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트리크 쥐스킨트,향수, 강명순 옮김, 열린책들, 2002(17).

 

테리에 신부는 아기 그르누이를 가이아르 부인에게 맡긴다.

 

가이아르 부인은 아직 서른도 채 되지 않았지만 [...] 내면적으로는 이미 죽어 있는 여자였다. [...] 그녀에게는 친절과 혐오가 동시에 낯선 일이 되어 버렸다. 기쁨과 절망 역시 그녀는 느끼지 못했다. 후일 남자와 잠자리를 같이 하게 되었을 때조차 그녀는 아무런 감정이 일지 않았으며 아이들을 낳았을 때에도 달라지지 않았다. 그녀는 주위 사람이 죽어 갈 때도 슬퍼하지 않았으며 가까운 사람들에게서 기쁨을 느껴 본 적도 없었다. 남편이 그녀를 때려도 위축되지 않았으며 [...]”(033-034, 부분삭제 인용)

 

가이아르 부인은 아직 서른도 채 되지 않았지만 [...] 내면적으로는 이미 죽어 있는 여자였다. [...] 그녀에게는 친절과 혐오가 동시에 낯선 일이 되어 버렸다. 기쁨과 절망 역시 그녀는 느끼지 못했다. 후일 남자와 잠자리를 같이 하게 되었을 때조차 그녀는 아무런 감정이 일지 않았으며 아이들을 낳았을 때에도 달라지지 않았다. 그녀는 낳은 자식들이 죽었다고 슬퍼하지 않았고, 또 살아남았다고 기뻐하지 않았다. 남편이 그녀를 때려도 위축되지 않았으며 [...]”

 

독일어 원문: [...] Sie empfand nichts, als sie später ein Mann beschlief, und ebenso nichts, als sie ihre Kinder gebar. Sie trauerte nicht über die, die ihr starben, und freute sich nicht an denen, die ihr blieben.

 

가이아르 부인에게 슬픔과 기쁨을 주지 못한 대상은 주위 사람”, “가까운 사람이 아니라, 바로 그녀가 낳은 아이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파트리크 쥐스킨트,향수, 강명순 옮김, 열린책들, 2002(17).

 

그르누이의 도움을 받아 발디니는 명성과 부를 쌓는다.

 

런던의 훌륭한 사무실들과 파르마 궁전에서도 발디니의 향수 냄새를 맡을 수 있었으며, 바르샤바 성과 리페 데트몰트를 오가는 백작들의 성에서도 다를 바가 없었다. [...] 발디니는 일흔 살이 되었을 때 유럽에서 가장 훌륭한 향수 제조인으로 인정받게 되었고, 파리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들 중의 하나가 되어 있었다.”(164, 부분삭제 인용)

 

런던의 훌륭한 사무실들과 파르마 궁전에서도 발디니의 향수 냄새를 맡을 수 있었으며, 바르샤바 성과 리페-데트몰트 백작작은 성에서도 다를 바가 없었다. [...] 발디니는 일흔 살이 되었을 때 유럽에서 가장 훌륭한 향수 제조인으로 인정받게 되었고, 파리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들 중의 하나가 되어 있었다.”

 

독일어 원문: In den feinen Kontoren der Londoner City duftete es ebenso nach Baldinis Parfums wie am Hofe von Parma, im Warschauer Schloß nicht anders als im Schlößchen des Grafen von und zu Lippe-Detmold. [...]

 

im Schlößchen des Grafen von und zu Lippe-Detmold = 리페-데트몰트 백작의 작은 성에서.

 

von und zu오가는으로 해석하고, Lippe-Detmold를 왕래하는 도시로 생각한 듯.

 

Lippe-Detmold는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에 있는 강 이름과 지명에서 유래한 성().

 

그리고 von und zu는 출신지를 나타내는, 즉 귀족 신분을 드러내는 성()의 일부.

 

대부분 von만을 단독으로 쓴다. 그러나 이 백작의 경우, vonzu를 함께 쓰고 있다. 아주 희귀한 경우.

