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트리크 쥐스킨트,향수, 강명순 옮김, 열린책들, 2002(17).

 

파리 불꽃놀이 광경.

 

“175391, 파리의 루아이얄 다리 위에서는 왕위 계승일을 기리는 불꽃놀이가 있었다. 물론 그것은 왕의 결혼식 때처럼 장엄하거니 왕자가 탄생했을 때의 그 전설적인 불꽃놀이처럼 굉장한 것은 아니었지만 어쨌든 아주 인상 깊은 것이었다. 사람들은 배의 돛을 황금빛 바퀴로 장식했다. 다리 위에서는 마술사들이 강물을 향해 입에서 불을 뿜어 대고 있었다. 여기저기서 귀를 멍하게 만들 정도로 시끄럽게 폭죽들이 터지면서 길 위로 불꽃들이 떨어져 내렸고 [...]”(61, 부분삭제 인용)

 

“175391, 파리의 루아이얄 다리 위에서는 왕위 계승일을 기리는 불꽃놀이가 있었다. 물론 그것은 왕의 결혼식 때처럼 장엄하거니 왕자가 탄생했을 때의 그 전설적인 불꽃놀이처럼 굉장한 것은 아니었지만 어쨌든 아주 인상 깊은 것이었다. 사람들은 배의 돛을 황금빛 바퀴로 장식했다. 다리 위에서는 이른바 화염우(火焰牛)이 강물을 향해 불을 뿜어 대고 있었다. 여기저기서 귀를 멍하게 만들 정도로 시끄럽게 폭죽들이 터지면서 길 위로 불꽃들이 떨어져 내렸고 [...]”

 

독일어 원문: [...] Von der Brücke spieen sogenannte Feuerstiere einen brennenden Sternenregen in den Fluß. [...]

 

Feuerstier = 화염우(火焰牛) = 두 갈래로 뻗어나간 뿔 끝에 불꽃이 떨어지는 장치를 맨단 수소.

 

사전에 실려 있지 않은 단어여서 인지, 엉뚱한 단어로 번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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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란 쿤데라,정체성(밀란 쿤데라 전집 9), 이재룡 옮김, 민음사, 2012(21).

    

매일 아침 샹탈은 출근하기 전에 우편함을 열고 자기 편지를 확인한다.

    

한 통의 편지를 발견한다.

 

그 편지에는 샹탈의 이름만 적혀 있고, 주소도 우표도 없다.

 

발신인이 손수 그 편지를 우편함에 넣은 모양이라고, 샹탈은 순간 생각한다.

 

조금 시간에 쫓긴 그녀는 봉투를 뜯지 않고 핸드백에 넣은 뒤 버스 쪽으로 서둘러 갔다. 자리에 앉자 봉투를 뜯었다. 편지에는 단 한 문장만 씌어 있었다. <나는 당신을 스파이처럼 따라다닙니다. 당신은 너무, 너무 아름답습니다.>

첫 번째 느낌은 불쾌함이었다. [...] 그녀는 그것을 장난 편지라고 생각했다. 한번쯤 이런 쪽지를 받지 않은 여자가 어디 있으랴? 그녀는 편지를 다시 읽고는 옆집 여자도 그것을 읽을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편지를 가방에 다시 넣고 주위를 한번 돌아보았다. 창가에 앉아 우두커니 거리를 보는 사람들, 이를 드러내며 웃는 여자 둘, 출입문 곁에서 그녀를 쳐다보고 있는 키가 크고 멋진 젊은 흑인 하나, 필경 아직도 한창 읽어야 끝날 법한 책에 코를 박고 있는 여자가 보였다.

평소 버스를 타면 아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50-51)

 

조금 시간에 쫓긴 그녀는 봉투를 뜯지 않고 핸드백에 넣은 뒤 버스 쪽으로 서둘러 갔다. 자리에 앉자 봉투를 뜯었다. 편지에는 단 한 문장만 씌어 있었다. <나는 당신을 스파이처럼 따라다닙니다. 당신은 너무, 너무 아름답습니다.>

첫 번째 느낌은 불쾌함이었다. [...] 그녀는 그것을 장난 편지라고 생각했다. 한번쯤 이런 쪽지를 받지 않은 여자가 어디 있으랴? 그녀는 편지를 다시 읽고는 옆 좌석 여자도 그것을 읽을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편지를 가방에 다시 넣고 주위를 한번 돌아보았다. 창가에 앉아 우두커니 거리를 보는 사람들, 이를 드러내며 웃는 여자 둘, 출입문 곁에서 그녀를 쳐다보고 있는 키가 크고 멋진 젊은 흑인 하나, 필경 아직도 한창 읽어야 끝날 법한 책에 코를 박고 있는 여자가 보였다.

