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923 : 소박한 느낌을 줍


새로 맞이하는 봄은 무척 소박한 느낌을 줍니다

→ 새로 맞이하는 봄은 무척 수수합니다

→ 새로 맞이하는 봄은 무척 조촐합니다

→ 새로 맞이하는 봄은 무척 무던합니다

《토리빵 8》(토리노 난코/이혁진 옮김, AK커뮤니케이션즈, 2025) 28쪽


수수하기에 ‘수수하다’라 합니다. “수수한 느낌을 준다”라 하면 틀린말씨입니다. 조촐하기에 ‘조촐하다’라 합니다. “조촐한 느낌을 준다”라 할 적에도 틀린말씨입니다. 때로는 “무던하다고 느낍니다”라든지 “무던하구나 싶습니다”처럼 말끝을 가볍게 늘일 만합니다. ㅍㄹㄴ


소박(素朴) : 꾸밈이나 거짓이 없고 수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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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924 : 결국 교육 시작된 의무


어쨌든 결국에는 교육이 시작된다. 나는 너를 가르쳐야 할 의무가 있으니까

→ 어쨌든 마침내 가르친다. 나는 너를 가르쳐야만 하니까

《우리는 왜 회사의 입장에서 이야기할까?》(박대리, 영수책방, 2021) 30쪽


“교육이 시작된다”라 하고서 “가르쳐야 할”이라 하면 겹말입니다. 앞뒤 모두 ‘가르치다’를 쓰면 됩니다. 어쨌든 마침내 가르치지요. 아무튼 끝내 가르칩니다. 가르쳐야만 하기에 가르친다고 합니다. ㅍㄹㄴ


결국(結局) : 1. 일이 마무리되는 마당이나 일의 결과가 그렇게 돌아감을 이르는 말 2. 어떤 일이 벌어질 형편이나 국면을 완전히 갖춤

교육(敎育) : 지식과 기술 따위를 가르치며 인격을 길러 줌

시작(始作) : 어떤 일이나 행동의 처음 단계를 이루거나 그렇게 하게 함. 또는 그 단계

의무(義務) : 1. 사람으로서 마땅히 하여야 할 일. 곧 맡은 직무 2. [법률] 규범에 의하여 부과되는 부담이나 구속 3. [철학] 도덕적으로 강제력이 있는 규범에 근거하여 인간의 의지나 행위에 부과되는 구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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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마실 . 마을책집 이야기


그림책을 보는 (2024.6.12.)

― 서울 〈문화온도 씨도씨〉



  그림을 담기에 그림책이라면, 글을 싣기에 글책입니다. 하늘을 이야기하면 하늘책이고, 사랑을 노래하면 사랑책입니다. 사람을 이야기하면 사람책이고, 숲을 들려주면 숲책이요, 마을을 가꾸는 길을 밝히면 마을책입니다.


  글씨를 죽 훑는 일은 ‘훑기’입니다. ‘읽기’라 하지 않습니다. 그림이 멋지거나 놀랍거나 대단하거나 훌륭하거나 남다르기에 ‘그림책’이라 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살림하며 살아가는 하루를 담아내기에 그림책입니다. 사람은 얼굴이 예쁘거나 잘생겨야 하지 않습니다. 사람은 돈이 많거나 이름이 높아야 하지 않습니다. 넋이 빛나고 얼이 반짝이는 숨결이기에 사람입니다.


  ‘틀(표준)’이나 ‘자(규칙)’를 쓸 때가 있되, 모든 곳에 틀과 자를 들이대는 길이라면 삶하고 멉니다. 모든 곳에서 ‘나’하고 ‘너’가 ‘우리’로 만나면서, 틈을 내는 틀과 잣나무 같은 자로 헤아릴 적에 비로소 이 별이 반짝여요.


  서울마실을 하면서 〈문화온도 씨도씨〉를 찾아갑니다. 함께 가꿀 이야기를 헤아리면서 어떤 그림책을 새로 빚어낼 만한지 생각을 나눕니다. 같이 걸어갈 하루를 돌아보면서 우리나라 그림책을 어떤 눈으로 들여다볼 만한지 생각을 주고받습니다. 나란히 돌보고 지을 살림을 짚으면서 오늘 이곳에서 차근차근 가꿀 그림책 씨앗을 생각합니다.