 

백작에 해당하는 원문의 Graf가 단수, 소유격인 것도 고려할 것.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파트리크 쥐스킨트,향수, 강명순 옮김, 열린책들, 2002(17).

 

겉으로 보기에, 향수 만드는 작업을 지시하고 명령하는 사람은 수석 도제 드뤼오.

 

하지만 그 지시와 명령의 실제 주관자는 그르누이.

 

그르누이는 향기가 꽃잎에서 기름으로, 기름에서 또 알코올을 거쳐 그 귀한 작은 향수병으로 옮겨지는 과정을 드뤼오보다 더 정확하게 코로 추적하고 감시했다. [...] 그는 드뤼오보다 훨씬 더 일찍 후각을 통해 인지할 수 있었다. [...] 그리고는 아주 공손한 태도와 완곡한 어법으로 <기름이 너무 뜨거워진 게 아닐까요>, <지금 여과시켜도 될 것 같은데요>, <증류기에서 알코올이 다 증발해 버린 것 같은 생각이 드는데요>라고 말했다. 그러면 그리 똑똑하지는 않지만 완전히 멍청이도 아닌 드뤼오는 결국 그르누이의 말을 따르거나 그르누이에게 그렇게 하도록 지시를 내렸다. 물론 그것은 자신의 판단에 의해 그때가 가장 적절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르누이는 단 한 번도 주제넘거나 건방진 태도로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을 말하지 않았다. [...] 시간이 흐르자 드뤼오는 점점 더 그르누이의 판단에 의지하게 되었다.”(269-270, 부분삭제 인용)

 

그르누이는 향기가 꽃잎에서 기름으로, 기름에서 또 알코올을 거쳐 그 귀한 작은 향수병으로 옮겨지는 과정을 드뤼오보다 더 정확하게 코로 추적하고 감시했다. [...] 그는 드뤼오보다 훨씬 더 일찍 후각을 통해 인지할 수 있었다. [...] 그리고는 아주 공손한 태도와 완곡한 어법으로 <기름이 너무 뜨거워진 게 아닐까요>, <지금 여과시켜도 될 것 같은데요>, <증류기에서 알코올이 다 증발해 버린 것 같은 생각이 드는데요>라고 말했다. 그러면 그리 똑똑하지는 않지만 완전히 멍청이도 아닌 드뤼오는 결국 그르누이의 말을 따르거나 그르누이에게 그렇게 하도록 지시를 내렸다. 그렇게 하는 것이 가장 좋다는 것을 차츰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르누이는 단 한 번도 주제넘거나 건방진 태도로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을 말하지 않았다. [...] 시간이 흐르자 드뤼오는 점점 더 그르누이의 판단에 의지하게 되었다.”

 

독일어 원문: [...] Und Druot, der zwar nicht gerade fabelhaft intelligent, aber auch nicht völlig dumpfköpfig war, bekam mit der Zeit heraus, daß er mit seinen Entscheidungen justament dann am besten fuhr, wenn er das tat oder anordnete, was Grenouille gerade »so glaubte« oder »irgendwie im Gefühl« hatte. [...]

 

드뤼오가 설명했다는 번역이 왜 나왔는지, 모르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파트리크 쥐스킨트,향수, 강명순 옮김, 열린책들, 2002(17).

 

그라스에 도착한 그르누이는 도시를 탐색한다.

 

상점의 안쪽에서 나는 냄새를 더 주의 깊게 맡아 본 그르누이는 작은 격자무늬의 허름한 상점과 창고 뒤쪽에는 으리으리한 건물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 안에는 협죽도나무와 종려나무가 무성한, 작지만 매혹적인 정원이 있었다. 그 중앙에 있는 분수에서는 물이 솟구치고 있었다. 건물의 양날개는 대부분 U자형으로 남쪽을 향해 있었다. 2층에 있는 비단 카펫이 깔린 침실에는 햇살이 비쳐 들고 있었고, 1층 바닥에 외국산 나무가 깔린 응접실이 있었다.”(255)