평소 버스를 타면 아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

 

 

프랑스어 원문: [...] Elle relut la lettre et se rendit compte que la dame á côtè d'elle pouvait la lire aussi. [...]

 

la dame á côtè d'elle = 그녀 옆에 있는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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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드 울만,동급생, 황보석 옮김, 열린책들, 2017(2).

 

한스에겐 친구가 없다.

 

급우 가운데는 우정을 나눌만한 이상적인 친구가 없기 때문.

 

어쩌면 내가 그렇게 냉담했던 또 다른 이유는 그 아이들 모두가 너무도 현실적이어서 이미 저네가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를, 그러니까 변호사, 공무원, 교사, 목사, 은행원 등등이 되리라는 것을 알고 있는 것 같았기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38)

 

어쩌면 내가 그렇게 냉담했던 또 다른 이유는 그 아이들 모두가 너무도 현실적이어서 이미 저네가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를, 그러니까 변호사, 장교, 교사, 목사, 은행원 등등이 되리라는 것을 알고 있는 것 같았기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영어 원문: Perhaps another reason for my coolness was that they all appeared to be so immensely practical, and already knew what they wanted to be, lawyers, officers, teachers, pastors and bank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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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란 쿤데라,불멸(밀란 쿤데라 전집 7), 김병욱 옮김, 민음사, 2011(21).

 

불멸의 화자(話者) 쿤데라의 라디오 청취.

 

선잠 상태에서 나는 종전 이후 200만 명이 유럽 차도에서 죽었다는 소식과, 매년 프랑스에서 평균적으로 사망자 1만 명, 부상자 3만 명, 팔다리 없고 눈귀 없는 군대 때문에 생겨난다는 소식을 듣는다.”(147)

 

선잠 상태에서 나는 종전 이후 200만 명이 유럽 차도에서 죽었다는 소식과, 매년 프랑스에서 평균적으로 사망자 1만 명, 부상자 30, 즉 일군(一群) 팔다리 없고 눈귀 없는 사람들이 생겨난다는 소식을 듣는다.”

 

 

프랑스어 원문: [...] j'apprends qu[e] [...] la moyenne annuelle en France étant de dix mille morts et trios cent mille blessés, toute une armée de sans-jambes, de sans-bras, de sans-oreilles, de sans-yeux.

 

trois cent mille blessés = 30만 명의 부상자

 

une armée de A = 일군(一群)A

 

여기에서 ‘une armée’,‘군대가 아니라 많은 무리, 대군, 다수를 의미한다.

 

그리고 이 ‘une armée’가 이끄는 어구(語句)는 바로 앞쪽에 있는 부상자 30만 명과 동격(同格)으로, 이 부상자들을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une armée de A’138쪽 번역을 참고할 것:

 

“[...] 미국의 모든 대학에서는 교수 군단이 그 모든 얘기들을 분류하고 분석하고 발전시켜, 수없이 많은 논문과 수백 권의 책으로 펴냈답니다.”

 

프랑스어 원문: [...] une armée de professeur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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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데미안(세계문학전집 44), 전영애 옮김, 민음사, 2010(257).

헤르만 헤세,데미안, 김재혁 옮김, 고려대학교출판부, 2013(1).

헤르만 헤세,데미안(헤르만 헤세 선집 1), 홍성광 옮김, 현대문학, 2013(1).

헤르만 헤세,데미안(세계문학전집 101), 안인희 옮김, 문학동네, 2013(12).

헤르만 헤세,데미안(을유세계문학전집 65), 이영임 옮김, 을유문화사, 2013(8).

헤르만 헤세,데미안(열린책들 세계문학 227), 김인순 옮김, 열린책들, 2015(2).

헤르만 헤세,데미안, 박종대 옮김, 사계절, 2015(2).

 

 

번역본 비교: sie = meine Liebe zu Frau Eva

 

독일어 원문: Meine Liebe zu Frau Eva schien mir der einzige Inhalt meines Lebens zu sein. Aber jeden Tag sah sie anders aus. Manchmal glaubte ich bestimmt zu fühlen, daß es nicht ihre Person sei, nach der mein Wesen hingezogen strebte, sondern sie sei nur ein Sinnbild meines Inneren und wolle mich nur tiefer in mich selbst hinein führen. Oft hörte ich Worte von ihr, die mir klangen wie Antworten meines Unbewußten auf brennende Fragen, die mich bewegten.