  우리는 바로 이곳에서 짓습니다. 서로 손길을 모두어서 짓습니다. 이제까지 태어난 풀싹을 둘러보면서 앞으로 깨어날 풀꽃을 그립니다. 멋지거나 뜻깊다는 줄거리를 담은 그림책도 나쁘지는 않아요. 그렇지만 아이어른이 함께 사랑으로 살림을 짓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그림책이면 넉넉합니다.


  사랑을 아름다이 담은 책을 읽고 새기고 물려줄 적에 제대로 빛나지 싶어요. 숲에서 자란 나무숨결을 붓끝으로 옮길 적에 반짝이지 싶어요. 뚜벅뚜벅 걸어가는 오늘을 바람 한 줄기랑 나란히 바라볼 적에 즐거울 테고요. 바느질을 하는 손으로 한 땀씩 여밉니다. 집안일을 보살피는 손으로 두 땀을 엮습니다. 아이랑 손을 잡고 거니는 눈망울로 새록새록 추스릅니다.


  사랑은 파랑이라는 빛깔로 나타냅니다. 빨강은 불(분노·전쟁)을 나타내요. 이 얼거리를 헤아린다면, 바람과 바다를 담아내려는 숨결일 적에 비로소 사랑인 줄 알아차립니다. 뜨겁게 불타오를 적에는 그만 활활 불태우고 말아 잿더미로 치닫는 줄 알아볼 노릇입니다. 활짝 열어젖히면서 환하게 틔우는 불빛이라면 따뜻합니다. 훨훨 날아오르듯 활활 활개를 펴는 몸짓이라면 홀가분하고요.


《여름, 제비》(구윤미·김민우, 노란상상, 2023.6.8.)

《친구 같은 나무 하나쯤은》(강재훈, 한겨레출판, 2024.1.31.)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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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마실 . 마을책집 이야기


햇볕길을 (2025.5.8.)

― 부산 〈읽는 마음〉



  어버이날 새벽에 논두렁을 달려서 옆마을에 닿습니다. 첫 시골버스를 타고서 읍내로 갔고, 순천을 거쳐서 부산으로 가는 시외버스로 갈아탑니다. 등허리를 폅니다. 석 달째 조금씩 쓰는 글꽃(동화) 한 자락을 더 씁니다. 사상나루에서 내려 사직으로 갑니다. 2025년 5월 7일에 연 〈읽는 마음〉을 바라보며 골목길을 걷습니다.


  부산은 다른 고장을 헤아리면 책집이 너무 적다고 느꼈습니다. 그런데 알뜰히 새터를 차리는 분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책 한 자락으로 이 고장 한켠을 밝히면서, 마을사람 스스로 이곳을 사랑하는 이야기씨앗을 심는다고 느낍니다.


  높은자리에서 내려다보면 “고작 작은책집 하나”입니다. 살림자리에서 마주보면 “바로 작은책집 하나”입니다. “이 작은 곳”으로 무엇을 바꿀 수 있느냐고 핀잔하는 분도 있으나, 언제나 “이 작은 곳”이 첫발입니다. 크고작은 모든 푸른숲은 작은씨앗 한 톨에서 비롯했어요. 마을도 고을도 고장도 나라도 바로 “이 작은 한 사람”부터 마음을 가꾸면서 시나브로 바꾸게 마련입니다.


  지난 2000년부터 꼬박꼬박 부산을 드나듭니다. 천천히 느슨히 부산 여러 골목과 마을을 거닐면서 새롭게 만나고 돌아봅니다. 아늑하고 알뜰한 골목집이 사라지면 안타깝지만, 꿋꿋이 골목밭과 꽃그릇밭을 일구는 이웃이 있기에 반갑습니다. 저는 굳이 꽃뜨락(식물원)을 안 갑니다. 시골에서는 들숲메가 꽃밭이요, 큰고장에서는 골목길이 꽃길입니다.


