기에 다 알아보거나 느끼지는 않아요. 누가 안 짚어 주어도 알아차리는 사람이 있어요. 누가 내내 곁에 서서 짚어도 영 못 느끼기도 합니다. 눈치가 빠르기에 똑똑하지 않아요. 기척을 알기에 이웃을 살피지 않습니다. 글을 많이 읽거나 쓰기에 밑절미가 단단하지 않습니다. 이야기를 두런두런 들려주고 듣는 귀와 입을 열기에 천천히 살림을 여미면서 나란히 즐겁습니다. 해가 뜨고서 집니다. 별이 돋고서 떠납니다. 하루가 흐르고 바람이 지나간 티가 남습니다. 아이어른이 수다꽃으로 오늘을 살아가는군요. 밑천이 없으면 없는 대로 웃으면서 이야기숲을 이뤄요. 밑받침부터 든든히 다스리고서 기둥을 세웁니다. 여름에 접어들어 논마다 모를 냈고, 여름이 깊어가면서 푸릇푸릇 오르더니 어느새 익어갑니다. 움이 틀 틈이 있어야 합니다. 빛이 스밀 자리가 있어야 합니다. 바쁜 걸음을 멈추고서 숨을 돌립니다. 팔베개를 하고서 낮잠을 즐깁니다.


ㅍㄹㄴ


거름·밑거름·두엄·감·거리·띠·띳장·모·싹·움·살림·섶·줄거리·졸가리·자락·길잡이·밑·밑동·밑감·밑바탕·밑절미·밑틀·밑판·밑받침·밑밭·밑밥·밑천·바탕·바탕글·바탕틀·씨앗글·글·글발·글월·글자락·글모음·글모둠·글묶음·이야기·이야기꽃·이야기숲·얘기·얘기꽃·얘기숲·얘깃감·올림글·수다꽃·보따리·보퉁이·꾸러미·받치다·받침·베다·발판 ← 자료(資料)


낌새·기척·기운·결·눈치·모습·모·끼다·느낌·깃·기슭·춤·듯·듯하다·듯싶다·빛·비끼다·비치다·숨·숨결·숨빛·싹·움·솟다·돋다·트다·틈·티·티나다·흐르다 ← 기미(幾微)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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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5.6.17.

오늘말. 키재기


따질 수 있고, 견줄 만합니다. 재 보거나 어림으로 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자꾸 세다 보면 스스로 오늘 이곳에서 무엇을 하려는 마음이었는지 그만 잊기 일쑤예요. 생각을 할 적에는 길미를 안 봅니다. 생각이 아닌 셈속에 셈평이라서 키재기를 합니다. 서푼짜리라서 고개를 젓는다면 무슨 일을 하려나요. 남는장사에만 눈이 간다면 사람을 돈으로 보는 굴레에 갇힙니다. 돈이 되기에 쓸 글이 아닌, 마음을 나누면서 생각을 지필 글을 쓸 노릇입니다. 샘을 내거나 밥그릇을 거머쥐는 글이 아니라, 알랑거리는 마음이 눈녹듯 스러질 글을 쓰면 되어요. 아이를 낳아서 돌보는 어버이는 아이를 사랑으로 돌보는 길에 바로 어버이 스스로 사랑으로 서야 하는 줄 알아봅니다. 돈을 더 벌어야 집안을 잘 꾸리지 않습니다. 돈벌이가 가장 좋을 수 없어요. 한집안을 이루는 모든 사람이 서로 살피면서 북돋우는 사랑이란 무엇일까 하고 늘 짚을 줄 알기에 포근하고 따사롭습니다. 밥을 먹다가 남길 수 있어요. 밥숟가락을 왼손으로 쥘 수 있어요. 눈이 덮는 한겨울에 눈덩이를 굴리며 놀 만합니다. 겨울에는 눈꽃공으로 놀고, 여름에는 비처럼 쏟아지는 땀방울을 누립니다.