 

 

sie = meine Liebe (zu Frau Eva) = (에바 부인에 대한) 내 사랑

 

매일 변화를 겪는 것은 에바 부인이 아니라, 에바 부인을 향한 내 사랑’.

 

 

번역본 비교

 

에바 부인과 싱클레어.

 

에바 부인을 향한 사랑이 내 삶의 유일한 내용인 것 같았다. 하지만 내 사랑은 날마다 모습을 달리했다. 내 존재가 이끌리는 대상은 그녀 자신이 아니며 그녀는 내 내면의 상징일 뿐이고 나를 내 안으로 더욱 깊이 인도하려한다는 느낌이 이따금 확실하게 들었다. 그녀의 말은 종종 내 마음을 움직이는 간절한 질문들에 대한 내 무의식의 답변처럼 들렸다.(김인순:205)

 

에바 부인을 향한 나의 사랑은 내 삶의 유일한 내용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것은 매일 다르게 보였다. 어떨 때는 내 존재가 이끌리는 상대는 그녀 자체가 아니라 오히려 그녀는 단지 내 내면의 상징일 뿐이며, 나를 나 자신 안으로 더욱 깊이 이끌어줄 뿐이라고 확고히 느꼈다. 그녀의 말을 듣다보면 그것이 내 마음을 움직이는 타오르는 질문들에 대한 내 잠재의식의 답변처럼 들리곤 했다.(안인희:180)

 

 

에바 부인에 대한 내 사랑이 내 삶의 단 하나의 내용처럼 보였다. 그러나 그녀날마다 다르게 보였다. 더러 나는, 나의 본질이 이끌려 지향해 가는 것이 그녀라는 인물이 아니고 그녀는 다만 내 자신의 내면의 한 상징이며 나를 다만 더 깊게 내 자신 속에 인도하려 한다는 것을 확실하게 느낀다고 생각했다. 나는 나를 뒤흔드는 화급한 물음들에 대한 나의 무의식의 대답처럼 들리는 말을 자주 그녀로부터 들었다.”(전영애:201-202)

 

에바 부인을 향한 나의 사랑이 내 인생의 유일한 전부인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그녀 날마다 달라 보였다. 가끔 내가 온 마음으로 끌리는 것은 그녀 자신이 아니고 그녀는 다만 내 내면의 상징일 뿐이며 나를 나 자신 속으로 더욱 깊이 이끌어 가는 역할을 할 뿐이라는 확실한 느낌이 들곤 했다. 그녀가 하는 말은 내 마음속에서 들끓고 있는 질문들에 대한 내 무의식의 답변처럼 들리곤 했다.(김재혁:209)

 

에바 부인에 대한 나의 사랑이 내 삶의 유일한 내용인 것 같았다. 그러나 부인 날마다 다른 모습으로 보였다. 때로, 나의 본질이 이끌어 가려고 애쓰는 대상은 그 부인이라는 인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부인은 내 내면의 한 상징에 불과하며, 나를 나 자신 속으로 더 깊이 끌고 들어가려 할 뿐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가끔 부인으로부터 듣는 말이, 내 마음을 움직이는 절실한 질문에 대한 내 무의식의 대답처럼 들릴 때가 있었다.(홍성광:212)

 

에바 부인에 대한 사랑이 나에게는 삶의 유일한 내용인 것 같았다. 그러나 그녀 날마다 달라 보였다. 이따금 나는 내 존재가 이끌려 그리로 향해 가려는 것이 그녀라는 인물이 아니라는 것, 그녀는 그저 내 내면의 한 상징일 뿐이고, 나를 더 깊숙이 나 자신 속으로 이끌어 가려 한다는 것을 확실히 느낀다고 생각했다. 나를 뒤흔들고 있는 절박한 물음에 대한 내 무의식의 대답처럼 들리는 말을 자주 그녀로부터 들었다.(이영임:175)

 

내 삶을 채운 유일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에바 부인에 대한 사랑인 것 같았다. 그런데 그녀 매일 달라 보였다. 가끔 나는 내가 온 마음으로 이끌려 갈망한 것이 그녀라는 사람이 아닌 것 같은 느낌이 분명히 들었다. 그녀는 단지 내 내면의 상징으로, 나를 나 자신 속으로 더 깊이 인도해 줄 뿐인 듯했다. 그래서 그녀의 말은 내 마음속의 중요한 문제들에 대한 내 무의식의 대답처럼 느껴질 때가 많았다.(박종대: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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