  마을책집 〈읽는 마음〉을 돌보는 책집지기님이 부산에서 꾸준히 이야기밭을 일구셨다고 합니다. 부산에 있는 작은펴냄터에서 책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살림하며 살아가는 손길로 여민 작은책이 반짝입니다. 《어느 날, 마녀가 된 엄마》를 알아보는 책동무는 아직 적은 듯하지만, 이제부터 늘어나기를 바라요. 부산에서 두 아이를 돌본 어느 분이 여민 《그래봤자 꼴랑 어른》이라는 이야기책도 놀랍도록 아기자기하면서 반짝반짝합니다. 부산뿐 아니라 다른 고장에서도 “일하고 살림하는 아줌마 눈길”로 태어나는 작은꾸러미가 차분히 작은씨앗 구실을 할 테지요. ‘나(어른)’를 마주하면서 ‘너(아이)’를 품습니다. 나(어른)부터 사랑으로 바라보면서 너(아이)를 나란히 사랑으로 보살핍니다.


  대단하거나 커다란 모습이어야 나라나 마을이나 책집이지 않습니다. 이곳은 큰나라나 큰고장이지 않아도 됩니다. 큰집에서 살거나 큰쇠(중·대형차)를 거느리지 않아도 됩니다. 큰이름을 얻거나 큰돈을 벌어야 하지 않습니다. 살림집에서 살고, 살림수레를 거느리고, 살림이름을 나누고, 살림돈을 펴면 넉넉합니다.


《날마다, 도서관》(강원임, 싱긋, 2025.4.12.)

《날마다, 지하철》(전혜성, 싱긋, 2021.11.11.)

《화가들의 꽃》(앵거스 하일랜드·켄드라 윌슨/안진이 옮김, 푸른숲, 2025.3.11.첫/2025.4.15.4벌)

#theBookoftheFlower #FlowersinArt #AngusHyland #KendraWilson

《어느 날, 마녀가 된 엄마》(김주미, 글이, 2022.8.8.)

《그래봤자 꼴랑 어른》(한주형, 글이, 2020.5.5.)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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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6.11.


《싸울게요, 안 죽었으니까》

 김진주 글, 얼룩소, 2024.2.28.



두 아이랑 하루쓰기를 이으면서 돌아본다. 우리 보금숲은 하루 내내 새소리를 듣고 바람소리와 푸른내음을 누린다. 밤이면 별을 보고, 여름개구리 울음소리가 가득하다. 이러한 터전은 까맣게 모르는 채 하루를 보낼 서울내기(도시인)라면 마음에 무엇을 담을까? 철이란 “석 달”만 가리키지 않는다. 봄여름가을겨울이라는 네 갈래뿐 아니라, 다달이 다르고 나날이 새롭기에 철이다. 철빛이란 언제나 한결같이 새롭게 피어나는 숨결을 품는 넋이라고 할 만하다. 서울에서는 여름겨울이 거의 똑같은 차림새이다. 여름에는 춥고 겨울에는 더운 버스·전철·일터·집이지 않은가? 큰아이하고 저잣마실을 다녀온다. 저잣짐을 함께 나른 큰아이가 대견하다. 《싸울게요, 안 죽었으니까》를 읽었다. 그런데 갑자기 판이 끊어졌다. 무슨 일이 있나 싶었는데, 펴냄터를 옮겨서 2025년 6월에 새로 나온다. 부디 작은목소리를 섣불리 누르거나 밟지 않기를 빈다. ‘무안참사 특검’도 여태 안 하는데, 이렇게 쭉쭉 갈라서는 나라인 채 안 바꾼다면, 아프거나 다치는 사람은 앞으로도 다시 나올 수밖에 없다. 흉과 허물은 달게 값을 치를 일이다. 잘잘못을 낱낱이 밝히고서 바보들한테 호미 한 자루에 바늘 한 쌈을 쥐여주고서 밭일을 시키고 바느질을 시켜야 한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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