ㅍㄹㄴ


따지다·견주다·재다·치다·세다·셈하다·헤아리다·생각·어림·여기다·값·셈·셈속·셈평·길미·키재기·깃·끈·날찍·서푼·한몫·몫·모가치·돈·돈값·돈닢·돈셈·돈어림·돈푼·값싸다·남는장사·단돈·눈비음·싸구려·싸다·솔찮다·쏠쏠하다·좋다·꿍꿍이·꿍꿍이셈·꿍꿍이속·꿍셈·알량거리다·돈으로 따지다·돈으로 보다·돈으로 셈하다·돈이 되다·벌다·벌잇감·돈벌다·남기다·밥술·밥숟가락·밥줄·밥그릇·샘·샘빛·샘꽃·샘나다·샘하다·샘바르다·샘바리 ← 타산(打算), 타산적


눈덩이·눈더미·눈덩어리·눈뭉치·눈가루공·눈공·눈꽃공 ← 스노볼(스노우볼snowball)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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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살림말 / 숲노래 책넋

2025.6.13. 열두걸음



  걷거나 달릴 적에, 처음에는 “하나둘!” 하고 센다. 이윽고 “셋넷!”을 센다. 이제 “일고여덟!”을 거쳐서 “열다섯열여섯!”을 센다. 발걸음이 자리를 잡으면 “서른둘!”로 건너고 “예순넷!”을 지나서 “온스물여덟!”을 헤아린다. 이렇게 차츰 곱셈으로 이으면 팔다리에 온몸을 곧게 펼 만하다.


  어릴적에는 두 무릎이 안 붙었다. 이런 다리는 못 고치거나 돌봄터에 몸을 맡겨서 오래오래 다듬어야 한다고 하더라. 그러나 나는 “나는 곧게 펴는 몸과 뼈야.” 하는 말을 여덟 살부터 읊었다. 열세 살에 이르러도 등과 몸과 뼈는 썩 안 바뀐 듯했다. 그러나 말부터 나를 다독이면서 날마다 팔다리에 등허리에 손발과 손발가락에 끝없이 주무르고 쓰다듬었다.


  열다섯 살에 힘살질(근력운동)을 너무 모질게 하다가 외려 갈비뼈가 주저앉으면서 밑쪽이 톡 불거지듯 튀어나왔다. 문득 내가 스스로 바보같아서 불길이 솟았지만, 처음부터 새로 다스리기로 한다. 이렇게 스무 살을 넘기고 서른 살을 넘나들면서 두 무릎이 닿고, 어려서 휜 채 나온 등뼈를 폈다. 갈비뼈는 아직 지켜보는데, 굽은어깨도 어느새 폈고, 종아리랑 팔뜩은 ‘등짐힘살’과 ‘두바퀴힘살’과 ‘걷기힘살’과 ‘아기안기힘살’이 붙었다. 어릴적에는 “넌 팔뚝도 다리도 젓가락 같네. 그렇게 뼈만 있어서 어떻게 걸어?” 같은 놀림말을 늘 들었으나, 이제는 아예 들을 일이 없다.


  나는 내 몸을 늘 새로 짜맞추려고 등짐을 지고서 걷거나 두바퀴를 굴린다. ‘걷는읽기’와 ‘걷는쓰기’도 스스로 몸을 되찾으며 살리려는 몸짓이다. 손빨래를 서른 해 남짓 잇는 살림살이도 스스로 살리면서 마음을 다스리는 길이다.


  열두걸음에 맞추어서 열두꽃 이야기를 쓴다. 한 꼭지만 쓰려다가 어느덧 열한 꼭지에 이른다. 마지막 섣달꽃은 새해로 넘어가는 길목꽃이다. 한 달에 한 가지 꽃 이야기만 적을까 싶다가, 그달그달 모든 풀꽃나무를 적을까 하다가, 굳이 이러지 말자고 생각한다. 철빛을 풀어내는 달빛을 녹여내어 날빛과 하루빛과 오늘빛을 노래하면 넉넉하다고 본다.


  우리는 누구나 스스로 살리거나 스스로 죽인다. 안 서두르면, 아니 내가 나를 나로서 바라보며 사랑하면 된다. 누구나 스스로 사랑하기에 스스로 살린다. 누구나 스스로 안 사랑하기에 스스로 죽인다. ‘스스로 좋아하’니까 오히려 스스로 목을 조인다. 좋고싫음이나 좋고나쁨으로 자꾸자꾸 가르는 탓에, 언제나 스스로 조이고 좁히고 조르고 졸졸 좇다가 그만 우리 숨결을 스스로 쫓아내기까지 한다.


  오늘도 책등짐이며 저잣등짐을 묵직하게 지면서 걷고 달리고 선다. 팔뚝과 어깨에까지 책짐에 저잣짐을 얹고서 읽고 쓰면서 걷는다. 바깥일과 저잣마실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면, 어느새 두 아이가 마을앞에 마중을 나온다. 마중을 안 나오는 날에는 집에서 다들 두런두런 이야기꽃을 피우면서 오순도순 논다. 반짝이는 여름걸음을 쉬고서 등허리를 편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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