 

상점의 안쪽에서 나는 냄새를 더 주의 깊게 맡아 본 그르누이는 작은 격자무늬의 허름한 상점과 창고 뒤쪽에는 으리으리한 건물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 안에는 협죽도나무와 종려나무가 무성한, 작지만 매혹적인 정원이 있었다. 그 중앙에 있는, 꽃밭에 둘러싸인 분수에서는 물이 솟구치고 있었다. 건물익랑(翼廊)정원을 에워싼 채 대부분 U자형으로 남쪽을 향해 있었다. 2층에 있는 비단 벽지를 바른 침실에는 햇살이 비쳐 들고 있었고, 1층 바닥에 외국산 나무가 깔린 응접실이 있었다.”

 

독일어 원문: Und wenn er schärfer hinroch, durch die zur Straße gelegenen prosaischen Geschäfts- und Lagerräume hindurch, dann entdeckte er, daß auf der Rückseite dieser kleinkarierten Bürgerhäuser sich Gebäulichkeiten der luxuriösesten Art befanden. Um kleine, aber reizende Gärten, in denen Oleander und Palmen gediehen und zierliche von Rabatten umfaßte Springbrunnen gurgelten, dehnten sich, meist U-förmig nach Süden gebaut, die eigentlichen Flügel der Anwesen aus: sonnendurchflutete, seidentapetenbespannte Schlafgemächer in den Obergeschossen, prächtige mit exotischem Holz getäfelte Salons zu ebener Erde [...]

 

seidentapetenbespannt = 비단 벽지로 도배한

 

Tapete벽지Teppich카펫로 잘못 읽음.

 

빠진 부분을 보완하고, 원문의 의미가 더 분명히 드러나도록 부분 수정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파트리크 쥐스킨트,향수, 강명순 옮김, 열린책들, 2002(17).

 

발디니는 작업장에서 그르누이가 향수 <사랑과 영혼>을 만들어 보이도록 허락한다.

 

그르누이는 선반에서 실험에 필요한 것들을 꺼내 왔다. 모두 아홉 가지였다. [...] 그리고 맨 마지막으로 고농도의 포도주 주정이 들어 있는 큰 병을 꺼내 왔다. 그리고 나서 그는 여전히 신중한 태도로 뒤죽박죽인 실험 도구들을 이쪽저쪽으로 옮기면서 옛날부터 자신이 익숙한 위치대로 정돈하고 있는 발디니의 뒤에 가서 섰다. 그르누이는 발디니가 어서 자신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비켜서기를 몸이 떨릴 정도로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었다.”(122)

 

그르누이는 선반에서 실험에 필요한 것들을 꺼내 왔다. 모두 아홉 가지였다. [...] 그리고 맨 마지막으로 고농도의 포도주 주정이 들어 있는 큰 병을 꺼내 왔다. 그리고 나서 그는 여전히 신중한 태도로 실험 도구들을 이쪽저쪽으로 옮기면서 옛날부터 자신이 익숙한 위치대로 정돈하고 촛대의 불빛에 모든 게 가장 잘 보이도록 배치하고 있는 발디니의 뒤에 가서 섰다. 그르누이는 발디니가 어서 자신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비켜서기를 몸이 떨릴 정도로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었다.”

 

독일어 원문: [...] Dann stellte er sich hinter Baldini, der noch immer mit bedächtiger Pedanterie seine Mischgefäße arrangierte, dieses Glas ein wenig dahin rückte, jenes noch ein wenig dorthin, damit alles seine gute altgewohnte Ordnung habe und sich im vorteilhaftesten Licht der Leuchter präsentiere - und wartete, zitternd vor Ungeduld, daß der Alte sich entferne und ihm Platz mache.

 

Mischgefäß = 혼합 용기, 조제 용기

 

뒤죽박죽은 어디서 나온 걸까?

 

섞다는 뜻의 ‘Misch-’뒤죽박죽으로 오독(誤讀)한 것은 아닐까!

 

빠진 부분도 보완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