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른하르트 슐링크,『책 읽어주는 남자』, 김재혁 옮김, 시공사, 2014(4쇄).
법정에서는 한나를 포함한 피고인들에 대한 기소장이 낭독된다.
“낭독은 하루 반나절이 걸렸고, 반나절 동안 쉬지 않고 이루어졌다. 첫 번째 피고인은 ……했으며, 나아가서 ……했고, 또한 ……했으므로, 피고인은 이러이러한 조항의 범죄사실구성요건을 충족시켰고, 나아가서 피고인은 이러한 범죄사실구성요건과 저러한 범죄사실구성요건을 ……했으며, 피고인은 또한 법에 어긋나게 죄를 범하는 행동을 했다는 등등. 한나는 네 번째 피고인이었다.”(136쪽)
→ “낭독은 하루 반나절이 걸렸다. 하루 반나절, 확정적 진술이 아닌 추정적 독일어 화법(話法)을 쓰며. 첫 번째 피고인은 ……한 것으로 추정되며, 나아가서 ……한 것으로 추정되며, 또한 ……한 것으로 추정되며, 피고인은 이러이러한 조항의 범죄사실구성요건을 충족시킨 것으로 추정되며, 나아가서 피고인은 이러한 범죄사실구성요건과 저러한 범죄사실구성요건을 ……한 것으로 추정되며, 피고인은 또한 법에 어긋나게 죄를 범하는 행동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나는 네 번째 피고인이었다.”
독일어 원문: Die Verlesung dauerte eineinhalb Tage―eineinhalb Tage Konjunktiv. Die Angeklagte zu eins habe..., sie habe ferner..., weiter habe sie..., dadurch den Tatbestand des Paragraphen soundsoviel erfüllt, ferner habe sie diesen Tatbestand und jenen Tatbestand..., sie habe auch rechtswidrig und schuldhaft gehandelt. Hanna war die Angeklagte zu vier.
여기서, Konjunktiv는 접속법Ⅰ식을 말한다. 이 어법은 사태에 대한 확정적 진술이 아닌 인용, 또는 추정적 진술을 할 때 쓴다.
접속법이라는 독일어 문법용어를 독자들이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풀어서 번역하는 게 좋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